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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김관영 지사, 김홍국 회장의 역할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모든이에게 풍요로운 때인데 웬지 이번 추석을 맞는 전북도민들의 마음은 넉넉하지 않다.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사업 예산 난도질로 인해 전북도민으로서의 자긍심이 크게 훼손된 때문이다. 어떤 이는 통곡하고, 어떤 이는 한탄하며, 또 다른 이는 삭발과 단식으로 울분을 토하고 있다. 이보다 훨씬 많은 도민들은 안타까운 눈으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러한 때 전북 출신 한덕수 총리, 김관영 지사, 김홍국 재경도민회장 등 3인이 더 확실히 해야할게 있다. 올 초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내로라하는 전북 출신 인사 1천여 명이 함께하는 신년인사회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현직 총리는 신년하례회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었고 특히 작년 총리 지명때 전북권 일각에서 고향 논란이 제기될때 재경도민회가 앞장서서 힘을 모아줬기에 그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 그리고 반년 이상이 지난 뒤, 잼버리 사태와 그에 이은 새만금사업 재검토가 화두에 올랐다. 도민들은 한 총리의 뚝심과 용기가 백척간두에 선 전북에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한 총리의 행보는 그가 정녕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몸을 불사르는 용기있는 지도자인가를 되묻게 한다. 전북 출신 총리이기에 전북의 이익을 대변하라는 편협한 얘기가 아니다. 훗날 그가 고향을 사랑했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총리로 기억되려면 보다 확실한 행보를 보여야 한다. 애매하게 정부여당의 논리만을 전하는 허세총리가 아니고 현 정부의 실세총리로 확실히 각인되기를 바란다. 새만금 SOC가 불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고향에서 돌팔매를 맞더라도 앞장서서 설득에 나서라. 만일 그 반대라면 용퇴를 각오하고 새만금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총리가 대통령을 설득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명색이 총리가 고향 사업 하나에 연연하느냐”는 비판이 무서워 애매한 입장을 취하다가 총리를 퇴임한다면 과연 훗날 고향사람들에게 무엇이라고 말할 것인가. 10여 년의 정치활동에서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김관영 지사는 이제 냉철한 해결자가 돼야 한다. 민주당 중심의 전북에서 국회의원, 지방의원, 각 사회단체나 야당인 민주당이 해야 할 몫은 따로있다. 결정적인 해법은 지사가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해서 어떻게든 답을 구해야 한다. 전직 정무부지사가 나서서 대통령 핵심 참모들과 접촉한다는 얘기도 들리고,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선 나름대로 견마지로를 다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정문일침의 해법은 지사가 어떻게든 대통령과 직접 면담해서 이해를 구하고 담판을 지어야 한다. 과거 김완주 지사때 논란이 됐던 ‘새만금 편지’처럼 구걸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분노하는 것은 쉬운 것이다. 정말 어려운 것은 인내하면서 최선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일반인에겐 잘 드러나 있지 않지만 김홍국 재경도민회장의 행동하는 양심 또한 필요한 시점이다. 언필칭 500만 전북도민 이라고 한다. 300만 이상의 출향인들이 있다는 얘기다. 이들을 대표하는 김홍국 회장은 고향 사람들의 울분과 요구에 일정 부분 공감할 입장에 있다. 하림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들어가 있고 더욱이 최근 HMM 인수를 추진하는 상황속에서 그가 확실한 스탠스를 취하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대기업 총수 자격이 아니고 재경도민회장으로서 그는 고향의 부름과 물음에 앞장서서 답해야 한다. 현 정부와도 교감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그가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타협하는 면모를 보여야 한다. 이번에 출향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훗날 김홍국 재경도민회장에 대한 평가 또한 새롭게 매겨질 것이다. 이래저래 생각이 깊어지는 한가위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9.26 15:58

삼성, 전북에 첫 투자…도민들도 애정 가져야

삼성전자가 고창에 3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물류센터를 조성키로 했다. 이번 투자는 삼성의 전북지역 첫 투자다. 전북도와 고창군, 삼성전자는 25일 고창 신활력산업단지 내 산업시설용지 18만㎡에 오는 2026년까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첨단 가전 물류센터를 건립키로 하는 내용의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물류센터는 최첨단 자동화시스템을 갖춰 호남권 중심의 물류 및 유통을 책임지며 500여명의 직간접적 고용 창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물류단지 조성을 계기로 삼성은 전북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북도민들도 삼성이 더 크게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삼성은 그동안 전북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했다. 전북은 2000년대 초부터 삼성에 구애를 했으나 결과는 항상 공허했다. 당시 김완주 전주시장과 정동영 의원은 삼성그룹을 찾아가 투자유치를 부탁했다. 그때 삼성은 제조업 분야 23개 대단위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으나 전북에는 하나도 없었다. 반면 보험 증권 유통 건설분야에서 해마다 수조원을 블랙홀처럼 빨아간다는 비난이 비등했다. 2006년에는 강현욱 전북지사가 삼성유치 TF팀을 만들었고 완주군은 ‘삼성기업유치운동본부’ 발대식을 가졌다. 그러다 2011년 LH 사태 때 삼성은 전북도, 국무총리실과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부지에 2021-2040년 7조6000억원을 투자해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2016년 투자를 공식 포기해 아쉬움을 샀다. LH사태를 무마하기 위한 ‘사기극’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삼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는 2023년 시가총액 420조로 삼성그룹 전체의 68%를 차지하는 핵심기업이다.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가장 인지도가 높은 우리나라 최대의 다국적기업이다. 직간접 고용만 15만명에 이른다. 전북도와 고창군은 삼성전자 물류센터가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행정절차 등 최대한 편의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기업이 필요해서 투자를 했겠지만 삼성전자가 물류시설 뿐만 아니라 앞으로 스마트 생산기반과 2차전지, 바이오, 의생명 분야에도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도민들도 삼성전자가 더 커지고 성장할 수 있게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9.26 15:57

하회마을과 전동차

조선 시대 한옥의 원형을 품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삼면을 감싸 안고 있는 독특한 지형과 빼어난 자연경관, 한옥 군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오래전부터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에는 국내외에 이름을 더 널리 알려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하회마을은 이 때문에(?) 위기를 겪어야 했다. 때아닌 분쟁으로 하회마을이 전국적인 이슈가 된 것은 2018년 말 즈음이다. 마을에서 운행되는 전동차를 둘러싼 분쟁이 주범이었다. 마을 안 골목길을 달리는 전동차 운행 독점권을 둘러싼 업체 간 싸움이었지만 그 분쟁을 불러온 원인이 있었다. 60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와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이 배인 한옥, 멋스러운 흙담 사이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골목길을 누비며 다니기 시작한 전동차였다. 전동차 행렬은 마을의 격에 어울리지도 않고 위험천만한 흉기나 다를 바 없었지만, 법적 근거가 미흡한 상황에서 규제는 한계가 있었다. 하회마을 전동차 운행은 그 뒤로도 여러 해 지속되었다. 오히려 전동차 불법 탈법 운영이 마을을 위기로 몰았다. 무질서한 운행으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고즈넉하고 운치 있던 마을 이미지는 사라졌다.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불거질 정도였다. 문화재청과 안동시가 나선 것은 2021년 여름이다. 하회마을의 전동차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마을 입구에 차량관제시스템을 설치해 전동차의 마을 진입을 막는 방식이었다. 차단시설을 운영한 지 1개월, 하회마을은 옛 모습을 찾았다. 마을에 전동차가 다니기 시작한 것이 2016년이니 옛 정취와 마을 이미지를 다시 찾기까지 5년이 걸린 셈이다. 여행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블로그와 댓글을 보니 환영 일색(?)이다. 오히려 때늦은 조치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전주시가 지난 7월, 전주한옥마을을 대상으로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한옥마을의 허용 음식 품목과 전동차 대여업에 대한 제한 완화다. ‘정체돼 있던 한옥마을이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란다. 한옥마을은 이미 1,000만 명 관광객을 끌어낸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거점이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보존과 관리 대책은 보이지 않고 무조건 풀기만 하는 규제 완화는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주말 한옥마을에 꼭 가보시라.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고 좁은 골목길을 종횡무진하는 전동차와 그 행렬을 피해 걸어야 하는 수많은 여행객의 위태로운 광경을. 지금, 전주한옥마을이 위태롭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9.26 15:53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윈스턴 처칠의 “사람은 공간을 만들지만, 그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명언이 있다. 처칠은 1943년 런던 폭격으로 파괴된 하원을 재건하기 위한 연설에서 한 말이다. 처칠은 기존의 작고 좁은 하원 공간처럼 ‘서로를 마주보며, 가까이에서 토론하는 공론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좌우가 가까이에서 토론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 영국 의회의 모습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 ? 역세권, 구도심, 주거지, 전통시장등 다양한 현장에서 공동체 재생 혹은 마을이란 주제로 여러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그 안에서 항상 고민해왔던 지점은 ‘우리는 어떻게 협력 하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있는가?’였다. 즉,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무엇인가?’란 근본적인 질문으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 도시의 압축적인 성장과 개발(과도한 팽창) 속에서 만들어진 공간은 혹은 장소는 삶의 지평을 안정화하기 보다는 자본을 축적 시키는 부동산 가치로 환원되지 오래다. 결국 어떤 소비만을 독촉하는 시설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삶을 담아내기란 쉽지 않다. 편의시설은 많아졌지만, 삶의 공간과 장소들은 한쪽으로 계속 내몰려 잃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관습화되고 상투적으로 변질된 공간과 장소 속에서 삶에 의미 있는 생산을 멈춘 지 오래고, 어쩌면 공급과 소비란 단순화된 패턴의 공간과 시설 속에서 반복된 일상을 보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에게 창조란 행위가 관념적이거나 도시민의 삶(일상과 생활)과 괴리된 무거운 단어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 반면, 요즘 도시와 농촌공간에 대한 개발과 성장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실험중이기도 하다. 공동체, 재생, 창조, 협력과 협동, 주민-시민, 순환, 문화적 생태계 란 가치 중심적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문화적 공동체, 일상과 생활의 새로운 탐독, 문화와 예술로 관계 맺기, 일상적 장소에 대한 재생과 같은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문화적 실험들이 신선하게 이루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시도들이 연결되어 시대의 또 다른 흐름으로 단단히 성장하기를 열망 해본다. 관념에 갇히지 않고 즐겁게 상상하는 것 현재의 일에 지쳐 있지만 휴식을 계획하고 새로운 일을 꾸며내는 당찬 기운은 부러울 만큼 힘찼다. 아직도 뭔가를 해봐야 되는 열정과 앞으로 살아낼 시간에 대한 설렘과 불안이 섞여 있는 청년들이지만, 그들 각자의 또 다른 길에 대한 불안과 부족함을 관계를 통해 채우고 위로할 줄 아는 현명한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청년들일 것이다. 사는 것은 진지하고 무겁다. 살수록 더욱 그렇다. 경험이 많을수록 자기만의 고정관념에 빠지기 쉽다. ‘새로움이란 창조란 그러한 것을 유쾌하게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즐거움’일 것이다. 유쾌한 해석과 실천을 해나가는 것 결국, 우리네 삶의 모습과 활동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장소를 창조하는 것 아닐까? 창조적인 행위가, 장소가 일부 전문가와 극히 일부의 예술가의 생산적 전유물이 아닌, 우리네 일상과 생활의 무대가 되는 평범한 공간과 장소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실천의 모습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소영식 전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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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6 14:32

전북특별자치도 전부개정안, 연내 반드시 통과돼야

지난 8월 30일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8월 전북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한 지 1년여만에 거둔 성과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낙후된 전라북도에 찾아온 특별한 기회다. 그동안 전북은 국가균형발전 핵심 정책에서 소외되고, 광역시와 인접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SOC 조성과 지원에서 제외되며 지역 인프라 격차가 심해져 왔다. 전북은 GRDP 내 농림어업 비중이 전국 1위로 농도 전북의 위상은 남아있지만,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농가인구가 급감해 농사지을 사람조차 없어지며 인력 부족 문제는 농촌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 잡았다. 전북의 인구감소율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인구증감률은 광역권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고, 미래 인구 전망치도 암울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전망에 따르면 전북 인구는 1960년대 대비 2050년 –37.9%를 전망하고 있다. 전북의 광역 소멸까지 언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규제와 국가 발전 정책의 소외는 기업과 자본의 이탈을 초래했고, 인구 유출로 이어졌다. 결국 정주 환경 악화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자본이탈과 인구 위기를 가져오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 이미 지역 간 양극화가 벌어진 상황에서 전북이 독자적인 발전을 이뤄내려면 그동안의 뒤처진 현실을 뛰어넘을 만한 권한과 역량이 필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 성공 출범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유독 가혹하게 산업화에 빗겨 갔던 전북이 지역균형발전을 스스로 이뤄 보겠다는 도전이자 선언이다. 국회는 이 같은 전북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 다행히, 지난해 말 전북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내년 1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실질적인 권한이양이라는 핵심 내용이 빠졌지만 충분히 훌륭한 시작이자 성과였다. 이젠 전북특별자치도라는 새로운 집에 걸맞은 내부 인테리어를 알차게 채울 차례다. 전북특별자치도의 핵심은 고도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 기회는 이번 전부개정안에서부터 시작한다. 전북도민들이 염원해왔던 특별한 전북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전북도가 그동안 준비해온 특례는 이제 협상테이블 위에 올려졌고, 공은 국회로 넘어왔다. 이제는 국회가 답할 차례다. 9월 내에는 행안위 전체회의에 전북특별법 전부개정안이 상정되고, 법안 심사를 위한 논의 절차에 속히 착수해야 한다. 균형발전에는 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특별자치도라는 현안은 정쟁이 되어선 안 된다. 지난 6월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호남을 찾아 알맹이가 꽉 찬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해 국가균형발전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여야가 전북 현안에 인식을 같이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우리는 지난 3월 완주 수소 국가산단, 7월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거치며, 도민들이 하나 되어 힘을 모으면 전북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전북특별자치도 성공 시대가 머지 않았다. 연내 전북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500만 전북인의 민심에 화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병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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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6 14:32

유린받는 간병인 인권 보호책 마련을

직업에 귀천이 있을까만, 급격한 초고령사회에 접어드는 요즘 간병인만큼 착취와 인권유린을 당하는 직업군을 찾기도 쉽지않다. 친자식도 자기 부모를 제대로 봉양하기 어려운 사회환경 속에서 모두가 꺼리는 일을 하는 간병인은 누구보다도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하고 특히 직업인으로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현실은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전북 요양환자는 5만 5616명이고 이를 관리하는 요양보호사는 2만 5945명에 달한다. 고령화 추세가 가장 가파르게 진행중인 전북의 현실을 잘 보여주는 수치다. 그런데 이들의 일상을 보살피는 간병인은 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적용이 안 돼 대표적으로 을질을 당하는 공간에 내몰리고 있다. 폭언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당장 먹고살기 위해서는 문제를 일으키기 어렵기에 신고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들은 간병만 하는게 아니다. 일상적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각종 크고작은 일을 해야한다. 무시당하거나 폭언 피해를 입는 경우도 허다하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 환자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에 간병인의 도움이 절대적이나 일부 환자의 추행과 폭언은 도를 넘기 일쑤다. 결론은 사적 간병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호 장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근로기준법상 간병인은 요양보호사, 간호사와 달리 가사(家事) 사용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보험 혜택에서 제외되며 임금에서도 최저임금법도 적용받지 못한다. 대다수 간병인들은 간병인센터를 통해 일을 구하는데 쥐꼬리만한 월급에서 수수료를 공제한다. 간병 파산, 간병 전쟁, 간병 지옥이란 말까지 있다. 간병으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주는 단어들이다. 요양시설 종사자도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이다. 사랑과 존중을 받아 마땅한 특수직종이라는 얘기다. 요양 환자의 학대가 가끔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관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간병인들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다. 급격한 고령화는 멈출 수없는 사회적 추세며, 부모를 돌봐야 할 자녀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개인이 돌봄비용을 감당하는게 점점 불가능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요양 환자의 인권을 제대로 확보하려면 이들을 케어하는 간병인들의 인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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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26 11:54

불로소득 자본주의, 지대로 빼앗고 지역은 무능하다는 프레임까지 씌워

작년 선배교수가 영국 경제학자 브렛 크리스토퍼스의「Rentier Capitalism(2020)」를 함께 번역하자고 했을 때 rentier capitalism은 이미 ‘불로소득 자본주의’라는 용어로 정리되어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추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었다. rentier(지대수익 추구)는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의 수익 창출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훨씬 뛰어 넘어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여 자신이 기여한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뽑아내는 행위를 가리키기 때문에 불로소득이란 용어가 더욱 적절하리라 싶다. 지대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경쟁이 제한되거나 아예 경쟁을 사라지게 만든 상황에서 (희소)자원을 소유·통제하거나 지배함으로써 도출되는 비생산적 부문의 소득을 의미한다. 최근 철도파업이 벌어진 원인처럼 효율과 경쟁을 앞세워 공공부문을 줄곧 민영화하거나 규제완화하려는 시도 역시 지대추구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에너지, 교통, 통신, 철도, 전력, 의료와 같은 집합적 필수자원이 소수 자본에게 사유화되면 당연히 독점과 강력한 시장지배력으로 적정 가치를 넘는 초과지대가 발생한다. 불로소득이 노동소득을 약탈하면 소비 구매력이 줄어들어 경제는 침체에 빠진다. 시장지배력으로 땀 흘리지 않고도 돈을 버는 불로소득 기업가들은 혁신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양극화된 불평등은 심화되어 파국의 길을 재촉할 수밖에 없다. 독점화와 권력집중으로 강력한 지배력을 확보한 비경제적 권력이 취약한 타자에게 끊임없이 비용지불을 압박하는 조건에서도 지대는 발생한다. 수도권은 인구의 절반이 집중하고 정부 공공기관, 교육과 의료기관, 법인 본사, 첨단산업과 제조업을 비롯한 모든 기회와 정보가 몰려있어서 독점지대를 발생시킨다. 지역의 대기업과 대형유통망을 통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은 물론 고가의 교육과 의료기관 접근에다 자녀들의 수도권 정착비용까지 3%(GRDP) 비중의 최하위 전북경제는 힘겹기만 하다. 고가의 부동산 비용은 지역경제까지 메말린다. 서울에서 수도권을 거쳐 지역에 이르기까지 지대추구를 매개로 피라미드 구조로 이어져있음이다. 한국의 불로소득 자본주의가 지역을 갉아 먹고 소멸위기로 몰아가는 상황은, 자기 꼬리를 잡아먹으며 마침내 자멸하는 뱀과도 같은「식인(카니발) 자본주의(2023)」(낸시 프레이저)의 모습이다. 단계적으로 윗돌이 아랫돌을 짓누르며 기생하는 불로소득 자본주의는 필연적으로 위계화되어 있다. 그것은 수능성적으로 줄 세워진 1등과 꼴등의 사다리꼴 모형에도 투영된다. 이번 잼버리 사태에서도 드러나듯 중앙은 유능하고 전북이 무능하다는 여당의 책임 떠넘기기는 지역을 이간시키고 종속화하여 지대 추구를 정당화한다. 뺏는 자의 최선은 뺏기는 자가 저항하지 못하도록 혐오하고 무력화하는 일이다. 브렛 크리스토퍼스는 불로소득 자본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지역 공동체 부의 형성’(지역 살찌우기)와 지역의 재생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전북의 지역문제도 지대 추출의 불로소득 자본주의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면 지역순환의 내생적 발전과 더불어 분권, 자치, 연대가 왜 필요한지도 정확히 알게 된다. / 원용찬 전북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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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7:39

신흥계곡, 도라지밭 옆에서

어느 봄날이었나, 아니 여름날이었나, 길게 산책을 하면서 이런저런 잡념을 추스르느라 나비 한 마리 눈길을 끌지 못했는데, 마짐바위에 이르자 문득 그 잡념이 소슬하게 가셨다. 무심하게 하천에 눈길을 돌리다 작고 동그란 까만 눈과 시선이 마주쳤다. 수달이었다. 수달은 나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는 듯이 물 위에 평화롭게 하늘을 향해 배를 드러내고 그렇게 누워있었다. 순간 그 천연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서 있었다. 이후 신흥계곡에서 수달을 본 적이 없다. 신흥계곡은 점점 변해갔다, 뜨거운 여름날에도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기가 꺼려질 정도로 해캄과 수초로 덮여 버린 곳을 수달이 다시 오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듯하다. 다시는 그 천연한 귀여운 모습을 보던 계곡으로 되돌리기는 더더욱 어려울듯하다. 다만 내 머릿속에서만 수도 없이 되풀이되어 나타나는 수달과의 만남은 속 깊이 커나가는 아픈 기억이 되었다. 작년 7월, 늘 다니던 길을 벗어나 신흥계곡 상류에 있는 신흥골로 접어들었다. 이곳은 좁은 오솔길이 깊숙이 나 있었지만, 인적이 없는 울창한 검은 숲에 두려움을 느낀 나머지 얼마 걷지 않아 가던 길을 포기하고 되돌아감으로써 안쪽으로 깊숙이 가보지 못한 곳이었다. 그랬던 신흥골에 난리가 났다. 깊숙한 좁은 오솔길은 사라지고 포클레인과 트럭이 오가고 있었다. 두려움을 줄 정도로 원시림 같았던 검은 숲이 속절없이 훼손되고 있었다. 태풍과 소나기가 쏟아지던 7월 장마 중에 깊은 산골 숲속에선 산을 뭉개고 길을 내고 그 길 끝에 3m는 족히 넘는 축대를 쌓아 거대한 인공의 섬을 만들었다. 그 섬을 만든이는 도라지밭이라 우겼다. 섬이든 도라지밭이든 그 앞에서 미래에 대한 위협을 느꼈다. 마치 ‘위험사회’의 바벨탑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바벨탑은 무너지기 위해서 쌓는 것이 아닌가! 동식물과 인간으로 구성된 지구 속 하나의 공동체 속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저 벌거벗은 모습이야말로 실제 나의 모습 같아서 두려웠다. 마짐바위 옆 개울에서 천연하게 나를 바라보던 수달의 모습 같아서 두려웠다. 나무가 베어지고 동물들이 사라지는 곳에서, 나 자신은 희생자라 느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고, 따라서 가장 어리석은 시대”(웬델)에 살고 있다.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시대인지라 산골이라 하여 피해갈 수는 없는 것 같다. 이후 가끔씩 동무들과 도라지 한뿌리 없는 도라지밭으로 걷는다. 불법으로 조성된 도라지밭은 1년이 훨씬 지나도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큰비에 이미 위험을 예상했던 것처럼 벌거벗은 주변은 이리저리 골이 파여 어수선하다. 어찌하여 이들은 이토록 잔인하게 자연에 상처를 입히고 위협을 가하는 것일까? 소문은 무성하나 “다만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걸어가는 일”(권경인) 뿐이어서 걷는다. 태양은 빛나고, 훈풍이 살살거리는 완벽한 날이었다. 깊은 산속 도라지밭 옆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이끌려 모두 양말을 벗고 그 쨍한 차가운 계곡물에 발을 담갔다. 느리지만 숙지게 걸으면서 여기까지 온 동무들이다. 평평한 바위를 찾아 잠시 머무르니 머릿속까지 얼얼해지며 마음이 움직인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아주 단순한 행위가 지금 여기 있는 동무들을 ‘우리’라는 연대의식으로 묶어 놓았다. 아, 내가 열렬히 좋아했던 것은 바로 이런 느낌이었구나! “개인은 자신의 장소와 별개가 아니다. 그가 바로 장소이다.”(에드워드 랠프) /이선애 농부∙완주자연지킴이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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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7:38

전북인이여  항거합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전북은 위기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 관련 2024년도 국가 예산을 78% 삭감했습니다. 가히 충격적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윤석열 정부가 우리하고 지리적으로 이웃하고 있는 충남이나 전남지역의 국책사업 국가 예산을 78%나 삭감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느 지역이든 그런 행위를 하게 되면 엄청나게 큰 정치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하필 전북에 새만금 잼버리 파행을 구실삼아 국가 예산 삭감을 보복적으로 했을까요. 이유는 전북은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예산으로 보복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생각한 거죠. ‘전북은 국가 예산을 보복적으로 삭감당해도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반응한다 해도 전국적 여론 흐름에 영향력이 적어서 파괴력이 없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 전북을 이렇게 알고 예산삭감을 결행한 것입니다. ‘위기와 기회는 공존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이 지금 ‘전북의 현 상황하고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진다.’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전북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현재는 위기이지만 앞으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집권 세력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평소 전북에 대해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르게 대응하여 의외의 모습으로 그들을 놀라게 할 것이냐! 아니면 그들의 생각대로 주저앉을 것이냐! 이제 선택은 우리에게 넘겨졌습니다. 집권 세력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국가예산을 마치 본인들의 쌈짓돈을 쓰듯 그들과 함께하는 집단의 요청에는 선심성 예산을 듬뿍듬뿍 퍼주고 그렇지 않은 지역에는 앙갚음을 하듯 절대적으로 필요한 예산마저도 삭감해 버리는 행태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첫 번째. 우리 전북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 지도자들은 머리를 맞대고 밤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삭발과 단식을 행위에서 그치지 말고 그 결의를 지혜로 이어가며 행동하여 결실을 맺어야 합니다 두 번째. 우리 전북은 행동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모든 예산을 복원해 내야 합니다. 혹자는 이럽니다. ‘이번 사태를 국민의힘 어느 후보는 선거전략으로 활용하려 한다. 윤석열 정부가 전북의 새만금 관련 예산을 내팽개치듯 두들겨 패놓은 상태에서 전북도민의 결집 된 반발과 민주당이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2024년도 국가예산 통과를 저지하면 집권 세력인 윤석열 정부는 새만금 관련 예산을 선심 쓰듯 되돌려 놓을 것이다. 그러면 전북지역 국민의힘 출마 후보자는 이를 자기의 공으로 돌려서 자기가 해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선거용으로 사용할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시나리오입니다. 이런 시나리오가 들리는 것도 정말 전북인의 자존심을 상하게 합니다.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 국가 예산임을 무시하고 장난치듯 하는 집단이 현 집권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도민 여러분! 전북의 새만금 국제공항 총사업비는 8천억원 규모입니다. 반면 부산가덕도 신공항 총사업비는 13조원 규모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이마저 새만금 국제공항 올해 예산은 89%가 삭감되었습니다. 국가 예산으로 전북을 비웃고 무시하고 멸시하는 현실에 분개합시다. 전북도민들은 현실 상황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전북도민의 우롱을 반드시 심판해야 합니다. 동학혁명의 후예답게 분연히 일어나 전북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우리의 자존감 수립을 위한 항거에 동참합시다. / 박진만 전라북도건축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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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7:38

지나친 상업화로 정체성 훼손된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이 지나친 상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스트푸드점과 조잡한 외국산 기념품, 크게 늘어난 전동차 등이 난립해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랑하던 한옥마을이 ‘기와지붕만 한옥으로 씌운 관광지’로 변해 버렸다. 이처럼 정체성이 훼손된 것은 코로나19로 묶였던 관광객이 몰려든데다 상업화가 급격히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일 한옥마을 일원의 허용 음식 품목 및 건물 층수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이 고시되면서 기름에 물을 부은 꼴이 되었다. 개정 고시에 따르면 일부 프랜차이즈와 패스트푸드점을 제외하고 한식 중식 일식 등의 입점제한이 풀렸다. 또 건축물 층수도 한옥마을의 핵심거리인 태조로·은행로에 한해 지상 2층이 허용되고, 전 지구에 지하층도 허용되었다. 상업허가 요건도 종전 폭 8m이상 도로에 접한 대지에서 6m이상으로 완화했다. 이로 인해 대로변 상가에는 탕후루, 닭날개볶음밥, 타코야끼 등 중국 대만 일본 등에서 비롯된 길거리 음식이 중요 상점을 석권했다. 대로변 상가 164곳 가운데 관광지형 가게만 54.9%인 90곳이 들어선 것이다. 또 2015년 당시 1-2개 업체에 불과하던 전동차 대여업이 최근에는 26개 업체로 늘어 400여대 이상이 운영되고 있다. 전주시는 이 같은 규제 완화로 지난해 1129만명이던 관광객 수가 올해는 1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로 땅값이 상승하고 소음과 교통난 등 주거환경이 악화되자 마을주민들은 떠나고 한옥을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만 몰려들었다. 2010년 2083명이던 한옥마을 주민들이 지난해 908명으로 반토막 이하가 되었다. 주거지이자 관광지라는 한옥마을의 핵심가치가 무너진 것이다. 1930년대부터 교동과 풍남문 일대에 들어선 660여 채의 한옥마을은 가장 한국적인 정서가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주목받았다. 한국관광공사가 2년마다 뽑는 ‘한국관광 100선’에 6번 연속 이름을 올렸으며 도심속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한옥마을은 지금 너무 많은 관광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과 원주민이 떠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주시는 관광객 유치도 좋으나 지속 가능성, 정체성 훼손, 무체류형 관광 등 속도와 방향을 좀더 고민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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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7:38

새만금 산업용지 선제적으로 확보를

잼버리 파행에 이은 새만금사업 전반에 대한 중단 또는 지체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어떤 논란에도 불구하고 결코 놓치지 않아야 할게 있다. 바로 새만금 SOC 확충과 적기에 산업용지를 확보해야 하다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 산업용지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느냐 못하느냐는 결국 새만금 전반은 물론, 크게 보면 국가 경제의 미래 성장동력을 좌우할 만큼 중차대한 문제다. “물 들어올때 노를 저여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때 하는 말이다. 그런점에서 새만금개발청이 다음 달 새만금 산단 잔여 공구(3·7공구)를 당초 계획보다 1년 더 빨리 착공키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판단이다. 현재 조성된 새만금 산단(1·2·5·6공구)의 면적은 810㏊(8.1㎢)로 이 가운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용지 면적은 526㏊(5.3㎢)다. 올해 63㏊(0.63㎢)가 추가 분양돼 8월 말 기준 누적 분양률은 69%다. 투자협약 면적 68㏊(0.68㎢)를 포함한 분양률은 82%다. 남아 있는 94㏊(0.94㎢)도 구체적인 투자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올해 분양이 모두 완료될 예정이다. 정부가 새만금 기본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는데 결과적으로 이는 2차전지 등 첨단산업 기업들이 입주할 산업용지를 늘리는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각종 세제혜택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 등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가 급증하면서 사실상 완판 상태다. 지난해 6월 새만금을 첫 번째 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하고 입주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하면서 기업유치가 탄력을 받고 있다. 더욱이 지난 7월 새만금 일대가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공장 증설을 하려는 국내 기업이 새만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재검토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안에서 농지 비중을 줄이고 산업단지를 확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후문이다. 총 면적 409㎢에 해당하는 새만금은 현재 산업연구용지인 1권역이 전체 25.6%(74.4㎢), 농지가 들어서는 농·생명권역이 35.6%(103.6㎢)인데 이 비율을 다시 조정할 소지가 커 보인다. 다만, 잼버리와 아무 관련도 없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계획이 변경되는 동안 자칫 시간만 낭비될 소지도 크다. 논란과는 별개로 새만금 산단 부지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산단 잔여 공구 조기 매립은 미루거나 논란을 벌일 문제가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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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4:55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책 읽기

‘그래도 괜찮을까?’ 지난 2009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디지털 교과서 실험 연구학교’였던 전주 용흥초등학교에서 ‘디지털 교과서 체험행사’가 열렸다. 이날 교사와 학생들은 시범수업을 통해 ‘종이 없는 미래교실’의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책상에는 교과서와 노트·필기구 대신 학습전용 단말기(태블릿PC)와 전자펜이 놓였다. 또 교사는 분필이 놓인 녹색 칠판 대신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대형 전자칠판에 멀티미디어 수업자료를 불러내 설명했다. 가까운 미래 현실이 될 새로운 교육환경을 미리 본 필자의 소감은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칠판 등 첨단 디지털 기기가 바꿔놓을 미래 교실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는 걱정이 있었다. ‘아이들이 종이책과 연필을 놓으면 책 읽기·글쓰기와도 멀어질 텐데, 그래도 괜찮을까?’ 시대에 동떨어진 구닥다리 사고를 이후에도 좀처럼 버리지 못했다. 당시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 시범학교를 늘려 2013년부터는 모든 초·중·고교로 확대, 종이 교과서 시대의 막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좀 늦어지기는 했지만 그때 본 ‘미래의 교실’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현실화됐거나 현실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1~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에듀테크 박람회’에서 2025년부터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 교과서를 선보였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잃은 것, 지금 잃고 있는 것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특히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심도 있게 생각해볼 일이다. 우려가 적지 않다. 디지털 기기가 읽기·쓰기 등 리터러시 능력과 기초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그리고 이런 걱정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우리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에 비해 독서량이 적고, 글을 잘 쓰지 않아서다. 글씨도 개발새발이다. SNS를 통해 짧고 간단한 의사소통만을 주로 해온 탓에 글이나 말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데 서툴고, 복잡하고 긴 문장의 해독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스웨덴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몇몇 국가에서는 디지털 교육에 제동을 걸고,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기기 활용교육을 중단하고, 인쇄된 책을 읽고 종이에 글을 쓰도록 하는 아날로그 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무르익는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고 손때 묻은 종이책 한 권씩 들고 아이들과 함께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밑줄 그어 가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면 어떨까. 우리 아이들에게 종이책을 읽고 원고지에 손글씨로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면 어떨까. 어느 날 갑자기 교육 현장에서 아날로그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훅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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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5 12:20

군산시간여행 축제와 함께 근대문화의 역사 기억해요

역사는 인류사회의 발전과 관련된 의미 있는 과거 사실들에 대한 인식과 그 기록을 말한다. 특히 군산의 근대문화역사는 우리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영원히 볼 수 없도록 폐기할 것인가, 아니면 보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했다. 1900년대 초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 시대의 역사가 한반도 곳곳에 남아 있지만 전국적으로 그 유산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곳 중에 한곳이 바로 군산이다. 지난 1899년 5월 1일 군산항의 개항은 일본의 한반도 침략 발판이었으며 100여년이 지난 지금 군산시 장미동과 월명동, 신흥동 등 군산 내항 일대에는 일제 강점기 군산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군산은 근대문화유산 도시답게 군산만이 지니고 있는 자산과 잠재력을 활용해 지역 독창성을 담은 시간행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에는 오는 10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간 시간여행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 지난 2013년 첫 개최된 군산시간여행은 일제 강점기 수탈의 만행 속에 군산 공동체의 고통과 항거, 치열한 삶의 역사를 공유하고 새기는 근대 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을 시작으로 시간을 되돌려 근대 이전 과거로 그리고 현대를 지나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군산의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고 새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여기에 시민·관광객 등 축제 참가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화합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수탈에 대한 고통을 상기해 보는 교육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벌써 11회째를 맞는 시간여행축제는 민간주도형 축제로 전환해 매년 소주제를 정하고 있다. 전국 최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문화체험형 관광축제이자 4년 연속 전라북도 최우수 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예비문화관광 축제로 선정되며 이제는 지역 축제가 아닌 대한민국이 인정하는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번 축제는 ‘군산시간여행, 100년의 미(味)를 찾아서’라는 주제와 ‘근대의 맛’을 축제 테마로 정했으며 무엇보다 기존보다 시민참여를 강화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를 통해 근대역사문화의 정체성을 보다 집중적으로 구현하고, 아울러 시간여행퍼레이드, 군산대한독립만세 미션게임, 군산공룡대탐험,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 등 과거와 미래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컨텐츠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어 시간여행의 묘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또, 축제 속의 작은 페스티벌인 군산짬뽕페스티벌이 축제기간동안 군산시 동령길(장미동)일원 짬뽕특화거리에서 같이 열려 다양한 이벤트와 세계의 이색 짬뽕을 같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는 군산 짬뽕의 맛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며 먹방 여행의 성지로 떠오르자 이를 좀 더 음식문화 관광으로 활성시키기 위해 짬뽕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관련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있는데, 갈수록 관광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축제에 참여하는 업소는 짬뽕특화 거리 입점업소 9개소뿐만 아니라 지역 내 짬뽕 맛집 5개소 등도 함께한다. 이 시기에는 어느 지역, 어느 곳을 가더라도 각자의 색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축제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군산에 오면, 오직 군산만이 갖고 있는 색과 멋, 그리고 맛으로 군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물들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일 하기 좋고, 책 읽기 좋고, 즐길 거리 많은 좋은 계절 가을, 제11회 군산시간여행 축제에서 100년의 미(味)를 찾아 근대의 맛을 즐기고 소중한 추억을 많이 만들고 간다면 ‘힘들었던 2023년이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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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4 18:16

5인 미만 사업장, 산재사고 대폭 줄여야

전북지역 산업재해가 줄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지 1년 8개월이 넘었으나 오히려 산재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5인 미만의 영세 사업장 산재사고가 1/3 이상을 차지해 이들에 대한 지원 및 관리 감독을 강화했으면 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북의 산업재해자 수는 2만832명(사망자 341명)으로 연평균 4166명의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재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7월 기준 전북에서 2551명의 근로자가 근무 중 다치고 또 24명이 사망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영세사업장에서 일어나는 산업재해다. 지난 5년간 5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자 수는 7483명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그리고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 재해자 수는 8839명으로 42.43%였다. 또 산업재해 발생형태는 넘어짐, 떨어짐, 끼임 등의 순서로 많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은 물론 근로기준법도 대부분 적용되지 않아 산재사고의 사각지대에 있다. 지난해 1월 27일부터 산업현장의 사고를 막기 위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산업현장에서 사망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책임자를 처벌해 안전도를 높인다는 게 당초 취지였다. 또 내년 1월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이 법이 확대 적용된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제정 당시부터 논란이 많았다. 재계는 중대재해의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사업주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고 있다며 반발했다. 반면 노동계는 법 시행 이후에도 산재 사망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엄격한 법 적용을 요구했다. 실제로 법 적용 이후에도 처벌된 기업주가 많지 않고 재해도 줄지 않는 것을 보면 엄격하게 법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산재는 기업주 뿐만 아니라 노동자 개인의 주의노력도 중요하다. 소규모 사업장 일수록 안전시설도 허술하고 안전교육을 받을 기회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영세사업장의 안전시설 등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한편 관리감독도 강화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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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24 18:04

퇴직 공무원 연루 공직사회 부조리 척결을

공직사회 전관예우 관행과 퇴직 공무원이 연루된 각종 부조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 전북교육청 시설직 공무원 출신의 모 업체 간부와 현직 교육청 간부들이 함께 해외 골프여행을 떠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해당 퇴직 공무원이 간부로 재취업한 업체가 교육청에서 발주한 사업을 대거 수주한 것으로 나타나 이해관계 충돌 의혹이 불거졌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연루된 간부 공무원들을 즉각 대기발령 조치했다.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동시에 도내 14개 시·군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업체와의 유착 여부를 전수 조사해 부조리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다. 애초 교육청 발주 공사 수주에 매달려온 업체에 간부로 재취직한 퇴직 공무원과 현직에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간의 긴밀한 교류 자체에 문제가 있다. 아무리 사적인 만남이라고 해도, 과거의 상하관계와 오랜 친분을 빌미로 부정·비리가 끼어들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학교 공사를 수주해온 업체에서 교육청 퇴직자를 간부로 영입한 이유도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을 텐데 이를 경계하지 않았다면 그 자체에 잘못이 있다 할 것이다. 현직 간부 공무원들이 문제의 소지를 아예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배나무 아래에서는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격언도 있지 않은가. 이런 차원에서 공직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서 교육감의 강도 높은 대응과 부조리 척결 의지 표명은 매우 적절했다. 퇴직 공무원들이 연루된 공직사회 부조리는 교육청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지자체, 그리고 공기업에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의 배경에도 오랜 전관예우 관행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중앙부처와 지자체, 교육청 등 각 기관이 관련 업체에 재취직한 퇴직자들과의 검은 커넥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고강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내부 구성원들이 평소 이를 숙지하고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청도 이번 기회에 공직사회에서 좀처럼 끊어내지 못하고 있는 잘못된 관행을 단호하게 척결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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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9.24 17:57

현역 물갈이론 확산

도민들은 정부가 새만금관련예산을 78%나 대폭 삭감 시켰다고 연일 성토하면서 복원시키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삭발 투쟁을 벌이지만 정부 여당은 미동도 않고 있다. 다른 지역 같으면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정부와 국힘이 새만금잼버리 실패를 전북에다가 뒤집어 씌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한 것은 대단히 잘못했다.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부 논리가 너무 박약하고 견강부회(牽强附會)치곤 도를 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잼버리 실패책임론이 중앙정부로 옮겨 붙지 않도록 앞서 정부가 전북을 속죄양으로 삼아 무리하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한 것. 그도 그럴 것이 이 지역 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가장 오래동안 조직위원장으로 관여해왔고 김관영지사가 개최지 지사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집행위원장을 맡아기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 그간 감사원이 자료수집을 통해 현지 감사에 나섰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여가부장관 등 5인공동조직위원장의 책임이 가장 크고 25%의 예산을 집행한 전북지사는 국민들에게 사과했고 그 범위내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동정을 사고 있다. 사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한테는 새만금잼버리 실패가 좋은 먹잇감처럼 돼버렸다. 전북도가 대회 개최에는 별반 신경쓰지 않고 새만금관련예산이라는 잿밥에만 온통 신경을 썼다면서 정부가 엉뚱하게 실패책임을 전북도에 씌운 것이다. 감사결과로 책임이 가려지겠지만 전북은 새만금관련예산 삭감과 다시 기본계획을 수립하라는 한덕수 총리 지시로 김이 빠져버렸다.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이 정부들어 본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믿음이 사라지면서 절망감에 싸여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개발에 속도감을 내도록 하겠다면서 기업들이 바글바글 거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내용이 물거품처럼 날아가 모두가 허퉁해 하고 있다. 사실 전남 충남 등은 새만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된 것에 불만이 컸다. 이들은 새만금에 이차단지가 조성될 경우 기업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져 자칫 자신들 지역이 불이익이 나타날까봐 염려했던 것으로 탐문 됐다. 예전 진보정권서도 광주 전남과 충남에서 새만금국제공항건설 등을 반대, 예산지원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었다. 정부가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해서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산에 편성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심을 확보하려는 포퓰리즘 정책 밖에 안된다. 아무튼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힘이 약해 벌어진 일인만큼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예산 심의과정이 남아 어느 정도 기대를 갖게 하지만 또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역별로 연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벌이면서도 대대적인 현역물갈이론이 확산돼 간다. 이들 현역의원들이 내년 22대 총선에 재공천 받아 출마하는 것에만 신경을 몰두하다 보니까 초기 대응도 엉망진창이었다면서 정치력이 약한 의원은 컷오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력이 약해서 당한 만큼 내년 총선 때 역량있는 인물이 선출되도록 도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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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9.24 17:57

어머니의 메주

콩이 익어가는 가을이 오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마당 한 귀퉁이/ 가마솥에 콩을 삶는 어머니/ 잘 마른 장작에 한 솥을 끓여낼 군불이 타오른다/ 한 해 내내 태풍과 뙤약볕과 함께한/어머니의 가슴속 깊이 들어찬/ 누런 메주콩/ 땀방울처럼 알알이 빛난다/ 돌절구에 푹 안겨 연해진/ 누런 메주콩/ 따뜻한 아랫목에서 곰삭으며/ 자식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와 함께/ 한 겨울을 난다”/ 필자는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을 맞이하여 농부의 고마움과 자식의 앞날을 위해 걱정하는 어머니의 은혜에 대해 표현하고자 자작시(詩) 한 편을 기고하게 되었다. 마이산에서 무주 안성 방향으로 30분 더 달려야 도착하는 구리가 나왔던 시골마을. 진안군 동향면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소년시절을 보냈다. 동향면은 옛날 구 용담군 관내로 되어 있을 때에는 지금의 대량리(大良里), 능금리(能金里), 학선리(鶴仙里)를 관할하던 일동면(一東面)과 지금의 자산리(紫山里) 성산리(聖山里) 신송리(新松里)를 관할하던 이동면(二東面)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한일합방 이후 1914년 동향면(銅鄕面)으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향면은 산간 벽지이지만 무주 안성의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르는 구량천(九良川)이 중앙을 관통하고 있고, 소재지 대량리(大良里)들판은 옛부터 '굴렁이 들'이라고 부르고 있다. 또한, 용담향교가 처음 세워진 곳이 바로 동향이며, 이조 태종(太宗)이 독곡 성석린에게 내린 친필 어서(御書)를 보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필자는 농촌의 자연환경속에서 농부의 하루와 농촌의 사계절을 체험하며 성장해왔다. 그 결과 유소년에서 성인기를 거쳐 지천명이 가까워지는 지금의 이루러 고향의 자연환경, 고향의 농작물, 고향 사람들 그리고 부모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어머니의 하루를 보며, ‘메주’라는 시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 시(詩)는 농촌진흥청 개청 60주년 시(詩) 공모전에 참여하여 입선한 작품이기도하다. 먼저, 지면을 빌어 부족한 시를 좋게 평가해 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필자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수 많은 식물을 보고 관리하면서 느낀 감정을 팔순이 훌쩍 넘으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시(詩)로 토해 내었다. 3년 전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한 달에 한 번 고향에 가곤 하면 어머니는 밭에서 농작물을 정성스럽게 가꾸며 하루를 보내셨다. 그때 평소에 도움을 못 드려서 죄송스러워 어머니의 대한 고마움과 청년시절 순종치 못한 것에 대한 회개의 마음을 전하고자 메주를 빚고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끝으로 올 한해 폭염에도 불구하고 논, 밭에서 뙤약볕과 함께한 모든 어머니 농부님들에게 ‘메주’ 시(詩)를 선물하고 싶다. 더불어 조선시대의 농업을 중시한 중농학자 다산 정약용의 글을 인용하며, 상농(上農)주의가 오는 날을 고대한다. “하농(下農)은 풀을 기르고, 중농(中農)은 곡식을 기르고, 상농(上農)은 땅을 기르고, 성농(聖農)은 사람을 기른다." / 성민재 시인∙전북문인협회 회원 △성민재 시인은 진안 동향 출생으로 <전북문단> 신인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전북문인협회 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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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4 15:43

한류를 통한 문화외교와 지자체의 역할

문화외교란 음악,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상대 국가와 국민들이 우리 문화에 대해 호감을 갖고 이해를 넓혀 나가도록 하는 외교 활동을 일컫는다. 이는 국가 간 서로 다른 문화, 관습 등으로 빚어지기 쉬운 오해와 갈등을 사전 예방할 수 있고, 때로는 외교적 교착 상태를 풀어내고 소통의 끈을 이어 주는 돌파구 역할을 한다. 전라북도는 한복, 한옥, 한식 등 K-컬처의 본고장으로서 그간 우리나라 문화외교에 크게 기여해 왔다. 해마다 해외 공관과 공동으로 개최해 온 ‘공공외교 한마당 행사’가 대표적이다. 전라북도는 금년 8월 몽골 ‘한국 주간 행사’에 전북 도립국악단 등을 파견해 국악․판소리 공연을 펼쳤고, 전북 농산물 홍보 부스와 서예 체험관 등 6개 행사장을 운영하며 몽골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전파했다. 돌고르수렌 소비야바자르 울란바토르 시장은 개막식에서 “전북도 공연단을 통해 몽골인들이 한류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었다”며 사의를 표했다. 또한, 전북도는 매년 ‘전북형 K-컬처 해외진출 사업’을 통해 해외 재외공관과 관저에 전북 전통 공예 장인들의 솜씨가 깃든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전북의 우수한 문화와 아름다움을 세계에 선보여 왔다. 재외 공관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을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창구 같은 곳으로, 외국 정부 인사와 기업인, 우리 교민들이 상시 출입한다. 우리 문화 콘텐츠를 알릴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협업의 가장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아 왔다. 애석하게도 이 사업이 금년부터 예산상 이유로 중단되었으나 조속히 재개되기를 기대해 본다. 나아가, 전북도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K-POP 국제교육 특구와 K-문화산업 융합 특구 지정’을 통해 미래 한류 인재들을 양성하고, 기획사를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는 전북 한류가 신성장산업으로 도약하고, 관광 및 일자리까지 연결되어 도민의 삶을 한 단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류가 세계 유수 공연장과 극장, TV 등을 점유해가며 우리나라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당당한 문화 공급국으로 변모했다. 우리 문화외교도 문화 공급국으로서 한류의 위상에 걸맞게 달라져야 하며, 전북도가 추진하는 문화외교도 이에 따라 변화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필자는 전북도가 향후 문화외교에서 다음과 같은 주안점을 두어 추진해야 해야 한다고 본다. 우선 중앙정부 및 재외공관과 원활한 소통 및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다. 한류의 수용 과정이 국별 문화적 배경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세심한 맞춤형 추진 전략과 각국 한류 팬을 소중한 고객으로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현지 공관 등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다음으로 K-컬처의 본고장이자 원류로서 전북도 고유의 문화 자원을 활용하여 전북만의 매력이 담긴 콘텐츠를 세계 한류 팬들의 눈높이에 맞춰 개발 해야 한다. 전북도의 문화 콘텐츠가 세계 주류 문화의 트렌드 창조에 이바지 할 수 있다는 큰 꿈을 가져도 될 것이며,이를 위해선 전세계 한류 팬들과 끊임없는 소통 및 지속적 교류가 중요하다.   아무쪼록 전북도가 가진 문화 콘텐츠가 우리 문화외교를 통해 세계 한류 팬들에게 계속적으로 재미와 감동을 주고 열광하게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류창수 전북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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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9.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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