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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유래

▲ 김형중

옛날에는 60세 이상을 살았던 사람이 드물어 평균수명이 짧았기에 장수를 자축하는 환갑(還甲 또는 回甲) 행사를 했다.(1940년대까지 우리나라 평균수명은 44세였다.) 즉 천간(天干)의 첫 글자인 ‘갑(甲)’으로 되돌아왔다는 뜻이다. 환갑잔치의 유래는 저 멀리 고려시대 충렬왕 22년(1296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올해는 사람들과 가장 많이 닮았다는 붉은 원숭이해로 1956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환갑을 맞이하는 해다.

 

노인의 법정 연령 65세는 1871년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사고, 질병, 노령 등의 사회복지제도를 만들 당시 사회보험제도 상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를 65세로 결정한데서 비롯됐다. (이 때 독일 남성 노동자들의 평균 수명은 50세도 안되었다고 한다.) 이 후 UN에서도 이 기준을 받아들이면서 국제적으로도 65세가 노인 연령의 기준이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60세가 기준이었는데 1980년대에 노인 관련법을 제정하면서 65세로 기준을 바꿨다.

 

과학과 의술이 발달해서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에 다가와 지구촌 시대가 노인들로 붐빈다. 지금 태어나는 어린애들은 성인이 되어서 모셔야 할 노인들이 많기 때문에 어쩌면 고달픈 삶을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그랬다. 노인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 가는데, 본받을 만한 어른들은 안 계신다고. 우리나라는 2018년이 되면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초과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 그 뒤부터는 고령화의 추세가 가속화되어 2050년까지 급속도로 늙어갈 나라의 순서에는 일본, 한국, 홍콩 등이 앞장을 서고 있다. 세 명에 한 명 이상이 노인 세상이 되면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저성장이 고착화 된다는 경제전문가들의 추론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 전반의 문화와 경제구조 등 모든 것들이 놀랍도록 변화할 것이다.

 

대한노인회는 이사회를 열어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하자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바가 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개인 차가 있기는 하겠지만, 지난날의 65세 이상 노인과 21세기 65세 이상 노인은 생각과 체력, 그리고 외모가 크게 다를 것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스의 격언에 ‘집 안에 노인이 없거든 빌려서라도 모셔라.’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삶의 경륜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우쳐주는 격언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노인은 아집만을 가진 노인이 아니라, 지혜로운 어른을 말한다. 노인은 오랜 세월을 살아 왔기에 기억력도 떨어지고, 고집스런 행동이 강하다. 지나간 날들의 이야기를 내세우고, 매사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허물들을 메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삶의 경륜에서 얻은 지혜를 담은 통찰력이다. 풍부한 경험에서 얻어진 노련한 통찰력과 젊은이들의 패기가 어우러질 때 또 다른 사회 변화를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대한의 어르신, 노인들이여! 세월의 무게에 짓눌려 비록 늙어 갈지언정 생각마저 낡아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젊은이들로부터 ‘잔소리만 하는 노인네’로 취급받아 따돌림 당하기 쉬우니 매사에 너그럽고 인자한 어르신이 되는 길, 외로운 신세를 덜어내는 길을 찾아보시기 바란다.

 

△김형중씨는 〈수필시대〉로 등단했다. 문학박사로 전북여고 교장을 지냈으며, 원광보건대 교수다. 전북문인협회 이사와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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