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서 비롯된 새마을금고 사태는 정부와 금융권의 적극 대처로 진정되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서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새마을금고를 감독하는 행정안전부가 새마을금고에 대해 실시하려던 특별검사·점검을 무기한 연기했기 때문이다. 대신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초 연체율이 높은 부실 위험금고 280여 곳을 선정해 관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뱅크런 사태로 지난 7월 한 달에만 새마을금고에서 17조원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새마을금고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이 한때 요동쳐 정부가 범정부대응단을 구성하는 등 크게 긴장했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연체율을 기준으로 개별 새마을금고 100곳에 대해 특별검사 및 점검을 진행키로 했다가 '시장 안정화 우선'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했다. 뒤 이어 금융당국 역시 부실위험 금고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금융소비자들은 '부실 위험 금고 조회', '부실 지점 목록' 등을 화제 삼으며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높은 금고가 10여 곳에 달하고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알려지면서 도내 금융 소비자의 불안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로 20일 새마을금고 홈페이지에 게시된 도내 새마을금고 60여 곳에 대한 정기고시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이 10% 넘는 곳은 2곳, 9% 대는 3곳, 2021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곳은 2곳으로 나타났다. 또한 같은 기간 전북지역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 역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를 넘기면서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불안감이 가시지 않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말 1293개에 달하는 금고의 상반기 실적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아가 경영혁신위원회를 만들어 3개월간 경영 혁신, 건전성 관리, 경영 합리화 등 개선 방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어쨌든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서민들이 피땀 흘려 모은 것인 만큼 불법적으로 악용되거나 불안감을 주어선 안될 것이다. 또한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지자체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새마을금고는 회원들의 자산을 소중히 관리해 믿고 찾을 수 있도록 신뢰를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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