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띠 새해 벽두부터 모처럼 만에 전북이 깡총거리면서 활기차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연말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윤핵관이 포진한 강원도는 14년만에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됐는데 전북은 여야 협치로 불과 6개월만에 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킨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다. 제주와 세종특별시는 중앙정부가 개발방향 등을 제시하면서 주도해 그 성격이 전북과 강원도와는 확연히 다르다. 올 6월 시행을 앞둔 강원도도 특별법만 통과되었지 그 속에 담을 콘텐츠가 허접하고 산만해 후발주자인 전북 한테 많은 교훈을 남겨 주었다.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기면서 설움과 분노에 찬 플래카드가 전라북도를 도배한 이후 처음으로 전북특별자치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플래카드가 도내 전역에 나붙었다. 전북은 1년후에 도제(道制를 마감하고 새로운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게 된다. 126년간 이어져 온 도제시대에 전북은 기쁨과 영광 보다는 산업화 변환에 따라 낙후와 소외라는 긴 그림자만 짙게 깔렸다. 그 여파가 인구감소로 이어지면서 1966년 252만이었던 도 인구가 지금은 176만9천명대로 반토막나면서 지방소멸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분 부활되고 1995년 단체장까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면서 지방자치를 실시해 왔지만 아직도 중앙정부에서 재정권을 장악해 반쪽자리 자치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이 독자적으로 발전모델을 세워서 특색있게 자치제를 꾸려 나갈 수 있는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전북은 그간 광주 전남권에 편입돼 호남권으로 묶여 있으면서 파이를 키우는 역할만 했지 지역발전을 가져올 전북 몫 찾기는 한계가 있었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가 운 좋게 이뤄진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김관영지사가 여야를 넘나들면서 공들인 게 적중했다. 취임직후 국힘 정운천의원과 협치를 한 게 맞아 떨어져 가시밭길처럼 보였던 법사위를 통과시킨 것. 특히 민주당 한병도의원과 법안 내용 보다는 우선 법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여야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일각에서 전북만 특별자치도가 되는 게 아니라고 그 의미를 폄하하거나 축소시키는 사람도 있지만 법안을 어떻게 보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기 때문에 전북도가 전북연구원을 중심으로 콘텐츠보완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되었다고 토끼 마냥 깡총거리거나 자만할 일도 아니다. 사람과 돈이 모일 수 있도록 내실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간 전북도가 추진했던 산업생태계를 고려해 김 지사가 약속했던 대기업 유치를 실현해 나가야 한다. 특히 대도시 광역교통관리특별법을 상반기중에 꼭 통과시켜야 한다. 그래야 규제완화와 재정특례를 통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아무튼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여부는 도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김 지사를 중심으로 정치권이 원팀을 이뤄 법안보완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은 토끼의 민첩함에 거북이의 좌고우면함을 합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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