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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바뀔때마다 되풀이되는 ‘어공 갈등’…‘순장조 조례’가 해법?

반복되는 사퇴 압박 감사도 한계…제도적 해법 목소리 높아져
단체장 임기 맞춘 ‘순장조 조례’ 주목, 부산광역시 올해 첫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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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광역·기초자치단체 인수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단체장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사퇴 압박과 임기 보장 요구를 더 이상 관행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어공은 정무직·별정직·임기제 공무원 등 선출직 단체장의 정책 수행을 위해 임용된 비경력직 공무원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단체장이 취임할 때마다 이들의 거취가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지방자치 현장의 대표적인 인사 갈등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조지훈 전주시장 당선인은 지난 8일 첫 기자회견에서 “시정 철학이 바뀌고 가치 구현 방식이 달라졌다면 기존 정무직 공무원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전임 시정에서 임명된 정무직 인사들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으로, 민선 9기 시정 운영의 방향성과 인사 기조를 분명히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정무직과 달리 상당수 임기제 공무원은 관련 법령과 채용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 신분이 보장된다. 새 단체장이 교체를 원하더라도 임기 중 강제 퇴직은 쉽지 않고, 반대로 당사자가 잔여 임기를 모두 수행하겠다고 할 경우 이를 제지할 수단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 등에서는 단체장이나 교육감이 바뀐 이후에도 전임 체제에서 임용된 임기제 공무원이 잔여 임기를 채우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전북교육청에서도 2022년 교육감 선거 이후 전임 체제에서 임용된 임기제 간부가 남은 임기를 모두 수행하면서 교육청 안팎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문제는 갈등이 인사 문제를 넘어 행정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사퇴를 거부하는 임기제 공무원 등을 상대로 감사를 활용해 압박한다는 의혹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이나 복무 사항 등을 집중 점검하는 이른바 ‘표적 감사’ 논란이다.

감사는 공직사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지만, 인사 문제 해결 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행정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복되는 인사 갈등이 조직 내부의 불신을 키우고 행정력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이른바 ‘순장조 조례’로 불리는 임기 연동 제도다. 단체장과 정책적 책임을 함께하는 기관장이나 정무직 임원의 임기를 단체장 임기와 연동하는 방식이다.

부산시는 2023년 제정한 ‘부산광역시 출자·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오는 30일 해당 제도를 처음 적용한다. 이 조례는 시장이 교체될 경우 시장 임기 종료일에 맞춰 출자·출연기관장과 임원의 임기도 함께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종환 부산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조례는 민선 단체장 교체 이후에도 전임 시장이 임명한 기관장이 임기를 보장받으면서 반복돼 온 이른바 ‘알박기 인사’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장과 시정 철학을 공유하는 기관장 체제를 구축해 인사 갈등과 행정 비효율을 줄이자는 취지다.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출자·출연기관장들이 한꺼번에 교체될 경우 기관 운영의 연속성이 약화되고 행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부산시의회에서는 조례 시행을 앞둔 지난 4월 임기 조정 등을 포함한 개정 논의가 진행됐지만 지방선거를 둘러싼 정치권 대립 속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개 채용된 임기제 공무원까지 선거 결과에 따라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업공무원제의 취지를 훼손하고 행정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성격이 강한 정무직·별정직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채용된 임기제 공무원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무직은 단체장 임기와 연동하되 전문임기제는 성과 평가와 재신임 절차 등을 통해 유임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단체장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인사 갈등은 개인의 선택이나 조직 충성도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설계의 문제”라며 “선출직 단체장의 인사권과 행정의 전문성·연속성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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