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1.단국대)이 최고 기량을 보여줬던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다.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88의 당시 아시아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고, 자유형 200m에서는 역시 1분44초85의 아시아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자유형 200m에서는 아직 박태환보다 빠른 아시아 선수는 없다.
그런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박태환의 연습기록과 몸 상태가 2년 전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하던 때와 비슷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쓴맛을 본 박태환은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을 벼르면서 호주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과외선생'인 마이클 볼 호주 대표팀 코치와 올해 호주에서만 세 번째 전훈이다.
박태환의 훈련 상황을 점검하고자 지난달 28일 다시 호주로 건너간 노민상 경영대표팀 감독은 1일 오후 연합뉴스와 전화에서 "태환이가 베이징 올림픽 때는 부담감이 상당이 컸다. 그런데 지금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자신감에 넘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훈련 과정이었지만 연습 기록도 아주 좋다"면서 "팬퍼시픽선수권대회 때보다 몸 상태도 더 나아졌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지난 8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린 2010 팬퍼시픽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자유형 400m에서 올해 세계 최고 기록인 3분44초73로 1위를 차지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자유형 200m에서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개인 최고 기록(1분46초27)으로 은메달을 따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박태환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에 출전하고 단체전인 계영 400m, 800m, 혼계영 400m에도 출전 신청을 했다.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 때와 똑같다. 당시 경기고 2학년생이었던 박태환은 자유형 200m, 4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 3관왕이 됐다. 자유형 100m에서도 은메달을 따고,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서는 동메달을 목에 걸며 혼자 7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도 자유형 200m와 400m는 금메달이 유력하다. 자유형 400m에서는 3분42초대 기록만 내도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보고 있는데, 볼 코치도 놀랄 정도로 현재 연습 기록이 잘 나온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다만 자유형 1,500m는 기록이 들쑥날쑥한데다 맞수 장린(중국) 등과 기록 차가 커 4년 전과 같은 색깔의 메달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히려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박태환의 자유형 100m 최고 기록은 2008년 전국체육대회 때 세운 48초94다.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은 후지 다쿠로(일본)가 지난해 작성한 48초49다. 하지만 후지의 올해 최고 기록은 지난 4월 자국 대회에서 낸 49초12다.
박태환은 올해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스테이트오픈대회에서 49초45의 기록을 냈다.
노민상 감독은 "물론 주 종목이 있고, 그에 맞춰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첫 경기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면 그 기분을 이어가 1,500m와 100m에서도 좋은 기록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의 첫 경기는 금메달이 유력한 자유형 200m로 오는 14일 경기를 치른다.
박태환은 근력과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마치고 지난 주부터 훈련량을 줄이며 컨디션을 조절하는 조정기에 들어갔다.
노 감독에 따르면 일단 오전, 오후 7천m씩 하루 1만4천m를 헤엄치던 것을 오전, 오후 5천m 안쪽으로 훈련양을 줄였다.
노 감독은 볼 코치와 베이징 올림픽 때 준비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조정기에 들어가는 시점, 경기 시간에 맞춘 훈련 시간의 조정 등 마지막으로 세세한 준비사항들을 조율했다고 한다.
박태환은 호주 전훈을 마치고 3일 오후 귀국한다. 입국하자마자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가 오는 9일 결전의 땅 광저우로 건너갈 때까지 컨디션 유지에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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