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지역 초·중·고 등 1만7000명 대상…병원은 1곳에 불과
학부모들 “검진 어려워” 불만 속출…분산 등 대책마련 시급
초등학생 자녀의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지난 7일 학교 지정 검사기관인 동군산병원을 찾은 A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과 같은 이유로) 병원을 찾은 학부모와 자녀 수 백 명이 줄을 서서 하염없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상당수 학부모들은 자녀의 건강검진을 위해 진료 시작 2~3시간 전부터 병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출입문 밖으로 사람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는 바람에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기본적인 방역수칙도 지켜질리 만무했다.
A씨는 “자녀의 건강검진을 받는데 이렇게 힘들어서 되겠냐”며 “아무런 대책 없이 검사기관을 한 곳으로만 지정한 것은 엄연한 행정편의주의”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학교보건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학생건강검진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군산지역 대부분의 학교들이 검사기관으로 동군산병원 한 곳만 지정하면서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코로나19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 병원에서만 검사를 받게 할 경우 대기 시간이 길어지거나 거리두기도 이행하기 어려울 게 뻔한데도 교육기관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군산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올해 지역 내 학생건강검진 대상은 초등학교 1·2·4·5학년과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총 1만 7000여명이다.
이 중 초등학교 2·5학년은 지난해 건강검진 대상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면서 올해 받게 됐다.
문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건강검진을 받기위해서는 동군산병원 외에 선택의 폭이 없다는 것.
이로 인해 학부모와 학생 모두 동군산병원에 몰리면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학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학생건강검진을 소아과나 치과 등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가능하도록 선택하다보니 빚어진 현상이다.
군산에는 구강검사 등 여러 검사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는 종합검진기관으로 군산의료원과 동군산병원이 있으며, 이 중 군산의료원의 경우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으로 제외되자 자연스럽게 동군산병원으로 쏠리게 됐다.
일부 학교만 전주 등에서 출장검진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가 정해준 제 기간 내에 검진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라고 꼬집었다.
병원 측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동군산병원 한 관계자는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검진 대상자가 크게 늘면서 직원들도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생건강검진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현재 학교 측에 분산 검진과 함께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안내문을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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