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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CBS전북방송 25일까지

▲ CBS 전북방송 1층 로비에서 열리고 있는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에서 참석자들이 필사본을 살펴보고 있다.
전주 한지에 신약을 붓으로 옮겨 적은 두루마리 성경. 20년 넘게 성경 필사를 해오던 전주동신교회 권사로 활동하는 윤여선 할머니(90)가 내놓은 작품이다. '90세 성경 할머니'에게 성경 필사는 기도이자 예술. "나이가 드니까, 애들한테 뭔가 남겨주고 싶은 생각이 들잖아요. 그래서 시작한 거지." 처음엔 3년 간 구약을 한 번 베껴 썼다. 신약은 훨씬 쉬울 것 같았다. 신약 필사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지난 20년 간 까만 손때가 묻은 성경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구약 3번, 신약 5번을 똑같이 썼다.

 

"주로 저녁에 써요. 늙은이라 눈도 어둡고 힘도 없어서 속도가 늦지만, 그래도 아직 손이 안 떨리고 날마다 먹을 갈아도 어깨가 안 아파. 하나님이 상(賞)으로 건강을 준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 씁니다."

 

폐암 선고 직전에 하나님의 뜻을 깨닫기 위해 하루 17시간 이상 붓글씨로 필사한 이리청복교회 장로인 이연휘(60)씨는 백과사전 크기의 필사본 여러 권과 두루마기 필사본 2점을 완필했다.

 

정읍 칠보교회 장로인 한남용(72)씨가 내놓은 것은 구약·신약 66권을 깨알같은 글씨로 베껴 쓴 12폭 병풍. 2000년부터 중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해오던 그는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성경을 옮겨 적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줄로 썼는데, 다 쓰면 대학노트 8권이 나와. 보관하기가 곤란해 다음엔 두 줄, 그 다음엔 세 줄, 그러다 네 줄까지 채워쓰게 됐어요." "참깨알보다 작은 글씨"를 베껴 쓰면서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여유와 겸손함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CBS전북방송(본부장 최 인)이 창립 51주년을 맞아 열고 있는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유언을 대신하기 위해 혹은 자식에게 신앙의 유산을 남겨주기 위해 혹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내놓은 필사본 94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사람을 읽으려면 한비자를, 사람을 이기려면 손자병법을, 사람을 다스리려면 논어를, 사람을 구하려면 성경을 읽어라'라는 말처럼 땀과 혼이 들어가 있는 작품들은 그 자체로 신앙의 울림을 전하고 있다.

 

△ 제1회 성경 필사본 전시회 = 25일까지 CBS 전북방송 1층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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