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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동물 부검해 온 전북대 수의대 임채웅 교수 "동물원은 아이들 위한 생명 배움터 돼야"

전주시 생태동물원 조성 참여 / 기린 죽음 야간개장 연관 주장 / 동물복지·생태교육 실현 염원

지난해부터 전주동물원에서 동물 폐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0년 가까이 전주동물원에서 숨진 동물들을 부검해온 전북대 수의과학대학 병리학과 임채웅 교수가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5년 전주시의 ‘생태동물원 조성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에 참여했던 임 교수는 4일 “동물원은 아이들이 자연을 만나 놀고, 관찰하고 스스로 질문하며 인지하고, 바른 정서와 사회성을 터득해갈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동물들의 삶과 죽음을 누구보다도 피부로 느끼면서 슬퍼해온 그는 그동안 전주동물원의 개선에 대해 누누이 이야기 해왔고, 더 이상 동물들의 슬픈 죽음이 이어지지 않기를 고대했다.

 

임 교수는 “동물원을 어른의 잣대가 아닌 아이들 방식으로 상상하면서 생명에 대한 관심과 보살핌, 자연 생태계에 대한 책임감 있는 행동과 실천을 배우며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는 교육의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바로 전주동물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전주동물원 동물들의 죽음은 수명을 다하거나, 질병 때문이거나 혹은 동물관리에 문제가 있어서 등 다양한 원인들로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동물원에서 17년을 살았던 기린 ‘신화’는 지난해 낮에도 방사장으로 나가지 않다가 내실에서 폐사했는데, 공교롭게도 당시가 야간 개장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또 “보름 후에는 개코원숭이가 스트레스로 추정되는 기생충 감염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일련의 두 죽음 모두 야간 개장과 연관이 있다는게 임 교수의 주장이다.

 

임 교수는 “왜 야간 개장을 밤 11시까지 동물원에서 해야 했는지 알 수 없다”며 “차라리 덕진공원이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해외 동물원들이 그 답을 알려주고 있듯이 좋은 동물원은 오랜 시간 끊임없는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그리고 동물원에 가는 사람들 역시 늦은 밤 이유 없이 화려한 조명을 보러 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밤 늦게까지 불을 밝히며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를 준 안타까운 현실을 비판했다.

 

임 교수는 이어 “동물들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전문적으로 운영해야 전주동물원이 현대 동물원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전주동물원은 지방의 작은 동물원이지만 동물들이 건강하고 더 나아가 동물 복지 실현과 자연생태의 교육이 이뤄지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동물원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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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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