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센서 등 활용, 체계적·효율적 방식으로 전환
“전방에 적 출현, 2분대 엄호 사격 실시!”
28일 오전 10시께 남원과학화예비군훈련장 내 시가지 전투 훈련장. 전투복을 착용한 예비군 20명이 10명씩 분대를 갖춰 장비를 정비하고 있었다.
각 예비군은 가슴과 등, 어깨 등에 센서가 달린 조끼를 착용하고 레이저 등 과학 장비가 부착된 총기를 들고 있었다.
장비를 착용하는 예비군들은 서로의 조끼와 총기에 달린 센서를 만지며 “신기하다”며 감탄을 이어갔다.
이후 조교 설명에 따라 예비군 대원들은 각 진영에 위치했고 “시가지 전투 훈련 개시”라는 소리가 들리자 분대를 이룬 대원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훈련장 곳곳에서 총성과 연막탄이 피어 올라 실전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일부 예비군 대원은 건물 뒤에 몸을 숨겨 수신호로 아군에게 상대팀 위치를 알렸다. 2층 간이 건물에서는 저격수가 아군 보호를 위한 지원 사격을 하고 있었다.
시가지 전투 훈련에서 교전을 이어간 지 약 1분, 상대팀 진영을 달리던 예비군 대원 한 명이 총에 맞아 첫 사상자가 발생했다.
총을 맞은 예비군 대원에게 부착된 스피커에서는 사망을 알리는 신호가 울렸고 곧이어 대형 전광판에도 해당 예비군 대원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예비군 6년 차 김용진씨(29)는 “기존 흙바닥에서 훈련을 받을 때 보다 과학화 예비군 훈련이 전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실제 총기 반동, 무게 등까지 구현해 훈련 몰입감 높았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훈련장 내 VR영상모의사격장에서도 각종 과학 장비를 착용한 예비군 대원들이 훈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각 장소에는 멀티스크린과 모의 사격대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얼마 뒤 조교 안내에 따라 각 사로에 예비군 대원이 올랐고 스크린에는 ‘식별불명의 적대적 집단이 인근지역을 점거하고 시민들을 위협, 적을 섬멸하라’는 전투 지령이 떨어졌다.
스크린에는 실제 도내 한 마을회관의 모습이 노출됐고 폭발음과 섬광과 함께 적군이 달려왔다.
갑작스러운 적의 등장에 사로에 오른 한 예비군 대원은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무릎 앉아 쏴 자세를 취한 채 총격전을 펼쳤다.
예비군 5년차 이성현씨(28)는 “과학화 장비 분대끼리 100발 전투를 통해 각각 상황 놓이게 돼 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훈련이었다”며 “처음에는 게임 같다 생각했으나 전장을 구현해 실제 상황을 경험할 수 있어 유익했다”고 전했다.
전북지역 예비군 훈련은 올해 3월 6일부터 12월 중순까지 훈련 대상 약 1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훈련이 진행된 남원 훈련장은 지난 2021년 12월 정읍 훈련장과 함께 공사가 완료돼 운영되고 있다.
과학화예비군 훈련의 가장 큰 특징은 한 장소에서 기상의 영향을 받지 않고 다양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전자 탄창, 레이저 발사기‧감지기 등 마일즈(MILES) 장비의 교전 장비체계를 활용한 전투 수행 훈련을 숙달할 수 있는 시가지 전투 교장도 구비되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펼칠 수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면서 국방력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방부에서는 안보태세를 확립하고자 예비군 훈련에 첨단 과학 장비를 도입, 정예 예비군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데, 2021년 정읍과 함께 남원에서 실시된 과학화 예비군 훈련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축소 운영되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날도 동원 입소한 100여 명의 예비군이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서 전투 경험을 유지했다.
유창욱 남원 예비군훈련대장은 ”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예비군들을 위해 실전적이고 체계화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차질없이 준비해 왔다”며 “과학화 된 실전적인 훈련으로 전투형 예비군 육성을 통한 결전태세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