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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두 달 기초연금 '빛과 그림자' (상) 실태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 '디폴트' 선언 가능성 / 생계 보탬 되지만 '기초수급자는 무혜택' 지적도

지난 7월부터 도입된 기초연금이 두 달만에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력으로 복지비 부담을 감당하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며 “전국 226명의 시장·군수·구청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우리 요구(국비 지원 확대)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복지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며 이 모든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고 밝혔다.

 

기초연금은 생활고 등 노후 불안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생계 유지에 어느정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최근 지방재정 악화로 디폴트(지급 불능)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가뜩이나 생활고를 겪고 있는 노인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기초연금에 대한 전북지역 노인들의 평가와 바라는 점, 기초연금의 안정적 정착을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짚어본다.

 

지난달 27일 전주 금암노인복지관 휴게실.

 

소일거리를 하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복지관을 찾은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대부분 70세 이상 고령인 노인들의 주된 관심사는 자녀문제부터 정치·경제분야까지 거침 없었다.

 

이중 일부는 지난 7월 도입된 기초연금에 쏠려 있었다.

 

이날 만난 노인들은 현 기초연금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기탄 없이 이야기했다.

 

노인들은 한결같이 현 기초연금이 생계 유지에 도움은 되지만, 연금액수가 적고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들과 함께 사는 김봉수씨(80·여)는 “기초노령연금에서 기초연금으로 바뀌면서, 국가로부터 받는 돈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매번 경제적으로 쪼들렸던 생활에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매달 20만원씩 받는 기초연금으로, 공과금이며 병원비를 낸다고 한다. 그는 기초연금 지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는 말에 “큰 일날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당장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

 

이를 보고 있던 윤정태씨(71)도 “많은 노인들이 곤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기껏 세워놓은 노후계획이 어그러질 것이며, 당장 먹고사는 일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고 걱정했다.

 

수십년간 트럭운전사로 일하다 지난해 일을 그만둔 그는 기초연금으로 20만원, 노인일자리사업으로 20만 등 월수입이 40만원에 불과하다.

 

윤씨는 “아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면 돈을 쓰게 될까봐 피하기 일쑤”라며 “좀 더 생활이 곤궁한 노인들에게 우선적으로 더 많은 연금이 지급돼야, 안정적으로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조정규씨(77)는 기초연금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기초연금을 받는 대신 생계급여가 그만큼 삭감됐기 때문.

 

조씨는 “기초연금을 받더라도 생계급여가 삭감되는 탓에 사실상 그 어떤 혜택도 없다”면서 “정부가 어려운 사람들의 생활상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줬다 뺐기 식’의 기초연금을 도입했다”고 성토했다.

 

한편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노인 31만7002명 중 소득 하위 70%인 23만8445명이 기초연금 수급자로 결정됐으며, 이는 ‘기초노령연금’ 수혜자보다 1000명 가량 줄어든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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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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