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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삶, 36개 비정형 피사체에 담아냈죠”

완주서 한지공예하는 조호익 작가, 전주서 개인전 ‘표리부동’
“부조화의 시대, 자연에서의 치유와 소통을 이야기하고 싶어"

지난달 29일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조호익 작가가 작품 ‘표리부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조호익 작가가 작품 ‘표리부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온화하고 자연적인 한국의 전통 종이 ‘한지’가 차갑고 현대적인 금속을 만나 동시대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 부조화의 소통 속에는 ‘자연을 통한 치유’로 나아가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조호익 개인전 ‘표리부동’이 열고 있는 전주 누벨백미술관에서 만난 조호익 작가는 닥섬유, 동박, 도기, 옻칠을 입힌 수많은 ‘표리부동’의 군상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전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가 ‘표리부동(表裏不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온전하지 못하고 겉과 속이 다른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질문하고 싶었어요.”

작가의 말을 들으며 전시장을 둘러보니 저마다 사용된 소재도, 색상도, 크기도 다른 모습들이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형태를 찬찬히 살펴보니 활짝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꽃봉오리로 보였다가, 둥그렇게 말린 틈 사이로 무언가를 들여다봐야 하는 망원경 같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품의 이름은 모두 ‘표리부동’이다. 황동 소재로 든든한 기둥을 만들었으며 반원의 조형적 형태를 한 몸체에는 옹기 흙과 닥섬유 등을 사용해 ‘고향 생각’ 나는 따스한 정서를 입혔다. 그것을 치장하는 것을 ‘옻칠’이다. 생칠, 정제칠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했다.

무엇보다 작가가 이번 작업을 하며 고집했던 건 ‘자연’이었다.

“자연과 친숙한 재료를 선택하겠다는 신념은 이번 작업 내내 저를 따라다녔어요. 예술과 자연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거든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자연재료인 닥섬유, 옻, 흙을 활용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특별한 장치도 들였다. 전시장 한 쪽에 차지하고 있는 ‘서큘레이터’다. 이것을 작동시키면 바람이 순환하며 황동 기둥을 작게 흔든다. 대지에서 새싹이 움트듯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게 작가의 해설이다.

‘표리부동’ 군상의 높이는 이 서큘레이터를 향해 수직선 그리듯 점점 높아진다.

이에 대해 조호익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대지에서 높이 솟은 언덕배기를 따라 걸어올라가듯 자연의 모습을 닮아가고자 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생각하며 위치를 잡았다”며 “온전한 원 형태가 아닌 ‘반원’으로 형태를 정한 것도 완전하지 않은 존재이자 굴곡 있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담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조호익 작가는 완주군 소양면에서 한지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아버지를 도와 자기 분야에 대한 경험을 넓혀왔다. 전통공예의 가치를 배우는 일은 한지공예 작가로서 뿌리를 단단히 내리기 위한 토양이 됐다. 2015년부터 전국안동한지대전, 전국한지공예대전, 대한민국한지대전 등 여러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올해는 전국한지공예대전에서는 대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전시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2년간 미술과 한지공예를 공부한 작가가 그 결실을 모아 선보이는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달 28일 시작한 이번 전시는 1일 오프닝 행사를 갖고 오는 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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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호익 #개인전 #표리부동 #한지공예 #전주 #누벨백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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