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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친구처럼" 선생님,교복입다

원광중 이길환 교사, 2008년부터 머리도 짧게

▲ 원광중 이길환 교사가 교복을 입고 수업하고 있다.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학교. 교권이 침해당하는 학교. 무질서와 폭력으로 얼룩진 학교에 한 교사가 학생들과 똑같이 교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자른 채 맏형 노릇을 하면서 청량제가 되고 있다.

 

"그냥 학생들하고 함께하고 싶어서죠, 실제 학생들이 친구처럼 생각하기도 하고요."

 

원광중학교 이길환 교사(34·수학)는 교복 입는 선생님이다. 학생들과 똑같이 검정 교복을 입었고, 머리도 스포츠형과 상고머리의 중간정도로 짧게 자른 채 출근하고 있다.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만 다를 뿐이지 누가 교사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모를 정도다.

 

그것도 하루 이틀 하다 그치는 게 아니라 5년째 계속되는 일이니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조차 착각할 만큼 그는 '학생 선생님' 또는 '선생님 학생'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8년 원광중에서 처음 교편생활을 시작한 뒤, 한 학생의 뼈있는 질문이 신호탄이 됐죠."

 

설렌 마음이 가시기도 전, 한 학생은 이 교사에게 "선생님들은 머리 기르고, 교복도 입지 않으면서 왜 우리들은 교복입고, 머리도 짧게 잘라야 되나요?"라는 질문을 한다.

 

이는 교사만의 권위와 위상으로, 남다른 교육지표를 세우려하던 이 교사에게 큰 혼란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한 달 이상 고민하고, 가족과 친구, 동료교사 등 주변 사람들을 설득한 끝에 그는 사회인의 '특권(?)'인 양복과 긴 머리를 과감하게 내던지게 된다.

 

"옷을 바꾸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우선 당장 학생들을 향한 제 마음부터 열어 졌고요."

 

이 교사는 학생들을 부를 때 '아들' 이라는 호칭을 쓴다. 딸 둘을 키우고 있어서 학교에 오면 '아들'이라고 부르는 게 좋단다. 그러면 학생들은 '네~ 아빠~~'라고 대답한다.

 

시험 이후에는 담임으로 있는 1학년3반 아이들과 캠프를 준비하는 등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뿐만 아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의 고충을 더 알기 위해 가능하면 점심식사를 같이한다. 운동을 싫어하는지라 간단한 도보로도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다.

 

"주변 반응이 괜찮아요. 당장 학생들이 어렵지 않게 다가와서 고민도 털어놓고 그러니까요."

 

학생들은 현재 이 교사에게 다가와서 스스럼없이 진학 또는 친구관계 등으로 인한 고민을 상담한다.

 

특히 일부 학생들은 남들에게 털어놓기 힘든 학교폭력이나 가정폭력 등의 고민도 얘기하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들이 저를 찾는 한 계속해서 교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깎아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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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식 9pres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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