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은 아름다운 것이다. 나는 그 동안 교단에서 후학들에게 나의 역량과 재능을 다 발휘하며 교육하였다. 그리고 이제 젊은이들에게 나의 일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니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다. 요즈음 같은 구직난에 다음 세대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물려주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제 나는 나름대로 새로운 꿈을 찾아 후반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즐거운 생활이 있다. 교과 내용은 음악, 미술, 체육을 합하여 엮어 놓은 것이다. 그러니까 음악, 미술, 체육을 잘 해야 즐거운 생활이 된다는 것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음악과 체육은 쉽게 익히고 좋아했다. 그러나 미술은 관심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능도 부족했다. 그런데 우리 집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 관심을 가져야 했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가져온 미술 숙제가 적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로써 그림을 못 그린다고 물리칠 수 없어 그 때부터 도안사전을 준비해서 스케치 연습을 하기 시작 했다.
그 뒤 이제는 주말과 휴일이면 미술선생님을 모시고 야외로 스케치를 나가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나는 아이와 함께 그림 공부를 하면서 그 원리를 조금씩 깨우치기 시작했다. 자연을 세밀히 관찰하여 스케치 하면서부터 그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되었고 자연의 오묘함을 하나씩 화폭에 옮겨가며 아름다움에 도취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에서 왜 색채학습이 노인들의 정신 건강과 치매 예방에 좋은가를 깨닫게 되었고 그림 공부를 시작 한 것이 일석이조가 되었다. 그리고 집 근처에 있는 노인복지관에서 수채화와 한국화를 가르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먼저 한국화반을 찾아 등록을 하였다. 여기에서 지도 하시는 선생님은 우리 지방에서 손꼽히는 한국화가의 권위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연세도 지긋하시고 경험이 많아 뛰어난 재능으로 성실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 거기에다가 선생님은 미인이며 패션도 젊은이 보다 세련되었을 뿐 아니라 성격도 온유하시고 친절하시여 수강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셨다.
벌써 한국화를 시작한지 6년째다. 처음에는 선긋기부터 시작했다. 가늘고 굵게 , 길고 짧게 등 여러 가지로 변화를 주면서 선을 그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선긋기가 난치기로 변화하고 난에서 매화, 목단 등으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갔다. 그림 공부를 시작 한 이듬해부터 선생님의 추천으로 창암 이산만 선생 선양회 주최 전국서화 백일 대상 전에 참가했는데 뜻하지 않게 특선 상을 받았다. 이후부터 나의 그림 공부는 갈수록 탄력을 받았다. 그래서 해마다 이 대회에 참가하여 특선을 했다. 그 결과 작년에 창암 선양회로부터 초대작가증을 받아서 비로소 내가 원하는 문인화가가 되었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꿈은 존재한다. 그 꿈과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불굴의 도전정신은 어느 사회에서든 강조되어왔다. 문제는 꿈’과 그 꿈의 실현을 위한 도전정신이 중요하다. 앞으로 나는 더욱 정진하여 더 큰 대회의 초대작가도 되고 싶은 꿈이 있다. 재능은 두 번째다. 우선 시작해서 뜻을 세우고 노력해서 반드시 꿈을 이루련다.
△최동민씨는 교직에 재직하다 퇴직했다.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문인협회 회원, 안골은빛수필문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창암 이삼만 선양회 초대작가(문인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