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11 03:01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뒤숭숭한 체육회

체육회 주변 분위기가 요즘 심상치 않다. 간부 직원 징계를 둘러싸고 냉랭한 기운이 감지된다. 원래 다른 분야와 달리 체육계는 선후배의 끈끈한 유대감과 함께 팀워크를 매우 중시한다. 그래서 조직이 일사불란하고 응집력이 강해 거친 승부세계에서 뛰어난 성적도 거둔다고 알려졌다. 이런 곳에서 얼마 전 고위 간부에 대한 직원의 갑질 폭로가 불거지자 내부는 아연 긴장했다. 그것도 학창시절부터 같은 종목 선후배로 오랫동안 인연을 쌓아 온 관계라고 전해진 뒤 안타까움은 더했다. 정치로부터 독립한다는 민간체육회장 체제가 닻을 올린 지 3년째. 아쉽게도 출범과 동시에 유례없는 코로나가 덮치면서 예년과 같은 활발한 경기 모습과 훈련은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이번 갑질 의혹 문제가 터지면서 체육회 안팎은 뒤숭숭하다. 고위간부 직무 정지에 이어 고소까지 잇따르자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작년 12월에도 사무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전직 고위간부 출신이 도체육회 인사에 개입했다며 이를 폭로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에 대해 선거용 조직 흔들기가 아니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양측 진실공방은 선거를 겨냥한 기 싸움이라고 주변에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유력 입지자들의 샅바싸움이 시작된 거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 이번에 문제가 된 갑질 고위 간부와 인사 개입설 전직 간부가 공교롭게 아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체육회에서 투톱 체제로 움직일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배경 때문에 체육계 주변에서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 시선이 곱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정강선 회장 취임이후 도청·도의회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인사 개입, 예산 삭감 등 현안마다 갈등을 빚었다. 작년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이 체육회 결원인력 충원 문제를 끄집어내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민간회장 출범후 체육회 예산이 10억원 정도 삭감됐는데 이에 대한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핀잔을 줬다. 아쉬운 건 민간 체육회장 선거 때부터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먼저 예산 확보가 당시에도 최대 이슈로 떠올라 관심을 끌었다. 도지사 회장 시대와 달리 민간 회장의 처지는 누구나 알기에 걱정을 많이 했다. 아닌게 아니라 민간 회장 이후 예산 삭감 논란은 여러 번 제기됐다. 이 밖에도 인사 교류 등 문제도 녹록지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직원들에 대한 갑질과 폭행 그리고 인권 침해 문제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문제다. 과거 끈끈한 조직 문화로의 물꼬가 되길 바란다. 다만 이런 계속된 잡음들이 차기 회장 선거와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선 곤란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2.02.08 20:01

세력교체를 통해 전북발전 모색해야(백성일 정언직언)

호랑이 해가 밝았다. 올해부터 전북은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안된다는 부정심리를 떨쳐내고 낙후의 그림자를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세상사 맘먹기에 달렸다. 전북인들은 머리가 좋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 못 이룰 게 없다. 그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정치지도자들의 역량 부족으로 전북몫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선거를 통해 역량있는 인물을 뽑아 전북몫을 챙기고 지역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전북은 DJ가 집권하면서 광주 전남의 정치적 들러리로 전락했다. 광주 전남 정치권은 전북을 호남권으로 편입시켜 파이를 잔뜩 키워 놓은 후 그것을 통째로 챙겨 가기에 바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30년을 끌어온 새만금사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새만금사업이 지리멸렬한 것도 알게 모르게 이웃 전남 사람들의 훼방이 컸다. 항만과 공단조성을 결코 달갑지 않게 여겼다. 이들은 전북을 마치 형제처럼 여기고 도와준척 했지만 실제는 전북몫을 가져가 피해를 입힌 가해자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광주 전남 사람들은 지역균형발전 논리는 오간데 없고 수도권과 영남권 일변도로 국가개발이 이뤄지면서 국가예산을 나눠가졌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전북은 그간 국가예산 증액분보다 적거나 비슷하게 확보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겨우 그 정도 갖고도 해마다 사상 최대의 국비를 확보했다고 너스레를 떨었으니 얼마나 도민들을 우습게 봤다는 말인가. 국비확보는 인플레가 되므로 항상 사상 최대일 수밖에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맞아 잊어선 안될 것들이 있다. 전북정치가 호남권에서 탈피해야 한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전북도 호남이란 우산 밑에 똘똘 뭉쳤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한풀이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만족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독재자 전두환이 죽은 지금까지도 광주발포명령자를 못 찾았지만 다시는 그런 폭압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발포명령자를 찾아 응징해야 한다. 정치권은 야수의 세계나 똑같다. 힘이 지배하는 세계라서 그렇다. DJ집권당시 환란을 극복한 유종근 전 지사가 뇌물수수로 5년 옥고를 치렀지만 그 이면을 보면 광주 전남 정치권의 강한 견제에 못이겨 대권도전을 포기하고 주저앉았다. 큰 정치인은 지역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그 보다는 우선 본인의 정치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 누가 키워준 게 아니라 가시덤불 같은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자신이 입지를 굳혀야 가능하다. 최근 전북은 민주화세력이라는 주류세력들이 그들만이 카르텔을 높게 철옹성처럼 쌓아 올려 30년간을 지배해왔다.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판을 만드는데 급급했다. 그게 계속해서 이어지다보니까 지역이 침체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선거때마다 민주당 일당체제로 간 것이 결국은 전북의 낙후를 불러왔다. 최근 도민여론조사 결과 변화의 싹이 보이지만 올 지방선거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짙다. 그러나 지금은 세력교체를 해줘야 한다. 그간 주류의 역량이 한계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에 비주류로 세력교체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주류측이 오랫동안 발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지역이 낙후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복당행렬이 이어지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당을 나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안방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왜곡시키는 것이나 다름 없다. 도민들은 대선도 잘 치러야 하지만 지방선거를 통해 판을 확 바꿔야 한다. 불출마를 선언한 전주 완주부터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역량을 갖춘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 돈선거를 경계하면서 국가예산을 많이 가져올 인물이면 충분하다. 앞으로는 연줄망 선거를 배격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힘이 혁명 말고는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지도자를 잘못 뽑은 것도 결국은 내탓이라서 다시는 그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된다. 지난 대선경선 때 정세균 전 총리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3위를 내준 뒤 후보를 전격 사퇴한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북의 당원과 민심도 정심(丁心)이 아니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인물이 따로 있다. 세력교체를 통해 전북발전을 모색할 시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2.07 20:37

세력교체를 통해 전북발전 모색해야(백성일 정언직언)

호랑이 해가 밝았다. 올해부터 전북은 호랑이의 기운을 받아, 안된다는 부정심리를 떨쳐내고 낙후의 그림자를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세상사 맘먹기에 달렸다. 전북인들은 머리가 좋아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면 못 이룰 게 없다. 그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정치지도자들의 역량 부족으로 전북몫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올해는 선거를 통해 역량있는 인물을 뽑아 전북몫을 챙기고 지역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전북은 DJ가 집권하면서 광주 전남의 정치적 들러리로 전락했다. 광주 전남 정치권은 전북을 호남권으로 편입시켜 파이를 잔뜩 키워 놓은 후 그것을 통째로 챙겨 가기에 바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30년을 끌어온 새만금사업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새만금사업이 지리멸렬한 것도 알게 모르게 이웃 전남 사람들의 훼방이 컸다. 항만과 공단조성을 결코 달갑지 않게 여겼다. 이들은 전북을 마치 형제처럼 여기고 도와준척 했지만 실제는 전북몫을 가져가 피해를 입힌 가해자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광주 전남 사람들은 지역균형발전 논리는 오간데 없고 수도권과 영남권 일변도로 국가개발이 이뤄지면서 국가예산을 나눠가졌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하지만 전북은 그간 국가예산 증액분보다 적거나 비슷하게 확보한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겨우 그 정도 갖고도 해마다 사상 최대의 국비를 확보했다고 너스레를 떨었으니 얼마나 도민들을 우습게 봤다는 말인가. 국비확보는 인플레가 되므로 항상 사상 최대일 수밖에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맞아 잊어선 안될 것들이 있다. 전북정치가 호남권에서 탈피해야 한다. DJ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전북도 호남이란 우산 밑에 똘똘 뭉쳤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한풀이와 민주주의 발전의 초석을 놓은 것으로 만족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독재자 전두환이 죽은 지금까지도 광주발포명령자를 못 찾았지만 다시는 그런 폭압사태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발포명령자를 찾아 응징해야 한다. 정치권은 야수의 세계나 똑같다. 힘이 지배하는 세계라서 그렇다. DJ집권당시 환란을 극복한 유종근 전 지사가 뇌물수수로 5년 옥고를 치렀지만 그 이면을 보면 광주 전남 정치권의 강한 견제에 못이겨 대권도전을 포기하고 주저앉았다. 큰 정치인은 지역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지만 그 보다는 우선 본인의 정치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 누가 키워준 게 아니라 가시덤불 같은 역경을 헤쳐나가면서 자신이 입지를 굳혀야 가능하다. 최근 전북은 민주화세력이라는 주류세력들이 그들만이 카르텔을 높게 철옹성처럼 쌓아 올려 30년간을 지배해왔다.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판을 만드는데 급급했다. 그게 계속해서 이어지다보니까 지역이 침체의 수렁에 빠진 것이다. 선거때마다 민주당 일당체제로 간 것이 결국은 전북의 낙후를 불러왔다. 최근 도민여론조사 결과 변화의 싹이 보이지만 올 지방선거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짙다. 그러나 지금은 세력교체를 해줘야 한다. 그간 주류의 역량이 한계상황에 봉착했기 때문에 비주류로 세력교체를 해야 한다. 그 이유는 주류측이 오랫동안 발전의 기회를 잡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 지역이 낙후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복당행렬이 이어지지만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당을 나갈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안방을 차지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을 왜곡시키는 것이나 다름 없다. 도민들은 대선도 잘 치러야 하지만 지방선거를 통해 판을 확 바꿔야 한다. 불출마를 선언한 전주 완주부터 개혁적이고 혁신적인 역량을 갖춘 인물로 교체해야 한다. 돈선거를 경계하면서 국가예산을 많이 가져올 인물이면 충분하다. 앞으로는 연줄망 선거를 배격해야 한다. 세상을 바꿀 힘이 혁명 말고는 선거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간 정치지도자를 잘못 뽑은 것도 결국은 내탓이라서 다시는 그같은 잘못을 범해서는 안된다. 지난 대선경선 때 정세균 전 총리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에 3위를 내준 뒤 후보를 전격 사퇴한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북의 당원과 민심도 정심(丁心)이 아니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인물이 따로 있다. 세력교체를 통해 전북발전을 모색할 시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2.07 20:37

강인석의 시시비비-다가온 대선, 또 다시 새만금

또 다시 새만금이다. 새만금이 또 다시 20대 대선 후보들의 전북 공약 중심에 섰다. 30년 넘게 5년 주기 대선 공약에 이름을 올려온 새만금은 전북의 희망이자 애물단지다. 신속 개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언제까지 새만금만 우려먹느냐는 불만의 목소리, 새만금 때문에 지역의 다른 현안들이 소홀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전북을 방문하는 대선 후보들은 전북의 성지처럼 새만금 현장을 찾는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새만금사업이 더디고 느리게 진행돼왔다는 반증이다. 오죽하면 북한에서나 사용하는 ‘속도전’이란 단어가 새만금 뒤에 붙었을까 싶다. 새만금은 내년 대선 공약에도 어김없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에는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가 들어있다. 전국을 5개 메가시티와 3개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는 ‘초광역단위 5극 3특 체제 구축’에 포함된 전북 새만금 공약이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산하에 ‘새만금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새만금에 금융·관광·IT를 집적화해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뛰어 넘는 ‘글로벌 경제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한다. 정치권이 30년 넘게 우려먹은 새만금이지만 사업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니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도 없다. 바다였던 새만금에는 땅이 만들어지고 도로가 놓이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새만금 활용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만난 지역 금융계 인사는 전북도청의 새만금 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10년 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이전한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에 자리잡은 내포신도시의 변화상을 볼 때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북도청이 새만금으로 이전하면 그 건물은 전주시청으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흥미로운 제안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내 거점도시에서 외곽으로 이전한 도청은 충남 만이 아니다. 광주에 있던 전남도청은 2005년 10월 무안·목포의 남악신도시로,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은 2016년 2월 안동·예천의 경북도청 신도시로 이전했다. 신도시 조성을 통한 도청 이전은 어느 정도 역내 균형발전이란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 않다. 새로 조성된 도청 신도시들이 인근 지역 인구를 흡수하면서 원도심 공동화 논란이 어김없이 제기됐다. 충남·전남·경북의 도청 이전이 광역시 탈출에서 시작된 것과 달리 전북에는 광역시가 없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정치권의 공약처럼 새만금이 초광역 전북의 중심, 글로벌 경제도시가 된다면 도청 이전도 검토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곳곳의 단체장 후보들이 광역화를 위한 특별지자체 설치 공약을 내놓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주·완주와 익산까지 포함하는 특별지자체가 설치될 수만 있다면 전북도청 이전으로 인한 원도심 공동화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도청 이전 만으로 새만금과 전북의 변화를 담보할 순 없다. 통계청의 ‘2021년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을 떠난 20대 청년들이 7300여명에 달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숫자다. 경기와 서울, 충남으로의 전출이 많았는데 가장 큰 이동 사유는 직업이었다. 새만금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의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투자·입주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새만금을 만들어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 RE100이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라 재생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새만금의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새만금이 기업 천국의 특별자치구역이 되고 전북도청이 이전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선거용 새만금이 아닌 제2의 전북 대전환 시대를 이끌 새만금 해법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2.07 20:25

다가온 대선, 또 다시 새만금

또 다시 새만금이다. 새만금이 또 다시 20대 대선 후보들의 전북 공약 중심에 섰다. 30년 넘게 5년 주기 대선 공약에 이름을 올려온 새만금은 전북의 희망이자 애물단지다. 신속 개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언제까지 새만금만 우려먹느냐는 불만의 목소리, 새만금 때문에 지역의 다른 현안들이 소홀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선거를 앞두고 전북을 방문하는 대선 후보들은 전북의 성지처럼 새만금 현장을 찾는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새만금사업이 더디고 느리게 진행돼왔다는 반증이다. 오죽하면 북한에서나 사용하는 ‘속도전’이란 단어가 새만금 뒤에 붙었을까 싶다. 새만금은 내년 대선 공약에도 어김없이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국가균형발전 전략에는 ‘새만금·전북특별자치도’가 들어있다. 전국을 5개 메가시티와 3개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는 ‘초광역단위 5극 3특 체제 구축’에 포함된 전북 새만금 공약이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산하에 ‘새만금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새만금에 금융·관광·IT를 집적화해 동북아 경제중심지를 뛰어 넘는 ‘글로벌 경제관광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한다. 정치권이 30년 넘게 우려먹은 새만금이지만 사업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니 공약 이행에 대한 기대를 버릴 수도 없다. 바다였던 새만금에는 땅이 만들어지고 도로가 놓이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새만금 활용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얼마 전 만난 지역 금융계 인사는 전북도청의 새만금 이전 필요성을 역설했다. 10년 전 대전에 있던 충남도청이 이전한 충남 예산군과 홍성군에 자리잡은 내포신도시의 변화상을 볼 때마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북도청이 새만금으로 이전하면 그 건물은 전주시청으로 사용하면 되지 않느냐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흥미로운 제안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내 거점도시에서 외곽으로 이전한 도청은 충남 만이 아니다. 광주에 있던 전남도청은 2005년 10월 무안·목포의 남악신도시로, 대구에 있던 경북도청은 2016년 2월 안동·예천의 경북도청 신도시로 이전했다. 신도시 조성을 통한 도청 이전은 어느 정도 역내 균형발전이란 긍정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작용도 없지 않다. 새로 조성된 도청 신도시들이 인근 지역 인구를 흡수하면서 원도심 공동화 논란이 어김없이 제기됐다. 충남·전남·경북의 도청 이전이 광역시 탈출에서 시작된 것과 달리 전북에는 광역시가 없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정치권의 공약처럼 새만금이 초광역 전북의 중심, 글로벌 경제도시가 된다면 도청 이전도 검토해볼 만하지 않겠는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곳곳의 단체장 후보들이 광역화를 위한 특별지자체 설치 공약을 내놓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주·완주와 익산까지 포함하는 특별지자체가 설치될 수만 있다면 전북도청 이전으로 인한 원도심 공동화 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북도청 이전 만으로 새만금과 전북의 변화를 담보할 순 없다. 통계청의 ‘2021년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을 떠난 20대 청년들이 7300여명에 달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숫자다. 경기와 서울, 충남으로의 전출이 많았는데 가장 큰 이동 사유는 직업이었다. 새만금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의 공간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투자·입주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등 다양한 인센티브 부여, 규제자유특구 지정 등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새만금을 만들어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이 스스로 찾아오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한다. RE100이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올라 재생에너지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는 새만금의 투자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새만금이 기업 천국의 특별자치구역이 되고 전북도청이 이전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 선거용 새만금이 아닌 제2의 전북 대전환 시대를 이끌 새만금 해법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2.07 20:25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계약 전 상조업체 정보 반드시 확인해야

지난 2016년 할부거래법개정으로 상조업체의 자본금 요건이 3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강화되면서 상조 업체 수 감소와 함께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신청 건수도 매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상조 계약(선불식할부계약)을 해지하였음에도 환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동일한 내용의 피해구제 신청이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2018년부터 2021년 11월까지 접수된 상조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총 767건으로 2021년에는 140건이 접수되어 전년 동기 153건 대비 8.5%(13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구제 신청된 767건을 피해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청약철회 또는 환급거부, 환급금 과소지급 등 계약해제(해지) 관련 피해가 58.7%(450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당행위 33.1%(254건), 계약불이행 6.5% (50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조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이 매년 감소하는 추세와 달리 한강라이프(주)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45건이 접수되어 전년 동기2건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5건의 피해구제 신청 내용을분석한 결과, 해지환급 지연 관련 피해가 97.8%(44건)로 확인됐다. 여행 및 가정의례 상품은 상조업체 폐업 시 피해보상이 어려워 현재 일부 상조업체가 판매하는 크루즈 여행상품, 돌잔치회갑 등 가정의례 상품은 할부거래법상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해당 업체가 폐업도산하는 경우 소비자가 납입한 회비를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크루즈 여행상품, 가정의례 상품도 선불식 할부계약에 해당하는 재화에 추가하도록 할부거래법 시행령 개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상조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은품 제공, 공짜, 적금 등의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계약 전 상조업체 정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서비스 내용, 납입 기간 및 금액, 환급 기준 등 계약의 주요 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하고 계약서 및 약관을 받아 계약 당시 안내받은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충동 계약 또는 계약 내용이 이해한 것과 다른 경우,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이내 청약철회 의사를 서면(내용증명우편)으로 표시하고, 계약체결 후에는 관련 서류(계약서, 회원증서, 피해보상증서 등)를 잘 보관해야 한다. 소비자의 주소 또는 연락처 등이 변경된 경우, 업체에 회원정보 변경 요청을 해야 하며 선수금 납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내상조찾아줘싸이트를 통해 확인하는 등 계약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관리해야한다. 상조서비스관련 문의 및 피해 발생시 전북소비자정보센터(282-9898)로 연락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정보센터 박민정 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7 19:08

국민의 정치적 자유를 위한 촘촘한 선거권 보장제도

강선미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 선거담당관 투표를 하고 싶다고? 그럼 투표세를 내시오. 그리고 시험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는 당연한 선거권을 힘들게 쟁취해야 했던 미국 흑인들의 이야기다. 흑인들에게 선거권을 인정했던 때는 1870년이었으나, 실질적으로 흑인의 투표참여는 어려웠다. 투표세를 내고, 투표를 하려면 기본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이유로 문맹시험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이다. 1965년 수많은 희생자를 낸 세 차례 셀마-몽고메리 거리행진을 끝으로 비로소 권리를 찾게 되었다. 역사상 선거권은 고대 그리스에서는 귀족 남성, 근대 시민혁명 이후에 성인 남성에게 인정됐다. 그 후로 한참이 지나 영국은 1918년, 프랑스는 1946년에 여성의 선거권을 인정했다. 이 또한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다. 선거권이 어떤 가치를 지니기에 이를 얻기 위해 많은 희생을 치렀을까. 헌법에서는 인간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있다. 개인이 삶을 행복하게 영위하기 위해서는 주거, 경제, 교육, 노동 등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것을 선거참여로 보장받을 수 있다. 개인의 자유로운 정치참여 보장은 국가를 유지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국가도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양한 선거제도를 만들어왔다. 본래 투표는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 직접 가서 해야 한다. 그런데, 여러 사정으로 선거일에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선거권자들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돼 있다. 전국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는 사전투표 제도와 거동할 수 없는 선거권자 등이 우편으로 투표할 수 있는 거소투표 제도가 있다. 오랫동안 멀리 나가 있는 선원들은 어떻게 할까? 선원들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2012년 대선부터 선상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선원이 승선하고 있는 선박의 팩스로 투표를 하는데, 내용이 가려져서 전송되는 쉴드팩스방식으로 비밀투표를 보장하고 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외국민들은 어떨까? 선거권이 있는 국민이라면 일정한 등록을 거쳐 외국에서도 투표할 수 있는 재외선거 제도가 2012년 총선부터 시행되고 있다. 선상투표와 재외선거제도는 재외국민과 선원들이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것에 힘입어 시행된 제도들이다. 2012년 당시 투표율이 선상투표는 93.8%, 재외선거는 71.2%로 참정권의 열망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의 선상투표와 재외선거의 원조는 1967년 총선에서 도입된 부재자우편투표제도다. 베트남전에 파병된 4만명의 군인들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함이었는데, 파독 광부와 간호사, 유학생들도 투표할 수 있었다. 이후 1972년에 폐지되었지만, 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국가의 노력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음을 알 수 있다. 2020년 1월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2022년 1월 정당가입 연령이 16세로 하향되면서 참여의 폭이 더 넓어졌다. 선거권 보장을 위한 편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은 국민의 행복과 민주주의 유지를 위해 계속될 것이다. /전주시완산구선거관리위원회 선거담당관 강선미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7 19:08

이웃과 함께하는 공간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 ENG대표 아파트 게시판에 공고가 붙었다. 옆 단지 아파트를 가로지르지 말고 우회해서 다니라는 것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와 옆 단지는 경비실만 있을 뿐 별다른 경계가 없다. 등하교하는 학생들, 강아지랑 산책하는 사람들 자유롭게 왕래하는 길이다. 어느 때부턴가 옆 단지 가는 길목에 자전거나 유모차가 다닐 수 없게 도로 경계석이 생기고 지금은 입주민들의 사유재산이니 출입을 금지한다는 배너와 함께 흙을 쌓아 막아 놨다. 많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소음이 심했나 보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미를 앞세운 과거 유럽의 건축계에 더욱 많은 사람에게 집을 만들어주기 위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대규모 공동주택이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공간이었고 소유가 아닌 주거 공간이었다. 사람을 감동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건축이었지만 우리나라를 뒤덮은 아파트는 주거가 아닌 소유, 투기의 대상으로 변질한 채 서민을 괴롭히는 괴물이 됐다. 최대 용적률을 따지며 가구 수 늘리기 바쁜 우리나라의 아파트가 높은 담장과 게이트로 외부 출입을 차단하고 그들만의 성을 쌓을 때 사람을 위한 곳이 아닌 건물을 위한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아파트에는 많은 공간이 있다. 공간의 기능은 활동 목적에 따라 그 수요공간의 기능이 달라진다. 정원, 주차장, 흡연 구역, 스포츠시설, 독서실 등등 기능이 다양해진 만큼 그 공간이 사람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요즘 공간이란 단어는 무한히 변신한다. 물리적 공간, 형이상학적 의미를 담은 공간과 가상공간을 포함해 다양한 이름을 가진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유선, 무선으로 이어진 온라인 공간으로 소통의 창이 이동하고 증강현실로 가상공간을 체험하고 상대방을 만난다. 얼마 전 TV에서 증강현실을 이용하여 사망한 가족을 만나는 프로그램을 봤는데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놀라웠다. 물리학적으로 무엇인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이 공간이지만 전문화, 첨단화에 앞서 좋은 건축과 건강한 도시 공간으로 그 주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통상 4인 가족을 위한 정형적이고 획일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의 색채, 거주자의 취향 등을 고려하여 살기에 쾌적한 환경이 되도록 조화로운 색채 계획을 하는 것도 우리 사회가 가진 건축에 관한 생각의 다양한 면이라 할 수 있다. 1인 가구, 새로운 결합 공동체는 물론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도시에는 많은 이주민이 유입되고 있으며 다양한 구성원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는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아파트는 도시를 형성한다. 과거 끊임없이 이상적인 공동체 공간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공동체 공간은 배제되고, 배타적이거나 투기판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사람은 계획적으로 만들어낸 공간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우리 단지의 아이들이 아니어도 놀이터를 개방하는 것이 당연한 사고여야 하며 건물에 들어가면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자존감이 커지고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아파트의 미래는 단순히 한 건축물의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되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한 공동체를 이루어냄으로써 우리의 자아를 이상적으로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오늘도 단지 내 어린이집이 마칠 시간이면 마중 나온 엄마들과 아이들의 재잘거림, 어느 집 아이가 리코더로 부는 에델바이스가 빌딩풍이 되어 적막하고 추운 겨울을 감싸주는 포근함이었으면 한다. /이길환 길종합건축사사무소ENG 대표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7 19:08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

이번 설날에도 판소리 <흥보가>를 여러 번 들었다. 명절이면 가장 많이 듣는 레퍼토리인데, 아마도 흥보가 아내와 함께 탄 박속에서 돈과 쌀이 나와서, 음식도 풍성하게 차리고 비단옷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는 결말 때문인 듯하다. <흥보가>는 형제간의 우애 문제를 다루면서 조선 후기 서민 사회의 궁핍한 정황을 살갑게 그려내고 있는 예술 작품이다. 흥보의 착한 성품과 놀보의 심술궂고 악착같은 성품을 대조하여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긴장감과 흥미를 이끌어간다. 흥보는 제비의 부러진 다리를 고쳐준 대가로 박씨를 얻는다. 그렇게 열린 박에서 돈과 쌀이 나오고, 비단과 기와집이 나와서 흥보네 가족은 행복하게 살게 된다. 한편 형인 놀보는 일부러 제비다리를 분질러서 부자가 되려고 욕심을 부리지만, 악행을 저지른 것 때문에 오히려 봉욕을 당하고 재물을 빼앗기게 된다. 권선징악의 환타지구조에 충실한 작품이다. <흥보가>는 「흥보 매품을 파는 대목」, 「가난타령」, 「돈타령」 등 눈대목을 통해서 가난한 서민들이 고생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흥보가 타는 박에서 밥과 옷과 집이 차례로 나오는데, 이것은 조선 후기 민중들의 의식주에 대한 꿈을 환상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흥보가> 가운데 특히 흥미로운 것이 「돈타령」이다. 흥보는 박속에서 꾸역꾸역 나왔던 돈을 들고 춤추며 「돈타령」을 부른다. 노랫말은 돈의 생김새, 돈의 권능, 돈의 효과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못난 사람도 잘난 돈, 잘난 사람은 더 잘난 돈”이라는 구절에는 돈에 대한 적극적 평가가 나타난다. 돈에 의하여 만사가 좌지우지되는 현실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지배 양반들은 손에 돈을 만지지도 않는다고 위선을 떠는 데 반하여, 민중들은 그것의 중요함을 솔직하게 구가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돈타령」은 화폐경제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 다른 전승에 의하면 이 부분은 “잘난 사람도 못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못난 사람도 잘난 돈’은 이해가 되는데, ‘잘난 사람도 못난 돈’이 되는 이유는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잘난 사람’은 야유의 표현일 듯하다. 진짜 잘난 사람이 아니라 돈 있다고 으스대며 거드럭거리는 이들을 ‘잘난 사람’이라고 총칭했다. 그러니까 졸부들이 으스대며 쓰는 돈이야말로 못난 돈이 되는 것이다. 흥보네 가족은 박속에서 나온 돈과 쌀로 상상을 초월하는 부자가 되었다. 궤짝을 비워내도 거듭 거듭 나오는 돈과 쌀은 무한대에 가까운 우리의 욕망을 표상한다. 그런데 부자가 된 다음 흥보가 보여준 태도에서, 나는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풍성한 리더십을 찾아낸다. 흥보는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아, 박흥보를 찾아오소. 나도 오늘부터 기민을 줄란다”고 노래한다. ‘기민(飢民)을 준다’는 것은 굶주린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눠주어 배고픔을 면하게 하는 행위다. 부자가 된 흥보는 가장 먼저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을 생각했다. 전통사회에서 흉년이 들 때면 부잣집에서는 곳간을 열어, 굶어 죽기 직전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어서 모두 함께 살아남았다. 지금 우리 주변은 2년 넘게 지속되는 역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삶의 일상을 빼앗기고,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로 가득 차있다. 가장 쓸쓸한 설날을 보냈고 있을 이 불쌍하고 가련한 사람들에게, 흥보는 돈과 쌀을 나눠주겠다고 자기 집으로 부르고 있다. 그야말로 ‘잘난돈’이고, 이런 태도야 말로 공동체를 유지해나가는 힘이다. /유영대 국악방송 사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7 19:08

정부 새만금재생에너사업 책임있게 나서라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을 둘러싸고 특혜 의혹 등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으나 정부 부처와 관계기관의 관리감독이 부실한 모양이다. 정부 에너지정책 실현의 선봉에 있는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이 참여기관의 갈등까지 불거져 터덕거리고 있음에도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해 현재 불거진 문제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 설계를 면허도 없는 현대글로벌에 맡겨 막대한 이득을 안겼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공급하는 송변전 설비 공사는 불공정 입찰 논란 속에 시작조차 못한 상태다. 전기송출을 위한 한국전력의 송배전 전력설비 확충이 시급하지만 진전이 없다. 실타래처럼 꼬인 문제들을 책임 있게 풀려는 기관도 잘 보이지 않는다. 여러 부처와 기관이 관련된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에 책임 떠넘기기 행태가 도마에 오른다. 범정부 부처가 참여해 만든 새만금 재생에너지 사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서 에 각 부처와 기관별 역할이 명확히 분담돼 있으나 관련 부처와 기관들이 뒷짐을 지고 있어서다. 국무조정실은 2018년 비전 선포식을 통해 업무협약만 맺어 놓고 이후 발생하는 문제점 등 진행 상황을 거들떠보지 않고 있다. 전기송출을 위한 한국전력의 송배전 전력설비 확충을 독촉해야 할 산업통상자원부도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새만금청이 제역할을 하는지도 의문이다. 새만금청은 최근 345㎸ 송변전설비 건설 사업 입찰 과정에서 불거진 현대글로벌 지분 27% 보장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 표명이 없다. 한수원이 계통연계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에도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이를 쉬쉬하고 있단다. `발전사업 관련 제반 인허가 및 관계기관 협의지원`으로서 역할을 담당하는 새만금청의 직무유기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에너지정책 실현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에 여러 문제가 드러난 만큼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책임 있게 나서 바로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만금을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세우겠다는 정부의 비전 선포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2.07 19:08

전북도, ‘통합 물관리체계’ 적극 대처해야

개정된 정부조직법에 따라 올해부터 국토교통부의 하천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이관됐다. 그동안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로 나뉘어있던 정부의 물관리 기능이 완전하게 환경부로 일원화된 것이다. 정부의 물관리 일원화 정책은 수년 전부터 차근차근 추진됐다. 그리고 마침내 수질, 수량, 하천관리 등 물관리 업무가 환경부로 일원화되면서 올부터 완비된 통합 물관리 체계를 본격 가동하게 됐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수자원 보전과 맑은 물 공급, 그리고 물을 이용한 에너지산업 육성 등 대응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전북도의 대처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임실과 순창남원 지역의 국가하천 관리 업무를 이관받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최근 전북도에 직원 파견을 긴급 요청했지만 전북도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내부 인사가 이미 마무리됐다는 이유다. 하지만 같은 상황인 전남도는 곧바로 직원 파견을 결정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직원을 파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전북도가 통합물관리 정책에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물관리 정책 변화에 전북도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전북은 아주 오래 전부터 부족한 수자원을 유역변경을 통해 인근 지역에서 끌어다쓰는 형편이어서 주변 전남충남 등과 물 분쟁이 잦았고, 지금도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주요 하천 유역 지자체의 물 배분 계획 재수립 요구에 따른 용담댐섬진강댐 용수 재배분 논란도 예상된다. 용담댐과 섬진강댐을 통해 금강섬진강의 수자원을 만경동진강 유역으로 끌어들여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하천 상하류간 상생을 위한 유역관리체계 전환에 미리 대응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논란과 마찰이 예상되는 의제를 꺼내 불이익을 당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 전북의 물그릇을 지켜내야 하는 과제와 함께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새로운 물 가치 창출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다. 이제라도 지역의 수자원 현황을 토대로 전북형 통합 물관리 체계를 구축해 수자원 확보와 수질 관리, 물순환 시스템, 물산업 육성 방안 등을 마련하고, 예상되는 지역간 물분쟁에도 적극 대처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2.07 19:08

‘놈놈놈 대선’과 TV토론

일러스트=정윤성 20대 대선을 두고 놈놈놈 대선이란 말까지 나왔다. 지난해 10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국민들이) 이번 대선은 놈놈놈 대선이라고 한다.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한다고 비판했다. 자신은 놈놈놈에서 자유롭다고 생각했겠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국민의 시각에 따라 본인도 나쁘고 이상하고 추할 수 있다고 안 대표를 직격했다. 이탈리아 출신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만든 영화 석양의 무법자(좋은 놈, 나쁜 놈, 추한 놈)를 패러디해 지난 2008년 7월 개봉한 한국형 퓨전 서부극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660여 만 명이 관람한 비교적 성공한 영화로 꼽힌다. 1930년대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친일파와 독립군의 의뢰를 받은 두 남자와 단순 열차털이범 등 세 사람이 보물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액션 활극으로 약칭해 놈놈놈으로 불린다. 영화 놈놈놈을 대선 판에 끌어들이면 보물지도는 대통령 자리가 되는 셈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붙여진 별명처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대 대선은 사상 유례없는 비호감 대선이란 별칭을 얻었다. 지난 한 달간 검색 빈도가 급상승한 구글 검색어에는 녹취록, 욕설 파일 등 부정적 성격의 단어가 많았다. 비호감 대선은 후보들이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이지만 검증을 내세운 네거티브 선거전 영향도 크다. 공직선거법은 후보에 대한 허위 비방을 금지하고 있지만 허위 비방의 경계가 모호하고 공공의 이익을 내세운 후보자 검증 논리속에 네거티브 선거전이 횡행한다. 비방과 네거티브가 횡행하는 대선 선거판을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총선과 지방선거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한 사람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비호감 대선에도 지난 3일 KBSMBCSBS가 생중계한 대선후보 첫 TV토론은 통합 시청률이 39%로 1997년 15대 대선 TV토론회 시청률 55.7%에 이은 역대 2위를 기록했다. TV토론을 보고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부동층이 30%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을 만큼 대선 TV토론은 국민적 관심사다. 비호감 대선이라지만 3월 9일 새 대통령은 선출된다. 선거일까지 남은 한 달은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지, 누가 더 유능하고 경험과 실력이 뛰어난지 평가하는 포지티브 선거전이 돼야 한다. 부동산과 경제정책, 외교 안보 정책 등 대선후보들의 국정운영 철학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마련돼야 한다. 한국기자협회 주최로 8일 열릴 예정이던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이 국민의힘 측의 협상 결렬로 무산됐고, 국민의힘은 오는 11일 TV토론 개최를 역제안했다고 한다. 과거에 바보 상자로 불렸던 TV가 똑똑한 상자가 됐다. 더 많은 국민들이 똑똑한 상자 앞에 모였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2.02.07 19:08

전북도민의 의식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

나경균 법학박사국민의힘 김제부안당협위원장 올해는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국회의원 보궐선거, 그리고 지방선거까지 모두 몰려 있어 전북도민의 성숙한 국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지난 정권에 대한 공과를 냉철히 분석하고 후보자들에 대한 역량과 비전을 면밀히 살펴 정권연장을 선택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잘못을 심판해 정권을 교체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어김없이 되살아나는 지연, 혈연, 학연과 세대 간 갈등, 그리고 지역편중 등은 단호히 배제해야 하며 각종 포퓰리즘, 흑색선전과 비방전에도 흔들리지 않게 높은 유권자의식이 필요한 때이다. 그간 전북은 여당의 텃밭이고 묻지마식 몰아주기로 전남보다 더 많은 지지를 보낸 지역이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는 전남보다 전북을 더 홀대하였고 전북을 위해 내놓은 대통령공약 이행율이 약 13%, 거의 밑바닥 수준일 정도의 초라한 성적표를 우리 전북도민에게 내놓았다.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는 산적한 전북의 주요 현안문제를 해결하지 못 하고 다음 정권에게 대물림하고자 하는 모습마저 보여줘 안타까움과 서운한 감정마저 든다. 그 중 제일 시급한, 새만금 국제공항 계획고시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이 잡힌지 오래고 여기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우선사업이라는 입김 샌 영남권 정치공학에 밀려 장기표류가 되고 말았다. 남원 공공의대 설립 역시,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의원의 적극적인 추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의 의사정원확대 문제 등으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밀리고 말았다. 그 외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제3금융 중심지 지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법, 공공기관 제2차 지방이전 등 모두 답보 상태이다. 나는 전북도민의 한사람으로서, 그리고 현재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호남제주본부장으로써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이는, 최근 들어 국민의힘을 향한 전북도민의 의식변화와 태도가 새삼스러울 정도로 많이 바뀌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가 국민의힘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또한 전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전북의 경제력 지수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그동안 낙후된 전북은 그만큼 성장할 가능성만 남았다고 확신하며, 전북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국제자유도시로 조성하겠다고 그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즉 새만금을 국제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해, 각종 규제를 풀고 법인세 면제 등 세제 혜택을 줘 글로벌 기업이 모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만금에 공항, 항만, 철도 등 주요 기반시설을 조속히 마련하고, 쇠락한 군산 조선업이 빠른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전북의 현안문제와 역점사업 등을 발굴하여 앞으로 전북이 홀대받는다는 소외감에 빠지지 않도록 전북을 지원하고 보완하는 역할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도 피력하였다. 이에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호남제주본부의 정책분과위원회에서는 그동안 발굴한 전북도 공약사업을 순차적으로 윤석열 후보에게 전달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여 전북도민들이 원하는 부분을 전달할 것이며 정권교체와 함께 반드시 그동안 밀린 숙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나경균(법학박사, 국민의힘 김제부안당협위원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6 19:54

전북 일자리 혁신 전략

신원식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대한민국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주식 열풍에 한번쯤 눈을 돌렸을 것이다. 주식 서적이며 영상도 인기다. 주식차트 보는 법에 심지어 추천종목을 점찍어 주기도 한다. 이때 우상향이라는 키워드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우상향은 주식시장에서 가장 반기는 용어다. 상장기업의 시장가치가 주식그래프에 담겨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갈 때 투자자는 기뻐한다. 기업인도 전망이 밝을 때 미래 투자를 계획하고 신규 채용을 늘린다. 일자리 창출도 마찬가지다. 취업자가 늘어 고용률이 상승곡선을 그릴 때 소득은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에 활력이 생긴다. 결국 돈이 돌고 도는 풍요 속에 삶의 질도 나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북도는 올해도 일자리 창출 곡선이 우상향을 그리도록 혁신 전략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21년을 마무리한 전북 고용지표는 꽤 선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89년 이래 전국 평균을 밑돌던 전북 고용률은 지난해 61.2%로 전국 평균 60.5%를 처음으로 상회했다. 지역 내 총생산도 1.2조 원 증가해 전국이 0.8% 마이너스 성장한데 반해 우리 도는 0.1% 플러스 성장했다. 지난해 수출도 사상 최대다. 전북 수출은 지난해 78.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3.8% 증가했다. 전국 평균보다 8.1%p 높아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성장이다. 이 여세를 몰아 22년 전북의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잘된 정책의 지속 추진과 아울러 산업환경의 변화를 신속히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우수 고용 성과 확대를 위해 전년 대비 일자리 창출목표를 5천개 늘려 역대 가장 많은 16만개의 재정지원 일자리 창출에 나선다. 이를 위해 첫째, 지역 노사민정이 상생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나간다. 지난해 전기차 생산단지 구축으로 군산형 일자리를 본격 추진한데 이어 올해는 탄소산업의 전주형, 농식품산업의 익산형일자리까지 확산한다. 둘째, 농생명,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탄소 등 전 업종에 걸쳐 친환경스마트화 공정 전환으로 기업의 고용 확장을 지원한다. 특히 군산 고용위기지역과 익산김제완주의 고용위기 여파지역을 합해 1,500억원을 지원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와 함께 스마트공장 지원에도 약 100개소 147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셋째, 기업이 돋움-도약-선도-스타-강소 단계별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맞춤형 지원과 함께, 청년에게 일자리를 기업에게 인건비를 지원하는 청년일자리 공모사업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일자리와 소상공인 정책지원도 끊임없이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넷째, 융복합산업 시대에 다수의 연관 업종을 아우르는 대규모 클러스터 유치를 위해 기업 맞춤형 신산업단지 구축, 연구시설 및 인프라 지원, 각종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일자리 창출을 위한 혁신전략을 펼쳐 나가고자 한다. 사례로서 액화천연가스(LNG)를 기화시키는 공정에서 생산된 영하 150도 냉매를 사용하는 의료기기산업 및 수산물 저장산업, 기화된 천연가스를 개질(reforming)해 만든 수소를 가지고 전기 생산과 스마트팜에 스팀을 공급하는 연료전지 업체 등 여러 업종을 한 곳에서 담을 수 있는 융복합 산단을 구상하고자 한다. 코로나19 발생 2주년이 지났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 체감 고용률에도 따스한 바람이 불도록 우리 도는 산업환경의 변화를 과감히 받아들이는 혁신전략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일자리 창출 곡선이 우상향을 그려내도록 노력할 것이다. /신원식 전북도 정무부지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6 19:54

생애 첫 투표

김은강 변호사 2005년 선거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하향하기로 하는 결정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첫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선거권 연령이 만 21세였고, 1960년대 만 20세로 하향되었는데, 그 후 약 50여년이 지나 만 19세로 하향된 것이다. 필자의 주변에는 2006년 지방선거, 2007년 대선에서 생애 첫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어떠한 후보를 뽑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지,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하고 각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고 신중하게, 떨리는 마음으로 투표를 했다. 선거일 기준으로 생일이 지나지 않아 만 19세가 되지 않아 투표를 할 수 없는 친구들은 투표를 할 수 있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막 성인이 된 나이였고 첫 투표였지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일에 적극적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속한 국가,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기대했다. 그 후 약 15년이 지나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었다. 20세에서 19세가 되기까지 약 50년이 필요했는데, 19세에서 18세가 되기까지는 약 15년이 걸렸다. 우리나라가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하향하기 전 이미 OECD 국가 35개국 중 11개 국가가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정하고 있었고, 오스트리아의 경우 만 16세였으며, 전세계적으로 만 16세로 선거 연령을 하향해야 한다는 취지의 운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선거권뿐만 아니라 피선거권도 확대되었다. 2021년 12월 31일 총선과 지방선거 출마연령이 만 25세에서 만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헌법 제1조 제2항). 참정권은 국민의 주권을 실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방법이자 권리이다. 헌법은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외교, 국방 통일 기타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도록 규정하여 일부 직접민주주의를 취하기도 하지만(헌법 제72조),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통해 주권을 실현하는 간접민주주의 즉, 대의민주주의제를 택하고 있다. 대의민주주의에서는 모든 국민들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반영하여 결정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회적 합의에 따른 의사결정에는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확대가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청소년,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 형성, 법령 제정 및 개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권, 피선거권 연령 하향뿐만 아니라 정치 참여를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대책 예를 들면, 정당 가입연령 삭제, 기탁금 감액 등의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특히 교육 문제의 경우 청소년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바 적어도 교육감 선거에 있어서는 선거 연령을 만 16세로 하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은강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6 19:54

작심삼일(作心三日)

민주당 김수흥 의원(익산갑)이 지난 4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재부 등을 상대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김수흥 의원실 누구나 새해가 오면 무슨 일을 하겠다고 나름대로 결심을 한다. 주로 건강하려고 생활습관을 바꾸는 걸 목표로 한다. 평생 피웠던 담배와 즐겨 마셨던 술을 줄이거나 끊겠다고 호언장담 한다. 가족 앞에서 실천의지를 가다듬기 위해 금연금주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서약 아닌 서약을 한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면 언제 그랬느냐는식으로 용두사미로 끝난다. 마치 개선장군마냥 그렇게 의기양양했던 결기는 다 어디로 가버리고 뒤꽁무니 빼기 바쁜 사람처럼 자기합리화 하기에 바쁘다. 실천 못해 자존심이 상한탓인지 또 구정 쇠고 다시 하겠다고 이를 악문다. 술과 담배를 단칼에 끊고 운동을 생활화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처음 한두번은 만보기도 차고 천변 걷기도 하지만 어느새 긴장이 풀어져 예전 모습으로 돌아간다. 가급적 술자리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여기고 무슨 핑계 대가며 술자리에 안가지만 며칠이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대개 술꾼들은 정이 많아 술 마시면 제대로 억제를 못하는 버릇이 있다. 그렇게 전날 과음해 속이 편치 못하는데도 저녁 술시가 닥치면 또 죽어라고 퍼마신다. 매일 줄이고 마시지 않겠다고 되뇌이면서 그렇게 한해를 허송세월하듯 보낸다. 소주와 맥주를 타서 마시는 폭탄주를 잘 마셔야 사내답고 소통 잘하는 사람으로 보였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직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전두환 독재정권시절에 만들어진 잘못된 음주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지지만 그런 음주문화는 개선돼야 한다. 폭탄주는 원래 뉴욕 부두노동자나 시베리아 벌목공이 추위를 이기려고 독주를 타서 마신데서 유래 되었지만 짧은 시간에 많이 마시다보니까 취하게 된다. 과유불급이란 말처럼 많이 마시다 보면 으레 실수하고 자주 필름이 끊기다 보면 건강에 빨간불이 켜진다. 우리 뇌 구조상 생각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을 바꾸면 행동이 달라지게 돼 있다. 흡연량을 줄이거나 술 양을 조절해서 끝는다고 하지만 이 방법은 좋은 방법이 못 된다. 죽기살기식으로 독하게 마음 먹어야 금연 금주에 성공할 수 있다. 의료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백세시대가 아닌 백이십세까지 살 수 있다고 하는 판에 병원신세를 일찍 진다는 것은 자신에 대한 학대요 가족에 대한 무책임이 아닐 수 없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노후가 엉망진창 된다. 아파서 병원신세를 지면 제 아무리 돈 많아도 필요 없다. 돈과 명예를 잃는 것은 다시 되찾을 수 있지만 한번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게 끝난다. 요즘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치거나 잠 못이룬 사람이 의외로 많다. 잠잘 자는 게 행복이요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아무리 보약과 산해진미가 깃든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도 소용이 없다. 연초에 세운 계획이 한달 지나면서 뭉개질 수 있다. 남들 한테는 추상처럼 엄격한 자신이 너무 관대해진 것이 아닌지 되묻고 싶다. 임인년에는 자신이 한 약속을 작심삼일로 끝내지 말고 지켜 나가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2.02.06 19:54

대선주자 전북공약 이리 알맹이가 없어서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공약들을 보면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 수도권에 엄청난 물량의 주택공급을 약속하거나 수도권 광역철도망 구축을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게 대표적 예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잡기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고 하지만 수도권 집중을 더 부추길 게 뻔하다. 반면 심각한 의제로 떠오른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특단의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현 정부가 나름대로 추진해온 지역균형발전 정책마저 후퇴하지 않을지 염려된다. 대선 후보들의 전북 공약은 더욱 알맹이가 없다. 본보가 대선 유력주자 4인의 지역공약 발표내용을 종합한 결과 전북공약은 구체적인 청사진과 실행계획이 제시된 타 시도 공약과 달리 거시적 목표만 제시된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선 후보들이 제시한 전북 관련 주요 공약이라야 새만금개발과 전북 금융도시 유성, 수수산업 육성 등으로, 전북도가 이미 추진하는 사업 정도다. 이마저도 구체적 실행계획이 없어 전혀 신선하게 와 닿지 않는다. 실제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새만금 공약만 하더라도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개발 기조의 비전만 있을 뿐이다. 이미 현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조기 완공을 약속한 것은 그나마 진일보한 공약이다. 수소산업육성과 관련해 전북을 수소산업의 전초기조로 만들겠다거나 수소국가산업특화단지 조성 등의 공약도 제시됐으나 역시 추상적 비전에 불과하다. 제3금융중심지와 관련 공약은 오히려 19대 대선 당시 보다 후퇴했다. 이재명, 윤석열 후보 모두 제3금융중심지 지정 대신 연기금 특화 국제금융도시 육성이나 추진이라는 애매한 말로 공약을 대신했다. 대선 후보들이 획기적 전북공약을 내지 못한 데는 지자체와 지역 정치권이 제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육군사관학교도 안동으로 옮기겠다고 구체적 약속을 하는 마당에 왜 무주에 태권도사관학교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끌어내지 못하는지 답답하다. 대통령 선거가 아직 한 달 여 남은 만큼 전북발전을 위한 특화 공약과 현안 사업의 실현을 담보할 수 있는 약속을 최대한 반영시키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2.06 19:54

지방선거 레이스 돌입, ‘깜깜이 선거’ 안 된다

오는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도지사와 교육감, 도의회 의원을 비롯해 시장군수, 시군의회 의원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구현할 지역 일꾼을 선출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3월 9일 대통령선거에 따른 새 대통령 취임식(5월 10일) 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치러지는 만큼 대선의 향배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정권 연장, 또는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새 정부에 힘을 싣는 투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요 정당은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예비후보 등록을 대선 이후에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선에 당의 역량을 총동원하고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 기여도 등을 공천심사에 반영하겠다는 복안이다. 각 정당의 이같은 방침으로 인해 전북에서도 지난 1일부터 시작된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등록 창구가 썰렁하다. 덕분에 정당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교육감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전북지역 단체장 및 지방의원 선거에서는 사실상 민주당 경선이 본선보다 더 치열한 게 사실이다. 민주당 입지자들이 당의 방침에 따라 예비후보 등록을 미룬다면 이번 지방선거 분위기는 대선 전까지는 달아오르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이제 4개월도 남지 않은 만큼 입지지들의 물밑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 조직을 가동하고, 각 당의 대선후보 선거운동과 병행해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방식이 될 것이다. 초박빙으로 치열하게 펼쳐지는 대선에 지방선거가 묻힐까 걱정이다. 입지자들이 대선 분위기에 밀려 정책대결을 외면하고 정당이나 대선후보간 세 대결에 집중할 경우 지방선거는 깜깜이 선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정당 공천도 늦어질 수밖에 없어 이 같은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대선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방소멸의 위기 속에서 지역의 미래를 맡길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가 무관심 속에 치러져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후보들이 적극적으로 주민들에게 자신의 정책을 알려 정책대결을 펼쳐야 하고, 유권자들도 지역의 미래를 위해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 신중하게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2.02.06 19:54

긍정적인 삶 - 김길남

김길남 수필가. 어느 여대생의 푸념이란 글을 읽었다. 대학을 졸업하면 무얼 하겠어요. 결과가 너무 뻔하다는 말이에요. 취직을 해 봤자 대학 4년을 배운 지식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이나 할 텐데. 차나 나르고 그렇지 않으면 서류나 챙기고, 그 일도 못하면 결혼이나 하고 4년 동안의 꿈과는 너무나 다른 세계가 시작 될 것 같아요 였다. 나무나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다. 어떤 일이나 나 나 나로 시들하게 여겼다. 요즘 가정에서 아들딸을 하나만 낳아 귀하게 키우고 어려운 일을 시키려 하지 않는다. 편한 것만 찾게 하고 쉽게 이루려 한다. 오직 입시에서 일류대학에 가야 하는 것으로 몰아붙이며 학원을 이 곳 저 곳 보내고 공부 잘 하기만 바란다. 그리고 사회풍조도 조금만 고통스러워도 못 참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 경향이다. 그래서 편하게 살려고 결혼도 포기하고 직장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너무 도전정신이 없다. 힘껏 싸워 이기려 하지 않는 나약한 젊은이가 많다. 이런 젊은이들에게 나라를 맡길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나를 도로 바꿔야 한다.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차도 나르고 서류도 정리하고 결혼도 하고로 바꾸면 시들하던 일도 재미가 있고 캄캄하던 앞길도 훤하게 보일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열정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맞이하면 앞길이 열릴 것이다. 이 세상의 일은 하찮은 일이 있고 보람찬 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사람 사는 일이 날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사살하는 일 같은 큰 일만 할 수 있겠는가? 사람이 사는 일이란 다 하찮기도 한 소소한 일들이다.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보람을 느끼는 자만이 가치가 있는 삶을 사는 것이다. 옛날 숙종대왕이 암행에 나섰다. 어느 오두막집을 지나는데 집안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양반집에서도 보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상하여 주인을 찾아 지나가는 나그네라 하고 물 한 그릇을 청했다. 그 사이 문틈으로 방안을 들여다보니 할아버지는 새끼를 꼬고 있고 손자들은 짚을 골라 주었으며 할머니는 빨래를 밟고 며느리는 옷을 깁고 있었다. 물그릇을 받아들고 이렇게 어렵게 사는데 어찌하여 웃음이 그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이렇게 살아도 빚도 갚아가며 저축도 하면서 살고 있으니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했다. 임금이 돌아가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다음날 다시 찾아가 어떻게 빚을 갚고 저축을 하는가 물었다. 주인이 대답하기를 부모님을 공양하는 것이 빚을 갚는 일이고 제가 늙어서 의지할 아이들을 키우니 이게 바로 저축이 아닙니까? 했다. 삶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못 사는 것을 원망하고 산다면 무슨 웃음이 나오겠는가? 이만큼 사는 것도 부모님 덕이고 하늘이 내려주신 복이라 여기니 웃음이 그치지 않은 것이다. 행복은 소득수준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밝혔다. 국민소득이 최하위인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현실에 만족하고 더 바라는 것이 없는 순박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너무 욕심을 부리면 행복지수는 낮아진다. 사람이 사는 일이란 모두 이렇게 사소한 일이다. 조그만 일에서 만족을 느끼고 보람을 찾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행복은 어디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사람이 행복을 찾아 하루 종일 헤매다 지쳐 해질녘에 집에 돌아왔는데 찾던 행복이 집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가족이 저녁에 오순도순 모여 밥을 먹으며 아이들 재롱을 보는 일 그게 행복이다. 일상의 일에서 보람을 찾고 행복을 느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가 보다. /김길남 수필가

  • 오피니언
  • 기고
  • 2022.02.03 19:26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