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4 03:32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농업인들의 한숨 - 박인환

우리 농촌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때는 급속한 도시화와 공업화가 이뤄진 1980년 이후다. 농촌에서 생계를 잇기가 어려워진 농민들이 젊은층 부터 하나 둘 고향을 등지면서 1988년 727만명에 달했던 농민 수는 1998년 439만명, 지난해 318만명으로 급감했다. 전국민의 6.6% 수준으로 줄어든데다 고령화로 열명중 6명 이상이 환갑이 지났다.

 

농업이 국내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88년 9.2%, 1998년 4.3%, 지난해 2.2%로 낮아졌다. 농업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수치다. 이같은 위상 추락은 한 마디로 쌀 문제 때문이다. 우리 농민의 70%가 쌀 농사를 짓고 있고, 전체 농업소득의 50%가 쌀 소득이다. 쌀 없는 농촌, 쌀 농사 안 짓는 농민은 생각할 수 없는게 우리 농촌의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쌀 가격만 버텨주어도 농촌문제의 절반은 해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몇년전 부터 쌀 가격은 생산비도 못건지는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올해의 경우 40㎏ 나락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1만원 정도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쌀값 폭락은 쌀 소비가 급감하면서 쌀이 남아 돌기 때문이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국민 1인당 평균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 에서 지난해 75㎏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쌀 재배면적과 수확량도 조금 줄었지만 소비량 감소에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김대중정부나 노무현정부때 추진하던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된 것도 쌀 재고량 증가에 한몫 했을 것이다.

 

내일(11월11일)이'농업인의 날'이다. 농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흙토(土)자를 풀어쓰면 열십(十)자와 한 일(一)자가 된다. 즉 토월토일(土月土日)인 11월11일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것이다. 지난 1996년 정부가 처음 제정했다. 개발연대 30년간의 큰 희생자였던 농민들을 위로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격려를 해주자는데 제정 취지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번의 위로나 행사 자리가 아니다. 쌀값 폭락등으로 긴 한숨을 내쉬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희망과 자신을 되찾게 해 줄 수 있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리라 본다.

 

/박인환 주필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인환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