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에 밀려 존재감 잃고 있는 전북 주택건설업계 자존심 회복 신호탄 작용전망
지역 토종 설계업체와 건설사가 합작해 만든 시행법인 SG산업개발, 704가구 공급
지역 업체를 시공사로 정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 남아...지역업체도 브랜드 파워 키워야
전북지역 시행업체가 군산에 대형 아파트 단지 조성을 추진하면서 잃어버린 전북 주택업계의 자존심을 살리는 계기로 작용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은 외지 대형 건설업체들이 전북 주택건설시장을 독식하며 지역업체들은 존재감마저 희미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5일 SG산업개발에 따르면 군산시 구암동 317-4번지 일원에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6개동 전용면적 84·109㎡, 총 704가구 규모의 대단위 아파트 건설공사를 추진한다.
SG산업개발은 설계업계에서 전북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상위 랭킹에 들고 있는 길종합건축사사무소ENG와 전북 토종 건설업체인 상현종합건설이 각각 지분을 투자해 조성한 시행 법인이다.
전북 지역업체가 이 같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30만 제곱미터 미만의 택지는 지역업체 제한경쟁이 가능했던 지난 2004년 이후 찾아볼 수 없었던 드믄 일이다.
해당 규정이 공정거래법 위반 논란으로 폐지되면서 공공택지의 경우 최고가격 경쟁입찰로 매각돼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외지 대형업체가 독차지 했다.
추첨식으로 입찰이 진행되는 일부 임대 주택부지도 광주에 기반을 둔 대형 건설사들이 거느린 수백 개의 법인이 투입돼 낙찰 확률을 높이면서 지역업체들은 공공택지를 단 한 차례도 낙찰받지 못했다.
민간택지의 경우도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해 대부분 외지 대형업체 차지로 돌아가면서 지역업체들은 설자리를 잃고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에 기반을 둔 설계업체와 건설사가 대단위 아파트 단지 건설을 추진하면서 안방까지 외지 대형업체에 내주고 상실감이 커지고 있는 지역 주택건설업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지역업체가 시공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 지역업체들도 브랜드 파워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행업체들이 시공을 지역업체에게 맡기고 싶어도 외지 대형업체들에게 브랜드 파워가 밀리면서 분양에 성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외지업체에게 시공을 맡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건설업계에서는 차선책으로 도내 업체가 아파트 건설공사를 시행할 경우 지역업체가 일정지분을 가지고 외지 대형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주택건설협회 전북도회 이병관 사무처장은 “최근 10년 내 지역업체가 이 같은 대규모 아파트 사업을 추진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크다. 흥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사업인 만큼 어쩔 수 없이 분양성을 보장받기 위해 유명 브랜드 업체를 선정한 것으로 안다”며 “지역업체도 브랜드 파워를 키워 소비자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기자 lee7296@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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