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두 세아베스틸 대표, 김기현 제강담당 이사... 25일 사과문 발표하고 자진 사퇴
“상처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 바로잡고, 불행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2018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 근무하던 30대 노동자 A씨가 직장 내 괴롭힘과 성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박준두 세아베스틸 대표와 김기현 세아베스틸 제강담당 이사가 이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A씨가 직장 상사 등으로부터 성추행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지 4년 만에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인데 따른 것으로, 회사는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약속했다.
세아베스틸 김철희 대표이사는 지난 25일 입장문을 내고 “2018년 11월 괴롭힘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직원의 명복을 빌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슬픔에 살아가는 유가족에 진심으로 위로하고 모든 이들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세아베스틸 경영진 모두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총괄책임자인 박준두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김기현 이사가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에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고, 회사가 이를 제어하지 못했으며, 힘든 직원들의 목소리를 표출할 통로가 부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도 약속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고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특히 이번 괴롭힘 논란과 관련된 직원들에 대해서도 인사위원회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힐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강력히 대응할 방침을 세우는 등 원칙을 재확립하고, 사규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시스템 등을 전면 개정할 계획”이라며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양심선언 등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A씨 사건 가해자들은 2018년 6월 야유회에서 찍은 나체 사진을 출력해 다른 직원들에게 보여주거나 '문신 검사를 하겠다'며 신입사원들의 옷을 벗기고, 사무실에서 남자 후배들의 중요부위를 만지는 성추행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세아베스틸은 가해자 2명에 대해 각각 2개월 3개월의 정직처분을 내렸으며, 증거불충분으로 형사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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