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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북한이탈주민의 농촌 정착에서 찾은 희망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조금씩 희망이 싹트고 있다. 우리 사회에 정착을 꿈꾸는 북한이탈주민들이 그 변화의 주인공이다. 최근 들어 농업을 기반으로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자 북한이탈주민들이 농촌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낯선 환경과 제도 속에서 농촌에 터를 잡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는 농업의 미래와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24년 기준으로 약 3만4천여명의 북한이탈주민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신규 입국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이들이 우리 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일은 중요한 과제다. 특히 농촌에서 농업을 희망하거나 실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조금씩 늘고 있으며, 이는 농촌 사회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농촌진흥청은 북한이탈주민의 농업 정착을 돕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쳐왔다. 2020년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과 업무협약을 맺은 이후 농업 기초교육부터 작목별 현장 컨설팅, 우량종자 보급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그 결과, 2020년부터 현재까지 400여 명이 농업기술 교육(실습)에 참여하였으며, 맞춤형 영농 컨설팅을 받은 사람도 240여 명에 달한다. 아울러,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70여 품종의 우량종자 1.2톤 가량을 3,200여 농가에 보급하는 등 실질적인 영농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촘촘히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전달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지역사회의 농업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지난 8월에는 농촌진흥청 농촌인적자원개발센터에서 남북하나재단 주관으로 「제1회 하나영농인대회」를 열었다. 농업을 희망하거나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3일간의 일정으로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농업기술을 공유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농업에 대한 기본교육 뿐만 아니라 농촌진흥청의 분야별 전문기술위원의 1:1 맞춤형 영농상담, 스마트팜 핵심기술과 농업기계를 소개하는 스마트농업기계관 견학 및 체험 등 영농정착에 꼭 필요한 내용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영농 1:1 상담은 그간 현장에서 겪었던 애로사항이나 궁금했던 점들을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해결책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고, 스마트 농업기계관 견학은 최신 농업기술 장비를 직접 보고 체험하면서 앞으로의 영농 계획을 새롭게 구상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북한이탈주민이 우리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농촌에서 자립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영농기술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 형성과 지역사회 적응이 매우 중요하다. 농촌 정착을 돕기 위한 이러한 정부의 노력은 제한된 인적 네트워크와 문화적 차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도 북한이탈 농업인들이 스스로 영농활동을 이어가며 실질적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핵심 농업기술교육에 더욱 힘쓰고, 농촌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뿌리내리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기술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당당한 농업인으로 농촌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호 농촌진흥청 기획조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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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31 18:41

[기고] 전기차 화재 문제점과 해결책 제안

전기차는 미래 이동수단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정책, 친환경 에너지 전환 흐름 속에 국내 전기차 등록 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 이면에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화재 안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나 개별 사고로 치부할 수 없는 구조적 위험이며, 사회적 대응 체계 전반의 재점검이 필요하다. 전기차 화재의 대부분은 배터리 열폭주(Thermal Runaway) 현상에서 비롯된다. 배터리 셀의 온도 상승이 인접 셀로 연쇄 전이되며 폭발적인 화염을 동반하고, 이는 일반 차량 화재보다 훨씬 더 강도 높고, 진압도 어렵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어 한 번 점화되면 소화 약제나 물로도 완전히 진압하기 어려우며, 재발화 가능성도 매우 높다. 더 큰 문제는 화재 시 발생하는 불산, 염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소방관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시민 안전까지 위협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화재 진압 시간도 길어 교통 마비, 상가·주택 피해 등 2차 피해로 이어진다. 특히 지하주차장이나 밀폐 공간에서 발생할 경우, 대피나 화재 진압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최근 전기차 화재 사례를 보면, 단순 사고 외에도 제조 결함, 비정품 충전기 사용, 충전 중 부주의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기준으로 전기차 안전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기차 화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음 네 가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첫째, 배터리 안전 기술 고도화다. 열폭주를 지연하거나 차단할 수 있는 셀 구조 개선, 화재 감지와 동시에 작동하는 냉각·소화 장치, 불연성 소재의 배터리 적용 등이 필요하다. 동시에 배터리의 온도·전압·전류 상태를 정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즉각 전원을 차단하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의 신뢰성 향상도 필수적이다. 둘째, 진압 장비와 대응 체계 정비다. 전기차 화재에 특화된 질식 소화 덮개, 침수조, 원격 소화 장비 등을 전국 소방서에 보급해야 하며, 전기차 화재 진압과 구조에 특화된 소방관 교육 체계도 강화돼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 도입 중인 로봇형 원격 진압 시스템도 우리 현실에 맞게 검토할 시점이다. 셋째, 충전 인프라의 안전성 강화다. 모든 충전소에는 화재 감지 센서와 초기 대응 장비를 필수적으로 설치하고, CCTV와 원격 통신망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등에 설치된 충전소는 기준을 강화해 유사시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법·제도 정비와 사용자 교육이다.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데이터 공유와 분석을 통해 기술 개발에 활용하고, 보험처리 및 보상 기준도 명확히 해야 한다. 더불어 사용자에게도 정품 충전기 사용, 이상 징후 인지, 화재 대피 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의무화함으로써, 국민 스스로가 안전의 주체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전기차는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동력이자 미래 성장 산업이다. 그러나 기술이 앞서갈수록 안전 대책이 따라오지 못하면 사회 전체가 그 부작용을 감당해야 한다. 이제는 늦기 전에, 전기차 화재 문제를 '가능한 사고'가 아닌 '반드시 대비해야 할 위험'으로 인식하고 국가적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전기차 시대의 문턱을 넘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박종삼 우석대 기계자동차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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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31 18:41

[오목대] 내년 지선운동으로 변질된 완전 통합

4번째로 추진하는 완주 전주 통합이 2개 시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북 전체와 직 간접으로 연결돼 있어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 지금까지 추진상황을 종합하면 찬반양측이 통합해야겠다는 진정성이 결여된채 내년 지방선거운동으로 변질되고 있다. 1991년 지방차치제가 부활되면서 긍정 부정적인 측면이 엇갈려 있지만 이번에 추진하는 완주 전주 통합만큼 뜨거운 감자가 된 적이 없었다. 전북은 윤석열정권이 새만금잼버리 대회를 실패했다고해서 국가예산을 삭감하는 등 이루 다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차별과 괄시를 받아왔다.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 김관영 지사가 새만금을 2차전지 특구로 지정받은 것을 비롯 그 누구도 생각치 않았던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서 골리앗 서울을 제치고 전주 전북이 국내후보지로 확정된 것은 도전경성의 개가요 진인사대천명이 뭣인가를 보여준 사례였다. 전북은 이재명정부가 들어서면서 개발여건이 하루게 다르게 변해 간다. 장관 한명도 차지하기가 힘든 판인데 4명이나 대거 발탁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때 강조한 3중고를 겪는 전북을 중시하겠다는 뜻이 숨어 있다. 대광법 통과로 광역시가 없는 전북이 철도 도로 항만 등 사회간접시설을 확충하는데 새로운 동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과방위에 속한 5선의 정동영의원이 AI쪽에 천착한 결과 1조원 짜리 피지컬 AI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확보함으로써 전주 완주의 산업생태계를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 그간 정동영의원은 어머니 같은 전주의 답답한 경제적 현실을 타개하려고 피지컬 AI라는 실증적인 테스트베드를 전광석화 같이 빠르게 유치했다.그는 인사청문회 때도 정제된 용어와 품격있는 처신으로 국민들로부터 예전의 정동영이 아니라는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그는 특히 대선 후보시절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당대표를 자기 계파로 정계에 입문시켰지만 오직 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몽골기병처럼 앞만 보고 최선을 다했던 것. 완주 전주 통합문제는 정치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2세들의 장래가 걸린 문제라서 완주 군민들이 정치인들의 교언영색에 넘어 가면 안된다. 완주군 의회는 지난 설 때 유희태군수가 민생안정기금으로 30만원씩을 줬는데 이번 추석에도 또 돈을 주자고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완주군이 30만원씩을 또 지급할려면 300억원이 필요한데 지금 당장 60∼70억 밖에 없어 줄 수가 없는 형편이라는 것. 그러나 의원들은 지난 설 때 지급해 보니까 통합반대여론이 높게 나오자 이같은 방식으로 반대여론을 높히려고 유희태군수 한테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튼 6인간담회가 예정돼 있고 완주군민들이 자유스럽게 의견을 개진하도록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덧붙여서 통합을 하려면 완주군이 당장 아쉬울 게 없기 때문에 그들의 요구사항을 전주쪽에서 1백% 들어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전주시 찬성측에서 통합시장과 통합시의회 의장은 완주군이 맡도록 통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회 안호영 환노위원장도 익산까지 포함하는 메가시티 건설계획을 접고 통합찬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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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5.08.31 18:41

[열린광장] 호남권 첫 코스트코, 갈등을 넘어 상생으로!

최근 익산에서 코스트코 입점을 둘러싼 찬반 여론이 맞서고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며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사 중 한 문장이 떠올랐다.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이 명언과 같이 이제는 반대 의견을 무조건 배척하기보다 다양한 목소리를 포용하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올해 7월 확정된 코스트코의 익산 입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관련 논의는 2021년부터 출발해 지난 8월 7일 입점 예정 부지의 토지 매매계약이 체결되며 코스트코 익산점이 확정됐다. 이후 지역 안팎의 여론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익산시민은 “지역경제의 활력”을 이야기하며 대대적인 환영 의사를 표하고 있는데 반해, 오히려 인근 타 지역에서 입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져 “골목상권의 몰락”을 주장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반대 측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단기적으로 매출 하락과 고객 유출을 겪을 수 있고, 대형 유통사의 본사 정산 구조와 구매 시스템으로 인해 지역 자본의 외부 유출이 우려된다. 이는 소상공인의 생업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결코 가벼이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스트코의 주 이용층과 골목상권의 소비자층은 뚜렷하게 다르다. 소형 마트나 동네 슈퍼를 주로 찾는 주민들과 차량 이용 중심의 대량 구매 소비자는 소비 성향부터 구매 주기까지 확연히 구분된다. 실제로 익산시가 진행 중인 상권 영향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익산과 유사한 상권 구조인 코스트코 김해점은 코로나19 시기에 입점했음에도 소상공인 폐업률이나 상권 침체와 같은 부정적인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같은 점을 근거로 우리도 상생 가능한 구조 설계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오히려 시는 쇼핑과 관광,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익산을 찾는 생활 유동 인구가 대폭 늘어나면서 새로운 소비·관광 거점이 형성되고, 주변 상권·숙박·관광지 등 지역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한다. 매장 운영·물류·배송과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200여 명의 직접 고용이 창출되고, 연간 190억 원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지역 물가 안정과 소비자 후생 증대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소비자 권리’와 ‘소상공인 보호’가 양립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정책을 함께 만들어 가는 일이다. 상생은 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우선,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코스트코와의 지역 상생 협약에 ‘지역 상권과 상생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해야 한다. 또 코스트코가 제출하는 ‘지역협력계획서’에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상권·소상공인과의 협의 결과를 담고, 지역 생산품 판로 구축과 지역 인재 채용 확대 등 실질적 과제들도 하나씩 실행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상생과 균형’이라는 원칙에 방점을 두고, 상권영향평가 등 남은 모든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첫술에 배가 부를 수는 없겠지만, 그간 코스트코 유치 과정에서 발휘한 끈기와 집념으로 모두의 화합과 공존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지역 상생’의 과제도 분명 슬기롭게 극복해 낼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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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31 18:38

[기고] 해양경찰 72주년. 백년 해양시대를 준비하는 터닝 포인트

흔히 나이를 가리키며 이립(而立, 30세)과 불혹(不惑, 40세) 지천명(知天命, 50세)이라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공자(孔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한 고사(논어 위정)에서 유래됐다. 이러한 말들은 성장의 관문(關門)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과도 비슷해 종종 ‘어른’임을, ‘완숙미’를 표현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단지 나이가 많아진다고 모든 유혹에서 벗어나 하늘의 뜻을 아는 것은 아니겠지만, 성장해가며 얻은 교훈과 경험이 더 나은 인격으로 이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나이로 따지자면 올해 9월 해양경찰은 일흔 둘을 맞았다. ‘마음이 이끄는 행동에도 법도를 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 70세)을 이미 넘긴 나이다. 해양경찰은 지난 1953년 내무부 산하에서 출발해 72년간 우리 바다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왔다. 그 사이 3척의 목선에서 354척의 최신 경비함정과 24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대체할 수 없는 국가 중요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살렸고, 생업과 경제의 터전을 함께했다. 다음 세대가 누릴 수 있도록 바다환경도 지켜냈다. 하지만 많은 해양사고로 소중한 목숨이 바다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또 재앙에 가까운 기름유출 사고로 환경이 파괴되기도 했다. 모순적이게도 이러한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과 지식은 해양경찰을 좀 더 나은 국민 기관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과거의 발전이 현재의 영광이지만 지금 우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과거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이 미래를 위한 주춧돌로 이어져야 한다. AI를 활용해 해양사고를 예측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며, 무인 함정과 항공기, 드론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해양사고에 투입될 수 있는 준비해야 한다. 위성의 체계화된 감시는 효율적인 경비를 이끌고, 해양자원의 개발과 활용에 주변국과의 마찰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또, 해상을 통한 마약류 반입 등 조직적이며 전문화되어가는 국제성 범죄에 전략적 대응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 공조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일일 것이다. 이는 가장 기본이 되는 해양경찰의 사명이자 조직의 존립과도 닿아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같이 고민해야하는 목표이자 과제다. 해양경찰의 72년. ‘어른’임을 ‘능숙하고 무르익음’을 자랑하는 것이 아닌 국민과 함께 다시 백년의 해양시대를 준비하며 우리가 부족하고 자성해야하는 부분을 찾는 성찰의 시기로 여겨야 할 것이다. 9월 10일. 해양경찰 창설 기념일을 앞두고, 그간의 경험과 교훈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아 옮기는 유연한 사고와 조직이 만들어 질 때 미래 해양경찰의 완숙함을 그려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오훈 군산해양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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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31 15:22

[오목대] 앵그리 노인범죄

지난달 20일 인천 송도에서 60대 아버지가 자신의 생일 잔치를 열어준 30대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충격적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서울 집에서는 시너 15통과 타이머로 만든 폭탄도 발견돼 인근 주민들까지 공포에 떨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집에 60대 남성이 불을 질렀고, 또 다른 60대 남성은 지난 5월에 서울 지하철 5호선 객차에 방화를 시도했다. 얼마 전에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기원에서 70대가 홧김에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중상을 입고 1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60대 이상 노인들의 앵그리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경찰이나 법무부의 통계를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경찰청이 발표한 ‘2024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범죄는 총 158만3108건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61세 이상 피의자가 18.8%로 청년층(19∼30세)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또 법무부 조사를 보면 지난해 전체 수형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 9.5%에서 지난해 17.5%로 증가했다. 교도소 수형자 5명 중 1명 가량이 60대 이상 노인인 셈이다. 수형자 중 남성 비율은 90%에 달한다. 특히 살인, 성폭력 등 강력범죄의 비율은 훨씬 높다. 전체 강력범죄는 해마다 줄어드는데 60세 이상 강력범죄는 급증하는 추세다. 노인 인구 증가율의 2배를 넘는다. 왜 그럴까. 첫째는 요즘 60∼70대는 몸은 건강한데 비해 직장에서 밀려나는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없어지면서 갖게되는 고립감이다. 이 고립감이 사소한 자극을 받아도 공격적으로 폭발하는 것이다. 여기에 생존한 부모와 독립하지 못한 자녀를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부담도 스트레스 요인이다. 60대 사제 총기 살인범의 경우 이혼한 전처는 사업적으로 성공한데 비해 자신은 백수인데다 가족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도화선이 되었다. 둘째는 고령층의 정신건강 적신호다.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전체 노인 중 20% 이상이 우울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상당수가 폭력적 충동이나 자해 위험을 안고 있다. 여기에 한국 노인의 빈곤율이 3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노인자살율 역시 10만명 당 39.2명으로 단연 1위를 차지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해법은 뭘까. 전문가들은 고령자에게 배타적인 사회문화와 현금성 복지정책 등을 꼽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가 아닐까. 흔히 노인들은 4고(苦)에 시달린다고 한다. 질병, 빈곤, 고독, 무위(無爲)가 그것이다. 노인에게 일자리는 이들 4고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 복지정책이다. 문제는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는 괜찮은 일자리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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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진
  • 2025.08.28 18:06

[사설] 시민 이동권 보장,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을

간신히 파업은 피했다. 전북 버스노조가 지난 27일 노사협상 타결과 함께 파업을 철회했다. 전북지역 시외·시내·농어촌 버스 18개사 노사가 이날 마라톤 협상 끝에 핵심 쟁점인 임금 인상안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언제 또 시민의 발이 볼모가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실제 시민들은 해마다 버스 파업의 불안감에 시달려야 했다. 버스노조 측은 거의 매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실제 총파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아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번 임금 인상으로 보조금이 약 35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도내 지자체가 연간 버스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은 총 1000억 원 상당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정작 지자체는 노사 협상 테이블에 앉지도 못한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버스도 철도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공공재원이 들어가는 대중교통인 만큼 철도처럼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목소리를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필수공익사업을 ‘공익사업 가운데 그 업무의 정지나 폐지가 공중의 일상생활이나 국민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그 업무의 대체가 용이하지 않은 사업’으로 정의하면서 철도와 항공운수사업, 수도, 전기, 병원, 통신사업 등을 지정했다. 이들 사업은 노조에서 총파업을 하더라도 최소한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필수 업무 인원을 유지해야 한다. 시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각 지자체에서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관련 법률 개정을 꾸준히 요구했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전주·전북은 버스가 멈춰설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 사실상 없다. 그런데 버스업계에서는 노사가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명분으로,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해마다 더 많은 혈세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더 이상 버스업계 노사에 휘둘려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혈세를 퍼부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자체에서 버스 준공영제 등 다른 대안도 모색해야겠지만 우선 버스노조가 시민 이동권을 볼모로 전면 파업에 나서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관련 법률 개정을 통한 버스 필수공익사업 지정이 필요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5.08.28 17:53

[사설] 민원인 앞에서 공무원끼리 싸우는 군산시

군산시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도를 넘고 있다. 시의회에서 시의원들 끼리 막말을 주고 받다가 뺨을 때리더니 이번에는 주민센터에서 공무원 사이에 폭행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민원인들이 보는 앞에서 사건이 일어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군산시의 공직 기강 해이가 매우 염려스럽다. 이번 폭행사건은 지난 26일 오전에 군산시 경암동 행정복지센터에서 30대와 20대 여성 공무원 사이에서 일어났다. 이들은 시민들이 업무를 보기 위해 여러명이 방문한 상태에서 머리카락을 당기는 등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 감사담당관실은 “사안을 중대하고 보고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담당관실에 따르면 30대 주무관은 이미 어러 건의 사건이 접수돼 있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볼 수도 있으나 최근 일련의 군산시와 시의회의 공직 기강 해이 차원에서 볼 때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군산시의회는 막말과 고성이 난무하는데다 배우자 차량 파손 등 난장판을 방불케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상임위원회에서 자신의 발언 시간을 제한한데 불만을 품고 위원장의 뺨을 때리는 일도 벌어졌다. 또 군산시는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논란을 빚었다. 이래저래 군산시 주변이 뒤숭숭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군산시와 군산시의회는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나란히 최하등급인 5등급을 받았다. 이는 군산지역 공직사회가 부패했다는 뜻으로 시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공무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3월에는 민원행정 공무원에 대한 수해 피해 민원인의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강 시장과 군산시공무원노조는 한 목소리로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무원에 대한 폭력행위는 국가와 사회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범죄이므로 처벌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공무원끼리의 폭행은? 이러한 행위는 조직의 리더십과 관계가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9개월 가량 앞두고 레임덕 현상에 따른 공직사회의 고삐가 느슨해졌다고 볼 수도 있어서다. 군산시는 시장과 구성원 전체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신뢰받는 공직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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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3

[금요칼럼] 공부가 무서울 때가 있다

공부가 무엇일까? 공부는 왜 하는가?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 하는 것이 공부일까? 공부는 꼭 학교에서 책을 가지고 선생님에게 배워야 할까. 공부해서 어디 다가 어떻게 써먹을까? 공부를 많이 한다는 말은? 공부를 많이 했다는 말은?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공부가 꼴등이라는 말은? 일등이 있고 꼴등이 있다. 일등은 좋은 사람이고 꼴등은 안 좋은 사람일까. 좋은 대학이란? 일류 대학이란? 그런 데서 공부하면 무엇이 좋을까? 공부는 학교에 다닐 때만 하는 것인가? 공부 잘하면 어떤 사람이 될까? 공부 잘하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어야 할까? 학교에서 공부한 사람과 학교 공부 안 한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공부! 공부! 공부! 우리 아이들은 지금 하루 종일 학교와 학원과 집에서 무슨 공부 하고 있을까? 지금 우리 아이는 공부하면서 어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런데 진짜 공부를 하면 좋은 사람이 될까? 행복한 사람이 될까? 책을 한 페이지도 안보고, 글자도 모르는 우리 마을 사람들도 있다. 그분들은 잘 못 산 것일까? 공부를 안 하면 무식하다고 하는데, 그 말이 맞는 말일까? 공부하면 시험을 보는데, 지금 그 정답이 정말 정답일까. 세상에 정답이 하나밖에 없는 것일까? 사람들이 어떤 한가지 삶의 문제에 대한 정답 하나로 살아야 할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모두 좋은 일을 하며 살까. 그 공부대로 살까? 공부를 잘하면 부자로 살고, 공부를 못하면 가난하게 산다고 한다. 공부를 안 하면 어른들이, 너는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느냐고 묻는다. 진짜로, 공부는 뭘까? 사람이 된다는 말은 무슨 말일까. 지금 우리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고 지금 우리들의 삶을 좌지우지하며 사는 사람들은 공부를 잘해서 국민이 내 세금인 나랏돈으로 나랏일을 관리하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그들을 높은 사람이라고 한다. 모두 공부 잘할 사람들이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마을 사람들은 공부만 잘하면 뭐 한다냐? 사람이 되어야지. 여기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일류 대학에서 많은 공부를 잘한 사람이 차지한 자리는 모두 좋은 자리라고 한다. 공무원들이다. 공무란 무엇일까. 그러니까 그렇게 좋은 대학을 나오고 공부를 잘해서 높은 자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다. 학교 다니지 않고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지식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며 오랫동안 살았다. 저렇게나 공부를 잘해서 저렇게 높은 자리에 간 사람들이 무슨 돈 욕심이 있어 자기 욕심 챙기겠어. 다 알아서 배운 대로 우리들을 위해 밤낮으로 일하겠지. 그렇게 국민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의지했다. 설마 그렇게나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저렇게 좋은 자리에 앉아 나쁜 짓 하겠어. 저런 높은(?) 사람이, 체면이 있지, 그런 못된 짓을 하겠어, 그렇게 생각했다. 대통령, 장관들, 국회의원들, 판사와 검사와 변호사들 교수 경찰들, 장군들, 기자님들, 도지가 군수 경찰서장 교육감 교육장 교장, 교감 선생님, 면장 공공기관장님들 모두 좋은 대학을 나오고 또 많이 배운 사람이 설마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나쁜 짓이야, 하겠어. 그러면 사람도 아니지. 그렇게 믿고 살다 보니, 아니었다. 공부 잘하고 좋은 대학 나온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 이들이 우리의 공금을 얼마나 사적으로 사용하는지 다 알고 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데도 뻔뻔스럽게 대 놓고 나쁜 짓을 한다. 현 정부에서는 서울 대학을 열 개를 만든다고 한다. 서울 대학 열 개를 만들면 공부를 잘하는 사람들이 열 배로 늘어날 텐데, 공부 잘하는 그 사람들이 나랏일과 나랏돈을 쓰는 것에 대해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 열 배로 늘어나서 나라 걱정 없는 국민이 열 배로 늘어나게 될까. 아무 생각 말고 공부 잘해서 출세만 하면 돈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이 참담한 반사회적인 생태 지형을 볼 때 그것은 불가능하다. 놀라운 것은 공교육이란, 공공의 이익을 앞에 둔다는 것을,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도, 그 어디에서도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곳이 없이‘공부’를 열심히 합니다. 열심히 하는 공부가 무섭습니다. 김용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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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2

[청춘예찬] 욕심만 줄이면

이태 전에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돈을 버는 시간을 빼고는 모두 글을 읽고 쓰고 나누는 일을 하기로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그렇게 해도 되겠냐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왠지 잘해 나갈 것 같습니다. 이런 걸 ‘근자감’이라고 하나요? 돈은 없어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지나친 욕심을 줄여야 한다는 겁니다. 지나친 욕심이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세 가지 욕망을 말합니다. 첫째는 먹고, 마시고, 입고, 거주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욕망입니다. 둘째는 고급스러운 음식이나 명품 옷, 넓은 집이나 값비싼 차처럼 자연스러우나 꼭 필요하지는 않은 욕망입니다. 셋째는 권력과 명예, 비교를 통한 우월감처럼 자연스럽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 욕망이고요. 이들 세 가지 욕망 가운데 첫 번째는 생존을 위한 욕망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생존을 넘어선 욕망입니다. 굳이 말하자면, 없어도 되는 지나친 욕심인데, 사람들은 지나치게 집착한다고 에피쿠로스는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이제까지 비싸고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행복해진다고 세뇌됐기 때문 아닐까요? 문득, 공부 모임에서 배운 ‘행복 방정식’이 생각납니다. ‘행복 = 능력/욕심’이라는 공식이지요. 분모인 욕심은 무언가를 가지고 싶은 마음이고, 분자인 능력은 가지고 싶은 것을 갖는 힘으로, 능력이 크면 클수록, 그리고 욕심이 적으면 적을수록 행복해진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A는 300만 원을 버는데 600만 원을 쓰고 싶어 합니다. B는 150만 원을 버는데 100만 원만 쓰고 싶어 하고요. 이럴 때 누가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버는 돈만 가지고 보면, A가 B보다 2배 더 행복할 겁니다. 그런데 욕심까지 넣어서 계산하면 어떨까요? B가 A보다 더 행복하겠지요. A보다 버는 돈은 적지만, 자기가 바라는 걸 다 가질 수 있으니까요. 자기 능력으로 살 수 있는 것만 바라니 부족함을 모릅니다. 자연스럽고 꼭 필요한 욕망만 가지니, 욕심부리는 것을 얻고도 돈이 남습니다. 얼마나 행복합니까? 이런 게 지나친 욕심을 버리는 거라고 에피쿠로스는 가르칩니다. A는 어떨까요? A는 B보다 돈을 더 많이 벌지만, 자기 돈으로 살 수 없는 걸 바랍니다. 꼭 필요하지는 않으나, 가지면 기분 좋아서,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남들한테 으스댈 수 있어서 지나친 욕심을 부리는 겁니다. 지나친 욕심을 부리다 보면 시나브로 빚을 져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요. 게다가 빚을 갚겠다고 없던 일까지 하느라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은 인생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도 못하고 보내는 건 너무 슬프지 않나요? 행복 방정식에 따르면, 돈이 많은 사람도 불행할 수 있습니다. 돈이 적은 사람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고요. 능력도 능력이지만, 욕심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욕심을 줄이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열심히 노력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까요. 남들처럼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단 하루를 살아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살고 싶습니다. “행복의 열쇠는 / 금고를 여는 구멍과 맞지 않고 / 마음을 여는 구멍과 맞는다.”라고 한 정채봉 시인의 ‘행복’을 노래하면서요. 구나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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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2

[기고] 장수군 출신 호국선열 6인의 추모기념사업회가 설립된다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해외원정군을 이끌고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 장군과 의암 주논개 열사.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 대동 의병장 전해산, 호남의병 선봉장 박춘실과 목숨 걸고 향교를 지켜낸 정경손 호성충복의 호국정신을 계승해 나가기 위해서 장수군에 살고 있는 후손들과 향교 유림들이 나섰다. 많이 늦은 감은 있지만 광복 80주년을 맞이한 을사년에 호국선열들의 공적과 일대기를 제대로 알리고 자랑스런 장수군민의 자긍심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그 의미가 매우 크고, 출향인으로서 기쁨을 감출수가 없다. 고려시대부터 장수현은 이종무 장군의 시조부터 4대가 정승을 지낸 장수 이씨를 비롯해서 명문가 집안들이 모여 살았으며, 사화를 피해서 은둔생활을 하던 선비들이 향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인정 많고 살기 좋은 충효의 고장이다. 이종무 장군은 1360년 고려 공민왕 9년에 장수현에서 태어났으며, 어려서부터 활쏘기와 무예가 뛰어났다. 1417년 의정부 참찬으로 봉직하던 중에 왜적들이 560척의 선단을 끌고 충남 비인에 침략하여 약탈과 만행을 자행한 큰 사건이 일어났다. 이때 태종은 1419년(세종대왕원년)에 60세의 이종무를 삼군도제찰사로 임명하였고, 이종무 장군은 태종과 세종대왕의 직접 전송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해외원정군(병선 227척과 17천명의 병사, 6개월분 식량)을 이끌고 대마도 정벌에 나섰다. 왜군의 거센 저항을 물리치고 왜구의 본거지를 소탕한 다음에 대마도주의 항복을 받아낸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이후에는 왜구의 침탈은 일체 없었으며 조선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1425년도 향년 66세로 운명하자 세종대왕은 양후공 시호와 함께 ‘간성의 장수요 사직의 신하’라는 교서를 내리고 제를 지내고 계속 숭모하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이종무장군이 장수출신이라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을뿐만아니라 작은사당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위대한 호국정신과 공적들이 거의 잊혀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에 있다. 의암 주논개 열사는 논개사당과 논개제전, 생가 복원과 기념관을 건립하여 추모하고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논개가 진주 사람이고 기생으로 잘못 알고 있다. 시급하게 바로 정정해 나가야만 한다. 백용성 조사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불교계의 선각자이자 독립운동가로서 한국 불교의 현대화를 이끌고 3.1운동 민족대표 33인으로 참여하였으며 상해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지원하였고, 윤봉길 의사에게 불교 계율을 전수하며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하였다. 번암면에서 성장한 전해산 대동 의병장과 계북면 출신 박춘길 호남의병 선봉장은 1905년 을사조약후 항일 무장투쟁에 앞장선 자랑스런 호국선열이다. 호성충복 정경손은 1597년 정유재란 당시에 목숨 걸고 장수향교를 지킨 충복으로서 그 책임감과 용맹은 반드시 계승 되어야만 한다. 최근에 장수군의회 사무과장을 지낸 신인식 추진위원장과 유지들은 '장수호국선열 기념사업회'를 설립해서 이종무 장군의사당 건립과 장수애국선열 6인의 합동추모 기념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수군이 지역소멸 1위 고장이 아닌 ‘호국선열 문화유산 성지’로 도약해서 찾고 싶고 살고 싶은 장수군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애향심이 곧 애국심이다. 장수인들부터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고향사랑, 나라사랑에 앞장서자. /류영하 박사 전 국토해양부 고위공무원, 재경장수읍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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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2

[세무상담]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세법개정안에 대하여

코로나 재난지원금, 민생회복지원금과 같은 정부의 현금성 지원 정책이 추진될 때마다 모두에게 지급할 것인지 소득기준으로 차등을 둘 것이지 여부는 항상 쟁점이 되어 왔습니다. 이문제와 관련하여 보편지급을 원칙으로 하되 소득세 신고시 기본공제금액에서 차감하는 방법으로 차등부담하는 내용의 세법이 국회에 발의가 되었습니다. 발의한 내용을 살펴보게 되면 소득세 신고시 1인당 기본공제 150만원에서 현금성 지원금을 차감하여 세금을 산출하는 것입니다. 이는 저소득층의 경우 세금부담이 없거나 세율이 낮아 경미한 반면, 소득 상위층의 경우에는 높은 세율을 적용받을수록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수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장점은 누구나 받는 기본공제에서 차감하는 식이라 보편지원 논란을 피할 수 있으며, 선별지원 대상자를 분류하는데 드는 추가적인 행정비용 부담이 없고, 지원금의 일부를 세수로 확보할 수 있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가 되면 지원금 중 세수를 최대 30%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다만, 재정 확보를 이유로 민생지원금에 대하여 과세 하는 것은 정책의 취지에 벗어난 것으로 보여집니다. 과세시점이 법률 제정이후여야 하므로 현 시점 법안을 내서 과세를 하는 것은 효과가 떨어지며, 지원금 지급 전에 이 내용이 충분히 고지 되지 않은 점에 대하여 시민들의 발반감만 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민생을 위한 정책을 내자고 한다면 소상공인 입장에서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이 되어 매출이 일시적으로 늘어 기쁘지만 세금으로 부담이 될 수가 있어 이들을 고려한 법안도 같이 고려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전북 김성수 도의원이 제안한 내용 중 민생지원금으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수입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면제하고 간이과세자의 판단기준에도 이 수입을 제외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내용이야말로 불경기로 힘든 자영업자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보여집니다. 세무회계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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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8 17:51

[사설] 의료 정상화, ‘지역 필수의료’ 강화부터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집단 이탈했던 전공의들의 복귀가 예정되면서 의료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공의료, 지역 필수의료 강화가 급하다. 당장 전공의들이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와 지역병원 복귀율은 여전히 저조해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전북지역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모집에서도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충원율은 여전히 바닥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대책이 논의됐지만 제대로 실현된 정책은 없고, 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이에 맞춰 보건복지부에서도 최근 지역 거점병원 육성과 지역의사제·지역 필수의료기금 신설, 공공의대 설립 등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지역에서는 지역 의료격차와 필수의료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에 필수의료 인력을 머물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정부가 해결책으로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설립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다시 의료계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현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필수의료 강화 및 지역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 등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로 추진되는 지역·필수·공공의료 인력 양성 관련 법안들은 국회에 계류된 채 진전되지 않고 있다. 국회 해당 상임위에서는 의료계와 환자단체·정부 의견을 종합해 정부 대안을 마련한 뒤 재논의한다는 방침이어서 법안이 장기 계류·방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공의 복귀로 1년 6개월 동안이나 지속된 의정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갔지만 보건의료체계의 위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할 경우 필수의료와 지역 의료시스템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과감한 제도 혁신이 요구된다.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지역 의료격차 해소와 필수의료 확충,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강단 있게 추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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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8:31

[사설] 공공기관 수도권회귀 방지 실질방안 절실

최근 농촌진흥청이 핵심 연구조직을 과거 소재지였던 수원으로 이전하려던 계획이 전북지역의 거센 반대에 의해 무산되었다. 농촌진흥청의 수원 이전 논란은 과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등 산하 조직의 잔류 문제나 농수산대학 멀티캠퍼스 사태, 지방자치 인재개발원 교육생 이탈 이슈 등 혁신도시로 이전한 기관들의 수도권 복귀 시도를 지역의 관련 부처가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언론의 취재로 이슈화되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특히, 타 지자체 혁신도시 이전기관이 업무 효율성 등을 명분으로 지자체와 협의없이 이전을 진행한 사례도 있어 정상적 부처협의 창구의 부재가 심각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 같은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수도권 이전 공공기관’들의 정착을 이끌 상설 협의 기구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그리고 이 기구는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와 광역자치단체와 혁신도시 공공기관장의 참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한편 정부 차원의 대응으로는 구체적으로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과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 사후관리 방안’ 국토부의 지침 개정 등 제도 보완이 동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지역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은 조정을 위한 협의가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가 혁신도시 공공기관들의 요구를 정책에 담는 게 상설협의체 제도의 핵심이 돼야하며 이를 통해 제2공공기관 지방이전도 탄력을 받게 해야 한다. 또한 전북혁신도시가 정착해 살기 좋고 기관이 확대 발전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이 같은 시도가 근본적으로 발생치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2024년 혁신도시 정주 여건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의 정주여건 만족도는 69.4로 2020년대 내내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전북혁신도시는 교통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으며 보육·교육환경 만족도 역시 선택지가 좁다는 이유로 최하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전북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 모색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또한 이전된 공공기관이 지역과 호흡하며 새로운 역할과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혁신도시의 본 취지라는 점에서 함께 힘을 합치는 노력도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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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5.08.27 18:31

[의정단상]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전북 도약을 위한 밑그림

지난 8월 13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공개했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도 없는 악조건 속에서 출범했는데, 지난 60일간 국정위가 수백여 회의 현장 방문 및 분과별 회의와 1만 3천여 건의 국민제안을 토대로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의 밑그림을 탄탄하게 마련해 냈다. 무엇보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는 전북의 역점 사업이 폭넓게 반영됐다. 123대 국정과제 중에서 무려 22개가 전북 연관 과제고, △전주권 광역교통망 구축 △2차 공공기관 이전과 특별자치도 자율화 강화 △새만금국제공항 개발 규모 확대 등 73개의 도정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도별 ‘7대 공약-15대 추진 과제’에서는 지역 공약을 더 구체화했다. 지난 대선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한 △2036 하계 올림픽 유치 지원 △RE100산단 조성 △새만금 SOC 조기 완성 △전주 제3금융중심지 추진 △공공의대 신설 등 주요 현안이 빠짐없이 포함됐다. 무엇보다 새만금 공약이 눈에 띈다. 이재명 정부는 새만금을 풍력·태양광·조력 에너지 기반 RE100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하고, 국제공항과 신항 등 주요 SOC 사업을 조기에 완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울러 새만금 첨단산업 특화단지에 이차전지 기업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래산업 중심지로 도약시키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담아냈다. 이재명 정부는 전북을 K-컬처 메카로 육성하고, 인공지능(AI) 연계 융복합산업 등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푸드테크와 스마트농업을 기반으로 한 국가식품클러스터 고도화로 농생명산업 수도로 키워내겠다는 구상도 내보였다. 이번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 제3금융중심지 지정과 공공의대 설립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경제와 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서해선 철도 고속화, 전주-대구 고속도로 건설, 부안-고창 노을대교 착공 등 사통팔달 철도·도로 인프라 구축도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이처럼 전북 주요 현안이 국정과제에 충실히 포함된 데에는 지역 정치권의 긴밀한 공조가 한몫했다. 도청은 국정과제 수립 초기부터 ‘국정과제 대응TF’를 가동했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은 국정위에 전북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 도내 국회의원들도 전방위적인 정부 설득으로 전북의 목소리를 키웠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신속한 이행이다. 세부 과제를 구체화해서 연차별 이행계획을 촘촘히 세우고, 사업 추진 동력이 될 예산 확보에 힘써야 한다. 전 정권과는 달리 새 정부 출범 이후 국회와 내각, 대통령실 주요 요직에 곳곳에 전북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실행 전략 수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오는 9월 1일부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향후 100일간 대정부질문과 국정감사, 2026년도 예산안 심의가 숨 가쁘게 이어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에 공약 실천 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실현할 실탄을 든든하게 마련해 내야 한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원팀 정신’이다. 전북 국회의원과 도지사, 14개 시·군 그리고 도민이 똘똘 뭉쳐서 신속한 국정과제 실현에 나서야 한다. 필자 또한 도내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전북 도약의 새로운 전기를 열어낼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 한병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익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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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8:31

[타향에서] 에너지 패권을 넘어서, 전북의 기후 공존 전략

미국의 경제·사회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The Third Industrial Revolution>(2011), <The Green New Deal>(2019) 등 저서에서“재생에너지 기반의 분산형 시스템”이 미래 경제질서의 핵심이 될 것이라 주장해 왔다. 그는 유럽연합(EU)과 중국의 탄소중립 전략에 자문하며,‘세 번째 산업혁명’이라는 비전을 정책으로 연결해온 대표적 실천 지성이다. 최근 리프킨은 캐나다 에너지 산업이 여전히 화석연료 의존에 머문다고 지적하며 이를 “대륙주의적 사고(Continentalism)”라 불렀다. 단기적 이익에 매몰되면 세계적 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서 뒤처진다는 경고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며, 재생에너지와 기후기술이야말로 미래 패권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와 에너지 문제를 경제·안보 패권의 관점에서 접근한다.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처럼 다룰 수 있다”고 비하하며 고율 관세와 에너지 무기화를 시사한 것은 국제 공조보다 힘의 논리를 앞세운 행보였다. 이에 비해 리프킨은 협력과 공존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The Green New Deal>에서 “화석연료 문명은 2028년까지 붕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는 그의 전략을 정책에 반영했고, 중국은 장기 탄소중립 로드맵 수립에 그의 조언을 참고했다. 이는 오늘의 한국, 그리고 전북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전북은 새만금이라는 세계적 재생에너지 잠재지와 전국 최대 농업 기반, 풍부한 해양·바람 자원을 갖추고 있으나, 재생에너지 인프라와 기후기술 산업화 속도는 여전히 더디다. 산업구조 전환과 국제 협력 전략도 뚜렷하게 자리 잡았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 전북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명확하다. 첫째, 국내적 전략으로는 재생에너지·수소·바이오에너지 등 특화 자원을 기반으로 한‘기후기술 산업 클러스터’구축이 필요하다. 새만금 태양광·풍력 프로젝트를 단순 발전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배터리·수소 저장·스마트그리드 등 연계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 또한, 농업과 기후기술을 접목한 ‘탄소 저감형 농업’ 모델 개발은 기후정책과 식량안보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 둘째, 국제 전략으로는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과의 재생에너지 협력 거점이 되어야 한다. 새만금의 재생에너지 기술·운영 경험을 해외에 수출하고, 국제 기후포럼이나 P4G 같은 다자협력 플랫폼에 전북 이름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외교 활동을 넘어, 전북형 기후외교·경제외교의 새 모델이 될 수 있다. 셋째,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역민 참여’를 정책 중심에 둬야 한다. 리프킨이 강조했듯, 에너지 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시스템과 시민의식의 변화에서 완성된다. 지역 주민이 생산자이자 소비자로 참여하는 ‘에너지 자립 마을’과 같은 분산형 모델을 확대하면, 경제적 이익과 환경적 이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다. 트럼프식 패권 에너지 전략은 단기적으로 힘을 줄 수 있지만, 리프킨식 기후 공존 전략은 장기적 번영을 보장한다. 전북이 지금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에너지를 힘의 도구로만 보는 과거의 사고를 넘어, 협력과 혁신, 지속가능성을 축으로 한 미래 전략을 실행하는 것이다. 오늘의 결정이 전북의 50년 뒤, 그리고 대한민국의 100년 뒤를 좌우할 것이다. 장대식 넷제로 2050 기후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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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8:30

[오목대] 무진장과 BYC

전북을 연고로 한 BYC는 쌍방울과 더불어 오랫동안 내의류 제조 부문에서 경쟁사였다. 원래 백양(白羊)이었으나 BYC 브랜드를 출시한게 대박을 내면서 1996년 BYC로 회사 이름도 변경했다. 광복 직후인 1946년 정읍에서 한영대(1923~2022) 창업주가 백부의 양말공장을 인수해서 '한흥메리야스공장'을 세운 게 기원이다. 그런데 영남 지방에서 ‘BYC’라고 하면 속옷을 만드는 기업체가 아니라 특정지역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북 북동부에 있는 봉화군(Bonghwa), 영양군(Yeongyang), 청송군(Cheongsong)의 앞글자를 따 BYC라고 부르는 것이다. 전북 무진장과 더불어 낙후지역의 대명사라고나 할까. 아닌게 아니라, 봉화, 영양, 청송군은 인구, 경제력, 인프라 등 여러 수치를 감안할때 가장 낙후된 곳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낙후됐다는 것과 주민의 삶의 질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기는 하다. 그런데 낙후의 대명사였던 무진장은 과거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으나 경북의 BYC와는 크게 다르다. BYC는 철도, 고속도로 접근성이 무주에 비해서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주는 통영대전고속도로가 남북으로 관통하고, 진안은 새만금포항고속도로가 군을 동서로 관통하며, 장수는 앞의 두 고속도로가 지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무진장이든 BYC든 대표적인 인구소멸지역의 한계를 뚜렷하게 안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지만, 교통 인프라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런점에서 전북의 고속도로나 철도망, 국도‧국지도 건설은 향후 지역발전에 결정적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고속도로나 항공망이 얼마나 갖춰졌느냐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좌우하게 됨은 물론이다. ˝성을 쌓는자는 망하고, 도로를 내는자는 흥한다˚는 칭기즈칸의 명언은 괜히 나온게 아니다. 성을 굳건히 쌓아놓고 적을 방비하는 것은 가장 안전한것 같아도 사실은 몰락을 향한 첫걸음이며, 반대로 길을 내 끊임없이 다른 문화나 세력과 교류하면 흥한다는 말은 너무나 명철하다. 길을 만든다는 것은 단지 물리적 연결이나 네트워크의 연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전혀 다른 문화와 문명, 가치관과 이념의 차이를 넘어선다는 얘기다. 요즘 고속철도를 이용하면 전국 어디에서든 한두시간내에 수도권에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의 차이, 생활문화의 차이는 수년, 아니 십수년의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전북은 지금 그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꾀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무진장과 BYC의 사례에서 알 수있듯 성을 쌓지않고 도로를 내면 탈 낙후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도로뿐만 아니라 사고의 벽을 과감히 무너뜨려야 한다는 거다. 관행적 사고의 틀에 갇혀 외부 세계를 배타적으로만 보는 분위기가 계속되는 한 지역에 밝은 미래가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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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8:30

[기고] ‘잼버리 유령’과 마이클 잭슨, 그리고 벌통

“이봐, 해보긴 했어?” 현대그룹 故 정주영 회장이 던진 이 짧은 한마디는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도 여실히 증명된다. 서울이 ‘88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전장을 냈을 때 세계는 물론이고 국내 여론도 싸늘했다. 낙후된 경제와 불안한 시국 속에 가당키나 하겠냐는... 그때 정 회장은 “왜 안됩니까? 우리가 못할 이유가 뭡니까?”라면서 기업의 자원을 총 동원해 IOC 위원들을 만나 설득한 끝에 일본의 나고야를 꺾었다. 이쯤이면 필자가 무슨 소릴 하고 싶어 자판을 두드리는지 대충 짐작하실게다. 그렇다.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전북특별자치도의 ‘꿈’ 얘기다. 내친김에 전북은 북한과 공동 개최 방안도 추진하면서 유치전에 쐐기를 박는다는 전략까지 세워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거대한 꿈과 담대한 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째 좀 싸늘하다. 특히 ‘잼버리 폭망’ 운운하며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전북을 향한 손가락질은 생채기에 소금을 문질러 대는 듯 쓰라리다. 그런데 외부야 그렇다 치더라도 내부까지, 특히 도내 ‘오피니언 리더’들 조차 냉소로 가득 찼다는 건 문제다. “인구 15억의 인도, 오일머니를 앞세운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등 쟁쟁한 나라들이 줄을 섰는데 전북이 무슨 힘으로?”라면서 제초제를 뿌려대며 담대한 도전의 ‘싹’을 죽이고 있다. ‘잼버리의 유령’에 다름 아니다. 올림픽 개최지 선정 기준을 놓고 보더라도 기상 여건과 교통망, 치안 상태 등에서 결코 뒤처짐이 없이 해볼만 한데도 말이다. 더욱 뼈아픈 대목은 이 대열에 지역 언론도 동참하거나 방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북이 서울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이미 대다수 언론들은 ‘패배’에 방점을 찍은 것도 모자라 상당수 언론은 서울이 아닌 전북 전주로 결정된 날 ‘전북의 무리수’를 타이틀로 여러 꼭지의 보도 시리즈를 준비해 놓았다는 후문이다.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이 대목에서 필자의 뇌리 속엔 흘러간 팝송 한 곡이 흐른다. 바로 마이클 잭슨이 생전에 마지막 빌보드 챠트 1위에 올린 ‘You are not alone’이다. 지금 발딛고 서 있는 이 땅, 전북특별자치도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동안 쌓여 있던 우리 안의 열패감을 걷어내고서 당당하게 우뚝 서는 모습일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 지역 언론이 들어야 할 소리는 무엇일까? 아무런 대안이나 해법없이‘냉소 프레임’에 갇힌 ‘you are not 言論’일까, 아니면 “왜 안됩니까? 우리가 못할 이유가 뭡니까?”라며 도민들과 함께 떼창하는 ‘You are not alone(너는 혼자가 아니야)’일까? 데일 카네기는 ‘인간 관계론’ 첫 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꿀을 얻으려면 벌통을 걷어차지 마라”. 분명 ‘2036 하계 올림픽’은 우리 전북 도민 모두에게 경제적, 정신적 ‘꿀’을 선사할텐데, 왜들 그리 벌통을 걷어차는 것일까? 요즘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ost ‘골든’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오징어 게임’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라고 한다. 이참에 우리도 한번 따라 불러보면 안될까? “우리는 분명히 황금처럼 빛날 존재야”라고. 옛말에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지, 스스로 꺾는 자를 돕는다고는 나와 있지 않다. 이균형 전북 CB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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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08.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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