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 동안 필자는 ‘태권도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남북 공동 등재’를 위해 다방면으로 뛰어왔다.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태권도의 가치와 정체성을 각계에 이해시키는 일부터, 북한과 함께 공동 등재라는 정치적인 문제까지 겹쳐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태권도 관련 기관단체를 비롯해서 일부 보수적인 태권도인들에게 이해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북측을 대표하는 ITF(국제태권도연맹) 회원국의 태권도인들도 응원 챌린지를 통해 힘을 보태주었다.
태권도 유네스코 등재 활동의 초창기를 돌아보면 곳곳에 난관이 산재해 있었고 어떤 곳에서는 교묘한 방법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도 만만치 않게 작용해 정부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전 세계 태권도인들의 열망과 국내 태권도 가족들의 전폭적인 응원, 그리고 지난해 전북을 비롯한 태권도 기관의 협조로 이번 달 유네스코 본부 측에 등재안이 신청되는 과업을 이뤘다. 다행을 떠나서 필자로선 가장 큰 산을 넘은 느낌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태권도가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마지막 성의가 절실하다. 지난 2018년 11월 6일, 씨름이 극적으로(누군가는 행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이면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물론 평화를 기조로 하는 유네스코 본부 측에서는 지구상 유일의 분단국가인 남북이 화합하고 평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남북 공동의 문화를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것에 적극적인 중재안과 권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8년 전 남북의 상황과 지금의 정세는 판이하게 흘러가고 있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내세우면서 남북한 관계가 경색국면에 놓여있는 시점에서 정부는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유네스코 측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2018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시 유네스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남북 씨름 공동 등재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유네스코 측에서도 남북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전례에 없는 방법으로 씨름을 남북 공동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그때의 남북한 상황과 지금은 크게 다르지만 정부는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에서 적극 대응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요청했듯이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앞장서 유네스코 신임 총장에게 직접 협조를 구해야 할 것이다.
K-컬처(Culture)의 근간이 된 태권도는 1960년대부터 전 세계에 우리 고유의 예절을 전파하며 독보적인 교육 체계를 구축해 왔다. 이는 태권도 정신만이 창출할 수 있는 고유한 문화적 가치이다. 지난 70여년 축적된 태권도의 저력은 이제 스포츠와 무도의 힘으로 남북을 잇고, 세계 평화를 선도하는 핵심 가치라고 생각한다
최근 북한이 내세운 ‘적대적 두 국가론’의 ‘적대적‘이라는 수식어를 지울 수 있고 평화의 기조를 복원할 중심축으로 태권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태권도가 남북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그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치고, 남북한이 공유하는 민족 문화의 공동 가치로 화합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