신문과 방송은 물론이고 일반 사람들도 강도가 하는 일은 '강도짓'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표현에 토를 달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은 '강도짓'이 아니고 '강도질'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런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은 것도 같다. 그렇다면 어떤 표현이 옳을까?
'짓'이라는 말은 생물이 몸을 놀려 움직이는 일, 곧 동작을 뜻하는 말로, 주로 좋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쓰인다.
보기를 들면, '그런 짓, 나뿐 짓, 못난 짓, 상스러운 짓, 어리석은 짓, 짐승만도 못한 짓, 해로운 짓, 바보 짓' 등 수 없이 많다.
한편, '-질'은 홀로 쓰이지 않고 어떤 말에 붙어서만 쓰이는 말조각이다.
다시 말하면 '-질'이 '연장, 몸의 일부, 일 소리' 따위를 나타내는 말에 붙어서 '가위질, 손가락질, 주먹질, 담금질, 도둑질, 딸꾹질'처럼 쓰인다는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 둘 것이 있다.
말에는 서로 통하여 같은 뜻으로 쓰이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기름과 물처럼 서로 섞여 쓰이지 않는 것도 있다는 것이다.
'짓'과 '-질'이 뜻으로는 통하는 데가 있지마는, 쓰임으로는 섞여 쓰이지 않고 따로 쓰이는 것과 같이 말이다.
다시 말하면 "그런 질, 나쁜 질, 못난 질……"처럼은 쓰이지 않고, 또 '-질'이 쓰이는 자리에는 '짓'이 쓰이지 않아 "가위짓, 부채짓, 삿대짓……"이라고 쓰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이를 바로 고쳐 쓰면 "그런 짓, 나쁜 짓, 못난 짓"과 "가위질, 부채질, 삿대질"이 되겠다.
따라서 남의 것을 억지로 뺏는 일은 '강도질'이요, 이는 '도둑질'을 '도둑짓'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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