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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비위 · 일탈 솜방망이 징계론 안 된다

지방의원의 비위와 일탈 행위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지방의회 윤리특별위원회나 소속 정당으로부터 징계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 제 식구 감싸기란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시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가벼운 징계로 인해 지방의원의 일탈 행위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보다 강력한 징계 처분이 요구된다. 전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지난 3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송상준 의원과 한승진 의원에 대해 경고 처분을 했다. 송 의원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데도 다시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고 민주당 청년 비례대표 몫으로 시의원이 된 한 의원은 만취 상태로 차를 몰다 접촉사고를 냈는데도 단순히 경고 처분에 그쳤다. 이 같은 전주시의회 윤리특위의 징계 조치는 지방의원의 징계 범위 중 가장 낮은 수위로 형식적인 보여주기식 징계에 불과하다. 전북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도 겸직 금지 조항을 위반한 오평근 도의원에 대해 지난 3일 출석정지 14일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사립유치원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오 의원은 사임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사임 의사를 밝혀놓고도 유치원 대표직을 유지해왔었다. 그는 앞서 전주시의원 시절 어린이집 대표로 있으면서 해마다 수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아와 물의를 빚었고 부인 명의로 구입한 농지 인근에 소속 상임위 소관 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수십억 원대 공사를 진행해 특혜 의혹 및 농지 투기 의혹을 사고 있다. 그동안 지방의원의 각종 비위일탈 행각은 종종 드러났었다. 익산시의회 조남석 의원은 국회의원의 갑질 파문에 성명을 낸 노조를 향해 의회 석상에서 막말했다가 당원권이 정지됐음에도 최근 동료 시의원에게 또다시 거친 욕설을 퍼부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읍시의회에선 동료 여성의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시의원에 대한 징계 표결을 실시했으나 본회의에서 부결되기도 했다. 지방의원의 비위나 일탈 행위에 대해 의회가 자정 기능을 상실하면 주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뼈를 깎고 살을 베어내는 쇄신과 자정 노력을 통해 의회의 위상을 세워나가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06 16:36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세심하게 대비해야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국면이 진행되면서 현행 규제 중심의 방역 체계를 국민 참여형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독감처럼 일상생활을 하면서 방역관리를 하는 위드 코로나 체제를 검토할 때라는 얘기다.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본격 논의되면서 전제 조건으로 철저하고 세심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전국 시도지사협의회(회장 송하진)가 지난 주 국회에서 개최한 K방역 2.0준비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행 방역 체계가 4차 대유행 국면에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들고, 새로운 체계인 위드 코로나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도지사들도 이같은 의견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제는 국민 모두가 거리두기에 지쳐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계층이 자영업자들이다. 거리두기 단계 수시 변경에 따라 영업 시간이 밤 9시로 당겨지면서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영업을 포기한 상태에 이르렀다. 오는 8일 전국 9개 지역에서 1인 차량시위로 어려움을 호소할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지속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현장에서 방역과 진료에 힘쓰는 의료인력의 고충도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검사와 환자관리로 지칠대로 지쳐있다. 게다가 델타변이 확산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근무강도는 더 심해졌다. 자영업자와 의료인력 등 특정계층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방역체계를 언제까지 강요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에 방역당국도 예방접종 완료율이 70%를 넘길 경우 방역체계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방역체계의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검토되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 영국이나 싱가폴 등의 방역관리다. 이들 국가는 접종률이 높아지자 마스크를 너무 쉽게 벗어 던지면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했다. 결국 개인 방역의 철저한 준수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 전제조건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재 34%대에 머물고 있는 백신 접종률을 70 80% 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백신의 안정적 확보가 급선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9.06 16:36

올 추석 우리 농축산물을 이용하자

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며칠 후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전통을 살리고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 친구들 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명절중 하나다. 주위 사람들과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누는 것이 우리의 오랜 미풍양속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농축산물은 명절 선물로 제격이다. 명절 본래의 뜻을 되새길 수 있는 데다, 주고받는 사람 모두에게 감사와 정성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선물 준비에 고민도 많이 하고 분주할 것 같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다시금 세계를 삼키다시피 하고 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잠잠해지길 기대했는데 그 터널의 끝은 보이지 않고, 이번 추석명절도 가족, 친지간의 많은 인원이 함께하는 정다운 모임이 어려워 보인다. 추석을 맞는 농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예년에 없던 늦은 장마와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의 명절 농축산물 선물가액 일시적 상향 예외의 부정적인 기류가 전해져 한 가닥 희망도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이런 때 농축산물 최대 대목인 추석시장은 농민들에겐 한 줄기 빛과 같다. 이번 추석 선물은 우리 농업과 농가소득을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농축산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도시 소비자들의 동참은 필수적이다. 우선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임직원 선물로 우리 농축산물을 선택해 대량 수요의 물꼬를 터주길 바란다. 일반 가정에서도 차례상에 우리 농축산물을 올려 조상의 음덕을 기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농업계의 노력도 필요하다. 개별 농가와 생산자단체는 공동선별공동출하를 통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힘써야 한다. 농가공식품의 경우에도 품목을 다양화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 추석의 의미를 담아 대형 유통업체들은 추석 선물 사전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이 관심을 끌며 홍삼이나 버섯류한우꿀흑마늘 등 면역력 향상 상품을 구비해놓고 고객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값싼 수입산 농축산물로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어 농업인의 근심은 더욱 깊어진다. 명절 때마다 우리 농산물이 소비 특수를 못 누리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까 걱정스럽다. 코로나19가 무려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전 국민의 정서는 물론 산업경제 전반에도 많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정치권, 지자체에서도 재난지원금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특정 산업에 집중되어 이 나라 식량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농업농촌 부문은 어느 샌가 당연한 듯 홀대를 받고 있는 거 같다. 오는 추석명절에는 코로나19로 가라앉은 국민경제와 농축산업계에 위안과 활력을 불어넣고 꿈을 잃은 농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길 바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전통과 얼이 깃든 추석을 농업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우리 농축산물로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소중한 가족과 보내는 뜻 깊은 추석을 값싼 수입 농산물로 채우는 선택은 전통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안전한 먹거리인 우리 농산물 애용으로 농업과 농촌,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가족, 지인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정재호 전북농협 본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06 16:31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 중고자동차 성능·점검상태기록부 꼼꼼히 확인하세요

소비자는 중고자동차 구입 시 판매사업자가 제공하는 중고자동차 성능상태점검기록부(이하 점검기록부)를 통해 차량의 성능상태를 확인하고 있지만 점검기록부 내용과 구입한 차량의 상태가 달라 소비자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자동차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2018년 172건, 2019년 149건, 2020년 110건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장덕진)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모집한 중고자동차 20대를 대상으로 점검기록부 내역과 실제 자동차의 성능상태를 객관적으로 비교검증했다. 확인 결과, 조사대상 중고자동차 20대 중 13대(65%)의 점검기록부에는 외판부위(프론트펜더, 도어 등)의 판금도색 작업 이력이 기재돼 있지 않았고, 전기적으로 구동되는 조향장치(MDPS)가 장착된 중고자동차 15대 중 13대는 해당사항이 없는 부품(MDPS가 설치된 차량에는 파워고압호스 등의 부품이 장착되어 있지 않음)에 대한 점검결과가 양호로 표기돼 있었다. 중고자동차 판매사업자는 흠집 등 손상부분을 판금ㆍ도색작업으로 복원하여 상품성을 높이는데 반해, 구입하는 소비자는 판금도색 위치, 횟수에 따라 차량의 가치를 낮게 평가할 수 있으므로 판매사업자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이력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조사대상 중 리콜대상 중고자동차는 총 7대로 그 중 1대는 점검기록부 상에 리콜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 자동차의 제작결함에 대한 리콜은 운전자 및 동승자 등의 안전과 직결되므로 중고자동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도 정확한 리콜정보를 고지하여 점검개선 조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성능점검 사업자는 자동차제작사(부품 제작사 포함)의 제작결함 사실 통지대상(소유자 또는 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에 제외돼 있어 자동차관리법에서 정하고 있는 중고자동차 성능점검 단체 등이 포함되도록 통지대상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행 공정거래위원 고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중고자동차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교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자가 발생한 경우 무상수리 또는 수리비 보상이 가능하다. 또한, 사고 또는 침수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구입가 환급 또는 손해배상이 가능하며, 주행거리 조작시 해약 또는 주행거리조작에 따른 손해배상이 가능하다. 소비자는 중고자동차 구입 시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점검일 기준 120일이 경과하면 효력이 상실되므로 반드시 점검일자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사고차량 인지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 싸이트에서 간단한 절차에 의해 확인할 수 있다. 중고자동차 구입시 사전 정보제공 및 구입 후 피해 발생 때에는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센터를 통해 무료상담 및 중재 요청이 가능하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소비자센터 박민정 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06 16:31

교육감 선거 관전 포인트

삽화 = 정윤성 기자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 간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이슈는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로 맞짱 토론 제안까지 나왔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농산어촌지역 작은 학교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서 전 총장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상향식 통합, 통합학교 지원, 폐교의 공공적 활용, 도심 과밀지역 학교 신설 등을 제시했다. 다음날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이 비판 논평을 냈다. 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자가 발표한 첫 번째 정책이 농촌학교 통폐합이냐며 통폐합 대신 도심과 시골 학교를 공동 통학구로 묶어 함께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서 전 총장이 반격에 나섰다. 도시와 농촌을 공동 통학구로 묶는다고 도시 학생이 시골로 가겠느냐, 농촌 학생이 도시로 가면 농어촌학교 소멸이 가속화하고 도심 과밀학급이 심화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전 교육장이 서 전 총장에게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맞짱 토론의 입지자간 득실을 따져볼 때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향후 작은 학교 통폐합과 맞짱 토론 무산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수도 있다. 두 사람의 공방은 내년 교육감 선거 구도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입지자들의 면면을 보면 내년 교육감 선거는 진보보수(중도)의 정치 성향과 교수교사교육행정가 등의 경력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간선제에서 주민 직선제로 첫 교육감을 선출한 2008년에는 후보의 정치 성향이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부터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면서 진보와 보수(중도)의 대결로 치러져왔다. 주민 직선제 첫 교육감이었던 최규호 전 교육감은 중도 성향이었지만 뒤 이은 김승환 교육감은 진보 성향이었다. 민선 전북교육감은 모두 교수 출신이 당선됐다. 최규호 전 교육감은 전북대에서 농업경제학을, 김승환 교육감은 전북대에서 법학을 가르쳤다. 교육감 선거 입지자 가운데 교수 출신은 서 전 총장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등 2명이다. 이항근 전 교육장과 차상철 전 전북교육정보연구원장은 교사출신, 황호진 전 부교육감은 교육행정가 출신이다. 이 가운데 이항근차상철천호성 등 3명의 입지자는 진보 성향, 서 전 총장과 황 전 부교육감은 중도 성향에 가깝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교수 출신은 서울부산경기전북교육감 등 4명이다. 대전교육감이 교사와 교수 경력을 함께 갖고 있고, 나머지 12개 시도 교육감은 초중고 교사 출신이다. 민선 6기는 교수 출신 7명, 교사 출신 9명이었고, 민선 5기는 교수 출신 6명, 교사 출신 9명이었다. 민선 6기와 5기에서도 교사와 교수 경력을 함께 가진 교육감이 1명씩 있었다. 중도냐 진보냐, 교수교사교육행정가냐. 입지자들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앞선 교육감들의 재임기간에 대한 평가가 차기 교육감 선택의 잣대가 될 것 같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9.06 16:31

군산항에 진정한 주인이 있는가?

안봉호 선임기자 주인은 어떤 대상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주인의식이란 어떤 일에 대해서 주체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야 한다는 의식을 말한다. 개항 122년이 된 군산항에 대해 뜻있는 항만관계자는 군산항에 과연 주인의식을 가진 진정한 주인은 있는가 라며 질문을 던진다. 평택항 등 다른 경쟁 항만들은 개항역사가 일천함에도 역사가 깊은 군산항을 멀찌감치 앞서나가면서 군산항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항은 상업부두 31개 선석, 부두길이 7.8km, 부두하역능력 2984만여톤에 달해 겉보기에 그럴듯한 항만으로 성장했다. 그렇지만 부산, 인천, 목포에 이어 마산항과 함께 전국에서 4번째로 개항한 군산항은 후발주자인 평택항, 대산항, 보령항, 울산항, 포항항보다 형편없는 항만으로 추락했다. 물동량 취급면에서 얼마전까지만 해도 10위권내에서 국내 주요 항만의 지위를 누렸지만 올해는 12위권밖으로 처지면서 국내 주요 항만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그런데도 왜 그런지 고민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군산항에 주인의식을 가진 진정한 주인이 없는 셈이다. 군산항에는 부두를 임대해 운영하는 하역사가 있지만 이들 하역사들의 본사와 주주사는 타 지역에 있고 하역사의 책임자들은 모두 샐러리맨이다. 기껏해야 군산항에서 2~3년 근무하다 떠나는 샐러리맨인 이들에게 주인의식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군산해수청 직원도 마찬가지다. 국가공무원으로서 배정된 예산의 범위내에서 활동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특히 타지역 출신이 많은 이들도 2년 정도 근무하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기 일쑤다. 군산항에 애착을 갖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속에서 전북도와 군산시가 주도적으로 항만발전의 주체가 돼야 하나 그러하지 못하다. 항만을 가진 일부 지자체는 항만의 전문성을 감안, 전문인력 영입차원에서 국장급 예우로 항만정책관제를 도입하고 있지만 전북은 그러하지 않다. 항만관련부서의 인사를 보면 항만의 전문성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 거의 없다. 항만발전을 위한 인사라기 보다 인사를 위한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매한가지다. 항만발전의 문제점을 찾아 해결키 위해 자발적으로 항만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거나 항만현장을 찾아 나서는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을 본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다보니 군산항은 많은 고착화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연간 368만㎥의 토사 매몰, 외항선들의 바닥이 뻘에 얹히는 현상 빈발, 항로 경계선상 저수심해역으로 선박 입출항의 안전 위협, 쌓여가는 토사의 군산항 숨통 조임 ...등등 이같은 문제는 지역발전을 서서히 좀먹어가고 있지만 우리 모두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채 오불관언(吾不關焉)의 자세만 취하고 있는 듯하다. 군산항은 총선과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때만 선거용으로 반짝 이용당하는 찬밥 신세가 돼 나뒹굴고 있을 뿐이다. 군산항의 대외적인 위상추락이 어디까지 지속될 지 걱정되는 대목이다. 바다로 세계를 향하는 도내 유일의 물류 젖줄인 군산항의 주인은 우리 도민 모두이다. 그렇지만 진정한 주인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21.09.06 16:31

에캄세계평화축제(Ekam World Peace Festival)

송희 전 전북시인협회장 아프가니스탄 유혈사태가 극에 달해 있는 지금, 한쪽에서는 평화를 위한 축제가 한창 준비 중이다. 인간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는 광경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을 뿐 믿어지지 않는다. 에캄세계평화축제가 올해로 4회를 맞았다. 에캄세계평화축제는 평화를 향한 대규모 운동이다. 6천만 명이 넘는 평화주의자들이 참여하여, 세계 평화를 위한 명상과 기도를 한다. 평화로운 상태를 가져오는 것은 지도자 한 명의 책임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재 글로벌 위기를 감안했을 때, 우리 모두가 평화를 향해 하나의 집단으로 일어나야 할 때이다. 글로벌 전염병으로부터 18개월이 지났다. 지구의 어떤 나라는 정상으로 돌아오고 있으나, 어떤 나라는 여전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머지않아 글로벌 전염병이 지나가겠지만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받은 고통을 잊어버릴 것이며, 그것으로부터 얻은 교훈마저 금세 잊을 것이다. 삶은 이제 전과 같을 수가 없다. 모든 인간은 평화로운 의식으로 깨어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서로 다른 인종으로서의 몸의 모든 형태, 외모, 색깔을 넘어서, 모든 종교적 신념을 넘어서, 우리의 모든 생물학적, 정서적 성향을 넘어서서 하나의 우주적 현실, 즉 하나라는 것을 깨달아야 가능한 일이다. 평화가 어떤 조건에 의해 좌우된다면 그것은 진정한 평화라고 할 수 없다. 평화가 건강에 의해 좌우된다면 평화가 아니다. 평화가 돈이나 환경으로 좌우된다면 평화가 아니다. 평화란 깊은 내면의 통찰로 얻어지는 존재의 상태이다. 고요함의 용기이다. 어떤 소란이나 시련과 상관없으며 그것도 막아낼 수 있는 힘이다. 문제가 없는 삶은 없다. 그러나 평화가 우리 삶의 기초가 된다면, 모든 배움, 행동 모든 통치의 밑바탕이 된다면, 우리는 의식적으로 진화한 시대가 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시대는 오랫동안 조화로운 지구가 지속될 거라고 현인들이 말하던 그 시대이다. 인도의 위대한 현자인 마하라 라마리쉬도 성직자이건, 세속적인 사람이건, 어떤 마을에도 평화가 깃들 거라고 했다. 평화의 열쇠는 우리를 분열시키는 공동체, 카스트제도, 문화에 대한 모든 개념을 놓아버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평화는 모두에게 가능하다. 러려면 올바른 사고를 실천할 수 있는 용기와 통합적인 인식, 남을 배려하는 행동을 할 수 있는 상태가 필요하다. 세상의 현자들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사람이 있다면 그들이 한결같이 모든 인류가 평화롭게 살도록 일깨워주려 했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들은 평화를 위해 명상을 했고, 그들 안에서도 평화를 찾았으며, 평화만이 이 세계가 직면한 도전과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에캄세계평화축제는 인간의 의식을 갈등에서 평화로 바꾸는 글로벌 명상축제이다. 매일 수만 명의 개인과 가족, 사업체, 기관들이 평화를 이루려는 하나의 큰 뜻을 위한 명상을 온라인 Zoom을 통하여 함께 한다. 경제적 불안, 분리심, 지구를 치유하자는 큰 목적에 많은 저명인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세계 영적 지도자이며, 인도 O&O (명상대학과 아카데미)의 설립자인 슈리 크리슈나지와 프리따지에 의해 시작된 이 운동은 세계 평화로 가는 길에서 인류 의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한다. 자신과 이웃의 평화는 물론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싶은 분들의 참여가 절실하다. /송희 전 전북시인협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9.06 16:31

전주시장 깜냥

삽화 = 정윤성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판의 가닥이 뒤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판이 진보대 보수의 경쟁구도로 가기 때문에 범진보로 뭉칠 때는 후보가 새롭게 부각하면서 당내경선판이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복당 신청을 안 하고 무소속으로 뛰는 익산시장, 고창무주임실 등 현역 단체장도 범진보 대통합이 이뤄질 경우에는 상황이 바뀌어 당내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경우 복당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선 경선 결과에 따라 복당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못해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는 구도다. 어떻게 선거판이 짜이느냐에 따라 선거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선거구도가 중요하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주시 선거판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주시장이 전북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비중과 위상은 거의 도지사급에 버금간다. 그간 김완주송하진 전주시장이 지사로 직행했기 때문에 김승수 시장도 특례시로 지정 받아 그 탄력을 이용해 지사선거에 나설 뜻이 있었지만 여건이 꼬이고 본인이 자업자득한 결과로 출마를 접었던 것.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전주시장익산시장 선거가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전주시장은 현역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돼버렸기 때문에 각 후보마다 일찍부터 군침을 흘린다. 누가 민주당 후보로 공천 받느냐가 뜨거운 감자다. 당원 일반시민 50대 50으로 합산해서 여론조사로 가기 때문에 누가 더 많은 권리당원을 확보했느냐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정치권의 상황을 종합하면 전주시의회의장을 지낸 조지훈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일찍부터 당원확보를 서둘러 앞선 것으로 관측된다. 권리당원 숫자는 내년 2월 말에 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2년 동안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다 3일 퇴임한 우범기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백순기 전 전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뛰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의회 의원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유창희 민주평통전주시협의회장도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여 각축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아직 민주당 복당이 이뤄지지 않은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민주당 대선 경선판에서 SK를 돕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복당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누가 전주시장 깜냥이 되는가 자질문제로 귀결된다.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 후보가 될 당시 차종선 변호사와 최진호 전 전주시의회의장이 선거운동을 일찍 시작해 인지도가 앞서 있어 둘중 한사람이 시장이 될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행자부 지방분권지원단장을 그만두고 단기필마로 7개월여 선거판을 누빈 송 지사가 오피니언 리더들 중 깜냥이 된다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돼 경선에서 승리했던 것. 그간에는 아는 체면관계로 권리당원을 막 써줬지만 지금부터는 여론주도층에서 누굴 밀것인가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시중에서는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사람이 전주시장이 되어야 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조심스럽게 형성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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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1.09.05 16:39

도내 치매환자 급증, 체계적 관리 절실하다

도내 노인 치매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북도와 전북광역치매센터가 발간한 전북 치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 해 도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 수는 4만3466명으로 전년 대비 2.4%(184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65세 이상 노인인구 37만5392명 가운데 11.8% 유병율을 보이면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를 앓고 있는 셈이다. 치매환자 급증은 빠르게 진행 중인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지난해 기준 도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도내 전체 인구 수의 20.9%를 차지하면서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고령화에 따라 치매환자 증가가 우리 사회가 감당하기 여려울 정도로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국가와 지자체의 더욱 치밀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치매환자는 혼자 두게되면 어떤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옆에 간병인이나 가족이 꼭 있어야 한다. 환자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치매 걸린 아내를 돌보던 노인이 간병에 힘겨운 나머지 아내를 살해한 뒤 극단선택을 하는 안타까은 사건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치매는 아직 완치약도 개발되지 않았다. 한번 걸리면 간병과 치료비로 한 가정이 경제걱 파탄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정부가 지난 2017년 치매 국가책임제를 선언하고 전국 모든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를 설치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잘한 일이다. 도내의 경우 60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의 치매안심센터 등록율이 89.1%로 전국 평균 52.8%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게다가 치매 선별검사율과 진단검사율 또한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은 치매에 대한 관심 제고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치매 원인질환을 찾아 필요한 치료를 받도록 할 수 있는 감별검사율이 37.7%로 전국 평균 85.4%보다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환자 치료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감별검사의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 되는 대목이다. 고령화 사회의 또 다른 그늘이 된 치매는 이제 부끄럽거나 감춰야 할 병이 아니다. 우리 사회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치매 예방과 조기 발견. 가족 지원 등 치매환자 돌봄을 위한 국가 시스템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관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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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05 16:39

지역인재 채용률 숫자놀음으로 우롱해서야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률이 부풀려졌다고 한다. 다른 지역 혁신도시에 비해 그렇잖아도 전북 이전기관의 의무 채용 인원이 절대적으로 적은 마당에 일부 기관이 마치 많은 전북인재를 뽑는 것처럼 숫자놀음까지 하는 건 지역상생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국가기관을 제외한 이전 공공기관은 혁신도시 특별법에 따라 일정 비율의 지역인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하고 있다. 의무 채용률은 2018년 18%, 2019년 21%, 2020년 24% 등 매년 3%씩 증가해 내년 30%까지 확대된다. 전북혁신도시 이전 기관 중 의무 기관인 국민연금공단한국국토정보공사한국전기안전공사한국식품연구원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 5곳이 모두 이 기준을 상회하는 전북인재를 채용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비율이 전체 채용 인원이 아닌 의무화 대상(지역인재 규정을 적용해야 하는 채용인원 수)을 기준으로 삼아 지역 채용이 많은 것처럼 계산한다는 것이다. 전체 채용인원과 의무화 대상 인원이 다른 건 연구경력직, 지역본부지사별, 5명 이하 채용 시 지역인재 채용을 예외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2018년 상반기 전국단위 모집에서 본부별 모집으로 변경해 의무화 적용 대상 인원이 84명에서 2020년 18명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기준에 따라 2년간 채용된 전북인재가 2018년 이후 계속 줄었지만 채용률은 되레 늘어 지난해 72.2%를 기록했다. 규모와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국민연금공단과 한국국토정보공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란다. 국토부 기준에 따른 것이어서 규정에 어긋난 게 아니라고 하지만 이런 식의 채용과 채용률 계산은 눈가리고 앙웅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전기관의 현재와 같은 수준의 지역인재 의무 채용이 전북인재들의 취업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다른 지역 이전기관에 전북 인재들이 취업하고자 할 때 그만큼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인재들에게 기왕 혜택을 주려면 의무비율을 대폭 높이고, 지역인재채용 예외규정을 줄여야 한다. 아울러 지역의 취업 준비생들이 보다 많은 기회를 갖도록 의무채용 대상자 적용을 전북광주전남권 혁신도시로 권역화 시켜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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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05 16:39

전북 발전을 위한 학문 후속세대의 양성과 지역의 책무

박정민(전북대 사학과 조교수)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정부 재정지원 탈락 대상 대학에 52개교가 선정되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우리 지역의 국립대인 군산대가 포함되었다는 사실이다. 정량 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획득했음에도 정성 평가에서 탈락 점수를 받아 군산대와 시민 등이 반발하며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기각되었다. 이 결과 군산대뿐만 아니라 전북 지역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다른 학교들이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안도할 일은 아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대학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 둘씩 학교가 무너지게 된다면 우리 지역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할 연구자 자체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지역 대학교수와 연구원들은 지자체의 자문 임무를 수행하고, 중앙 부처의 전공 분야에서 지역 이해를 대변해준다. 하지만 점차 지역 대학이 사라진다면 그 소임을 다해 줄 수 있는 인력풀 자체가 감소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지역에 대한 연구 자체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필연적으로 우리 지역 사람들이 전북 지역에 대한 사례 조사를 많이 진행하는데, 이 역시 해당 인력이 감소하면 감당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10년, 20년 이상을 이끌어갈 미래 세대의 소멸은 우리 지역의 연구 역량과 발전 기반의 감소를 의미한다. 그 결과 앞으로 지역을 체계적으로 이해하여 정책적으로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할 것이다. 각 학문에서 미래 세대가 감소하는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학계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으로, 국가적으로 혹은 공공기관, 기업, 학회 등 다양한 곳에서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하여 해결책을 강구하고 있다. 즉, 이들을 위한 각종 장학금을 운영하거나, 연구비 공모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들이 구조적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지라도 학문 후속세대 양성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와 같은 지원이 중앙 차원에서만 진행되고 있고, 지역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행히 전북은 전북연구원 전북학연구센터를 중심으로 학문 후속세대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센터에서는 전북 지역을 대상으로 박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한 대학원생 중 우수 연구자를 선발하여 시상하는 우수학위 논문 지원사업을 진행하였다. 올해는 콘텐츠, 문화인류학, 고고학, 도시계획, 교육학 등 전북을 주제로 한 다양한 학위논문 연구자를 선발하였고, 9월 24(금)에 시상식이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연초에 진행하는 전북학 연구지원 사업에서도 쿼터를 두고 학문 후속세대의 몫을 배정하고 있다. 물론 이 사업 하나로 전북 지역에 대한 연구가 풍부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시작으로 우리 지역에 대한 학계와 대중의 관심을 높일 수 있고, 몇 안 되는 우리 지역을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고무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 전북학연구센터 밖에 없지만 향후 도내 다양한 기관들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전북에 내려와 있는 유수의 공공기관에서도 지역 연구 지원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다양한 방면으로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해야 할 책무가 있다. 이들 기관이 각자의 분야에서 지역과 상생하는 모델을 만든다면 다른 지역보다 전북이 선도적인 위치를 점유하며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박정민(전북대 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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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5 16:39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야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기업은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뿌리이자 성장동력이다. 도시에서 기업이 하나 사라지면 인구 감소와 인재 유출, 소비 침체 등 지역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노력과 함께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자치단체마다 사활을 걸다시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 전북의 총사업체 수는 15만 천여개가 넘는다. 2011년에 12만 8000여개, 2016년에는 14만 7000개였던 것과 비교할 때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그런데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본사의 소재지 기준으로 한국거래소에 등록된 전국 2500여개의 상장법인 중 전북지역의 상장법인 수는 27개사로 전국 대비 1.1%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986개사, 경기 681개사, 충남 95개사, 경남 91개사, 인천 85개사와 비교할 때 전북에 본사를 두고 있는 상장법인의 비중이 너무 낮다. 물론 기업공개와 그 숫자만으로 기업의 가치와 지역의 경쟁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업상장은 기업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진행되는 만큼 사업전망이 유망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업의 상장여부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타지역에 알리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등 여러 가지 장점이 수반된다. 특히, 지난 2007년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선 이후 13년만인 올해 30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이 20년만에 10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음을 감안해 볼 때 우리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이 적은 것은 매우 아쉬운 상황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2020년 매출액 기준 1000대 기업 중 전북에 본사를 둔 기업은 총 12개사에 불과하고,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단 하나도 없어 우리 지역의 낙후된 경제현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전국 매출액 1000대 기업의 시도별 분포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514개)과 인천(38개), 경기(177개) 등 수도권이 729개사로 72.9%를 차지하고 있고, 부산경남울산(93개), 대구경북(47개) 등 영남권에 140개사(14.0%)로 대부분이 몰려 있다. 이와 같은 불균형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 전북은 경제의 주축이 될 청년 1만여명이 해마다 일자리를 찾아 지역을 떠나고 있다. 아이들 울음소리가 점차 줄어들고, 청년들이 떠나다 보니 지역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의 고른 발전을 위하여 지방 SOC 인프라 구축, 지방소재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개선 등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전향적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전라북도와 시군 자치단체들도 기업지원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지자체 조례로 해결할 수 있는 규제는 없는지, 기업 활동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기업들도 코로나 19와 경기침체로 어렵다고 움츠리고만 있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기술개발과 투자를 지속적이고 과감하게 펼쳐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어려움은 예상치 못한 변화와 고통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도 열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도민들도 지역기업에 대한 아낌없는 사랑과 함께 지역 산품 애용 등 기업지원을 위해 힘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 전체가 기업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 때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전북의 발전으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윤방섭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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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5 16:39

생활속 안전을 책임지는 신재생에너지

김성희((유)나노엔지니어링 대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전기에너지와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한 알람시계는 물론 전기히터에서 나오는 물로 샤워를 하고 간단한 아침도 전자레인지의 도움을 받는다. 식사 후 커피포트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를 갖고, 전기 자동차로 출근해서 책상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며 일과를 시작한다. 전기는 이렇게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속 깊숙이 없어서는 안되는 동반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마치 전기가 하루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할 정도로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전기 없이는 한 순간도 견디기 어려운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쩌면 전기가 없는 세상을 가상한다면 그것은 끔찍한 고통의 연속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4월13일,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은 칠흑같이 어두운 원시 세계를 경험한다. 가장 화려하고 첨단화된 맨해튼 서부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로 5시간 동안 이루 말할 수없는 대 혼란을 겪게 된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는 차량으로 뒤엉켜 아비규환이 되고, 1천 700여 곳의 상점이 순식간에 물품을 약탈 당했다. 1천 여건 넘는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지하철과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던 수많은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시간동안 뉴욕시가 감당해야 할 손해는 천문학적으로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 9월15일, 때아닌 이상 기온으로 냉방기구 사용이 과도하게 늘어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사용 예측량보다 일시에 전력이 증가함으로써 빚어진 돌발 상황이었다. 우리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기이지만 한 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그런 만큼 소중한 에너지임을 인식하고 적정량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한전의 지난해 전력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기 총 생산량 중 화력발전이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중에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력발전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구촌은 2050년 탄소배출 제로 선포식을 갖고 모든 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그중 우리 정부는 각 지방에 태양광과 풍력을 통한 발전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북에서도 그 일환으로 새만금에 태양광 발전과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의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이 구체화되면 신재생에너지로 아름다운 새만금 자족 도시를 만들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수출까지 꿈꾸며 가공하고 생산하여 21세기 에너지원 전진 기지로 도약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전기는 우리 생활의 편리함을 극대화 시켜주는 소중한 에너지원이다. 공기 중 산소처럼 사람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전기도 그렇게 우리에게는 필수적이다. 미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 우리가 겪고 있는 자연 재난으로부터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희 (유)나노엔지니어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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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5 16:39

인구 절벽, 양질의 일자리와 육아 대책이 해답

전북 인구가 지난 3월 180만이 붕괴된 이후 감소세가 뚜렷하다. 20년 후에는 전주를 제외한 시군 지역이 지역소멸 위기 상황에 직면한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관련 부처가 지방 자치단체의 지역 소멸과 관련해 뒤늦게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맞춤 대책 등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의 고질적인 수도권 위주 개발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대안도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서도 입만 열면 지방 분권을 외치고 국토 균형발전을 떠들어 대지만 후속 대책은 이와 정반대다. 아직도 규제를 완화하거나 지방의 극심한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수도권 개발을 통한 문제 해결을 꾀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부동산이나 주택 관련 분야에서 이같은 기류가 강하게 나타난다. 지방에 있는 기업들의 수도권 U턴 현상이 대표적 예다. 이와 함께 정부와 자치단체의 저출산 대책도 마찬가지다. 근본적 문제해결 노력보다는 포퓰리즘에 입각한 일회성 반짝 효과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 시점에선 극적인 반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7월 기준 전북 인구는 179만 3902명을 기록했다. 특히 2047년에는 전주만 빼놓고 여타 시군이 지역 소멸 고위험군 단계에 포함된다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 와중에도 전북은 지난해에만 8천 명이 직장을 찾아 타 시도로 빠져 나갔다. 이중 2030 세대 유출이 가장 눈에 띄며, 그들이 일자리가 많은 경기도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관건이다. 젊은 층이 고향 일터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동시에 육아에도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절대적이다. 작년 기준 신혼부부 10명 중 4명은 자녀가 없고, 맞벌이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부부가 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4월기준 국내 출생아는 2만 2800명으로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정부가 2006년부터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220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피부로 절실히 느끼는 변화는 없었다. 이젠 아이를 낳으면 국가와 자치단체가 키워 준다는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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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9.02 17:10

주택은 거주자. 농토는 경작자. 토지는 이용자에게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8월 23일 부동산 불법 투기 의혹 관련하여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당 소속 의원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 의원 12명(13건)은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1건), 편법 증여 등 세금 탈루 의혹(2건), 토지보상법건축법공공주택 특별법 등 위반 의혹(4건), 농지법 위반 의혹(6건), 열린민주당 의원 1명은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이다. 권익위의 발표 다음날(24일) 국민의힘은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소속 의원 12명 중 비례대표 한무경 의원을 제명, 강기윤이주환이철규정찬민최춘식 의원에 대해서는 탈당 요구 처분을 내렸다. 앞서 더불어 민주당이 6월 8일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거래보유 과정서 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12명(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김주영, 김회재, 문진석, 윤미향 의원과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 김한정,서영석, 임종성 의원, 농지법 위반 의혹 양이원영, 오영훈, 윤재갑, 김수흥 등)의 명단을 공개하고 지역구 10명은 탈당 권고, 비례대표 2명은 출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탈당한 의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론의 향배와 국민의힘 측의 조치를 보며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까 기대하는지도 모른다. 권익위의 발표를 보며 드는 의문은 투기 의혹 대상자가 공교롭게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이 동일한 12명이라는 것이다. 우연이라기보다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여 숫자를 조정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부동산 투기 의혹 발표 이후 대다수 의원들은 자신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거나 억울함을 토로하기에 바쁜데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처하여 도의적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다. 충격적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아 눈물로 만류했다. 이 대표는 윤 의원은 책임질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와 반대로 사퇴쇼 운운하며 맹공격에 나섰고 이후 언론 보도로 문제가 된 땅이 윤 의원이 과거 한국 개발연구원(KDI) 근무 당시 KDI가 연구용역을 한 산업단지 인근 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태는 급반전을 맞았다. 윤 의원의 부친은 지난 2016년 8억 2000여만원에 세종시 전의면 일대의 논을 샀고 이후 주변에 세종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이 지역 땅값은 5년 만에 10억 원 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27일 윤의원은 반론 기자회견을 통해 가짜 뉴스와 아니면 말고 식의 민주당 주장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이 사건을 지켜보며 정치권의 당리당략적 접근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면 다수당인 민주당이 앞장서서 본회의에서 사퇴를 처리하면 될 일이다. 여기에 더해 국회법 개정을 통해 자의에 의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면 의장직권으로 사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불법 행위 의혹은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하여 법의 심판을 받게 하고 민주당도 이에 상응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이다. 여야를 떠나 부동산 투기 세력이 정치권과 관료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법 개정을 한다면 환영받을 일이다. 서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비난하며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확실하게 억울한 의원을 제외하고 즉각 관련 의원들의 탈당 조치를 완료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문제는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경자 유전의 원칙과 토지 공개념은 헌법적 가치이다. 이번 기회에 토지개혁으로 과전법을 시행한 혁명가 정도전이 되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무주택자와 세입자를 위한 길에 적극 나서야 한다. /김영기 객원논설위원(참여자치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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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소멸위기의 도시들

삽화 = 정윤성 기자 2014년 5월, 일본 도시들의 인구 감소현황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상이 주도해 펴낸 <마스다 보고서>인데, 일본의 수많은 도시들을 충격에 빠트린 내용이 있었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이로는 2040년까지 일본 도시의 절반인 896개 도시가 사라진다는 경고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다. 2017년 기준 대한민국 인구는 5132만 명. 100년 전인 1917년 인구 1697만 명(조선총독부의 통계연보)의 3배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100년 후인 2117년에는 1510만 명으로 급감한다는 분석이다. 감소세도 충격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소멸 위기에 놓인 도시들이다. 인구가 몰려 있는 서울의 인구도 100년 뒤에는 지금의 30%에도 못 미친다는 전망이 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의 상황도 다르지 않으니 지방 중소도시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감사원은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시군구들이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를 30년 후 부터라고 내다보았다.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적용한 결과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마스다 보고서>의 분석기법으로 개발된 것인데,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 지수가 0.5 이하가 되면 인구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안타깝게도 100년 후에는 서울의 강남을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을 제외하곤 모든 도시가 소멸의 위기에 처한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도시의 쇠퇴는 성장을 멈추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오래된 도시들은 대부분 성장을 멈추어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선지 오래다. 쇠퇴에 놓인 도시들이 인구 감소로 이제 소멸의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으니 공포가 만만치 않다. 지난 1일 행안부가 내년 예산을 공개했다. 지방교부세를 크게 늘리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새로 편성한 것이 눈에 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앞으로 규모를 늘려 10년 동안 지원한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이 예산의 쓰임이다.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편적이면서도 지역별로 특화된 대책을 마련하는데 제대로 쓰여야한다는 이야기다. 전북은 지난 3월 인구 180만 명의 선이 무너졌다. 추이 분석을 보니 2067년에는 158만 명, 100년 후에는 49만 명까지 감소한다. 기존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새로운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더 절실해졌다. 지역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깊이 들여다보아야만 답을 얻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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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에너지 사용 줄이는 것이 지구환경보호

정한기 비나텍 부사장 불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내면서 본격적으로 인류문명이 시작되었다. 열을 이용해 난방과 음식을 하고,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집단을 이루면서 농경사회로 빠르게 접어들었고,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본격적으로 화석연료인 석탄이 사용되었으며, 19세기부터는 자동차 보급 등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순간에 석탄 석유의 사용량이 급증하였다. 이는 우리를 풍요롭게 했지만 과잉의 생산물로 인한 환경 파괴도 비례적으로 증가하였다. 이후 전기를 사용한 2차산업혁명도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을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화석연료는 용도의 다양성과 유용성으로 인해 현대 생활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었고 300여 년간 급격한 화석연료 사용이 온난화라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이상고온, 태풍, 홍수 등 지구가 곧 멸망할 것 같은 두려움에 직면했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18세기 산업혁명 전까지는 280ppm 내외를 유지하였지만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증가하여 현재는 약 400ppm 정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한 이른바 파리협정(2016)이 체결 되었고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이하로 제한하는 협정을 맺었다. 후속 조치로 EU, 일본, 한국 등은 2050년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비젼을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미국도 트럼프 때에는 탈퇴하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파리협정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꼴이 되었다. 당장 올해부터 시행되는 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규제(95g/km 초과 1g당 95유로)를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도 1조이상의 벌금을 물어야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정부나 산업계 화두는 온통 그린뉴딜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에 쏠려있다. 이미 K-밧데리, 수소차등은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우월적 지위에 올라와 있다. 그래서 관련 산업의 주가가 오르고, 많은 대기업들이 관련 분야의 진출이 앞다투어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아직도 고민하거나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많다.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의 경우 지금의 기술로는 원료에서 패널을 만는 과정 동안에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이 만들어진 패널의 사용주기인 20년쯤 걸려야 회수된다. 즉, 1장의 태양전지 패널 제조시 나무 100그루에 맞먹는 탄소 배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석유의 정제 원리상 휘발류는 계속 같은 양을 생산한다. 자동차가 아닌 어딘가에 사용될 것이고, 수소도 에너지 저장과 이동에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전기로 만든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드는 지금의 수소 생산 방식은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당장의 문제를 안고 그 길로 가야만 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다 극복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현재는 신재생에너지는 어찌 보면 궁여지책 인 셈이다. 고갈되지 않고 환경 파괴 없는 에너지가 미래의 것이라면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우리 각자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의 화려한 일상을 만들기 위한 거의 모든 것들이 에너지 사용을 수반한다. 에너지 생산혁명 보다 더 값진 에너지를 적게 쓰는 소비 혁명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자.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후손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다. 이것이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제1의 원칙인 것이다. /정한기 비나텍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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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가을밤에 생각한 것들

장석주 시인 가을의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난다. 매미소리는 잦아들고, 밤의 서늘한 기운을 품은 풀벌레 소리의 데시벨이 부쩍 높아졌다. 불을 켜지 않은 채 풀벌레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는데, 그것은 마치 영원의 저쪽에서 보내는 신호 같다. 몸 안의 가장 작은 뼈인 추골, 침골, 등골 등을 통해 이 소리가 전달된다. 이 청각의 기적을 타고 가을밤의 쓸쓸함과 멜랑콜리가 몰려온다. 물론 내 상태는 항우울제인 프로작을 삼켜야 할 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19세기 초 런던 거리에는 약 4만 개의 가스등이 켜졌다. 헤드랜턴도 손전등도 없던 시절 작가 디킨스는 불면 때문에 축축한 습기와 안개가 짓이겨진 어둠이 유령처럼 떠도는 런던 거리를 쏘다녔다. 촛불과 고래 기름을 써서 어둠을 밝히던 시대는 빠르게 지나갔다. 백열구가 나오고 산업사회로 진입한 뒤 인공조명들이 밤을 장악한다. 그리고 빛공해와 소음에 의해 밤은 잠식되었다. 이론적으로 인간은 밤하늘에서 3000개의 별을 식별할 수 있다지만 많은 별과 은하수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이에 따라 빛과 어둠의 순환주기가 깨졌다. 많은 양서류와 파충류들이 이것에 영향을 받아 생태적 교란에 빠졌다. 우리 영혼 깊은 곳에는 밤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깃들어 있다. 저 선사시대 인류의 뇌에 눌어붙어 있던 두려움이 유전된 탓이다. 밤마다 맹수들이 포효하고, 재앙은 어디서 덮칠지 몰랐던 시대에 밤은 지옥의 휘장이었다. 밤이면 소등과 통행금지가 시행되던 중세 때까지 밤은 약탈과 방화가 일어나는 위험한 시간으로 인지되었다. 악령들이 출몰하는 미지와 불가사의의 시간, 갖가지 범죄들이 들끓는 시간에 인류는 전전긍긍했다. 밤은 인간 최초의 필요악이자 가장 오래 되고 가장 자주 출몰하는 두려움이다.(로저 에커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현대에 와서야 밤에 덧씌워진 사악한 이미지가 벗겨지고, 인류는 밤의 두려움에서 해방되었다. 밤은 어둠의 시간이다. 밤은 개와 늑대가 분별이 안 되는 땅거미 질 때 시작한다. 해 진 뒤 사위가 어둠에 갇힐 때 낮은 어둠에 삼켜져버린다. 땅거미(gloaming), 닭 가두기(cock-shut), 더듬거리는 시간(groping), 까마귀 시간(crow-time), 낮의 대문(daylight's gate), 올빼미 빛(owl-leet) 등등 이 어름을 가리키는 영어 관용구들은 많다. 야생의 밤은 달빛과 별빛을 빼고는 캄캄하다. 그 어둠 속에서 큰고양잇과 동물을 비롯한 야행성 동물과 올빼미와 같은 조류들이 움직인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사냥감을 좇는다. 밤은 잊힌 우리 삶의 절반이다. 우리 생의 절반은 밤에 빚어지지만 그 절반의 의미와 비중은 간과되는 것이다. 밤의 일은 낮의 노동과 성취에 견줘 대단치 않다고 여긴다. 무심코 밤을 잠과 꿈의 시간으로만 분류한다. 모든 밤은 그 이상이다. 밤은 낮의 노동, 낮의 근심으로부터의 휴식과 해방을 가져다준다. 또한 밤은 사교와 성과 고독의 시간을 베푼다. 우리가 결락시킨 밤에 이루어지는 감정생활, 밤에 은밀하게 일어난 일들을 합해야 인간의 역사는 완전해진다. 지구를 밝히는 최대의 조명기구는 태양이다. 천문학자 쳇 레이모가 말하듯이 태양은 몇 천억 개의 별로 이루어진 원반 속의 별 하나일 뿐이다라 하더라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광원은 지구의 낮을 온전하게 밝힌다. 밤의 시작과 함께 이 조명기구는 돌연 꺼진다. 부엌, 뒷마당, 풀숲은 어둠에 잠기고, 밤이 우리의 시각을 회수해간다. 달이 어둠 속에서 작은 조명기구 구실을 할 때 나는 가을밤의 고요와 쓸쓸함, 멜랑콜리를 맞는다. 세계의 더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는 갈망이라는 에릭 G. 윌슨의 말에 동의하는 한에서 나는 멜랑콜리를 좋아한다. 그것은 차라리 가을밤의 특권이다. 가을밤에는 잠들고 싶지 않다. 오래 깨어서 명징한 의식으로 무언가를 생각하고 싶다. 생각한다는 것은 어둠을 찢고 삼키는 일이다. 나는 낮보다 밤을 더 충만한 의미의 시간으로 향유하고 싶다. /장석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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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군산 전북대병원 규모 늘려 착공 급하다

전북대병원이 신축을 추진중인 군산 전북대병원의 사업비 변경안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증액 심의가 오는 15~16일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병원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10년 넘도록 군산 전북대병원 착공을 기다려온 지역 주민들의 기대와 염원이 기재부의 심의결과에 판가름나게 됐다.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사업은 지난 2010년 부터 지역내 대형병원 개설 필요성에 대한 시민 여론이 높아지면서 시작됐다. 인구 규모가 비슷한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고 새만금 개발에 따른 의료복지 수요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다. 군산시는 전국 지자체 가운데 인구가 비슷한 익산시, 강원 춘천시와 원주시, 경남 양산시 등과 달리 지역내 대학병원급 병상이 전무해 의료 오지로 꼽혀왔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인구 10만명 당 질병 사망률이 각각 622명과 617명으로 전국 평균 498명과 497명에 비해 25%나 높아 신속한 응급의료 행위가 필요한 뇌질환 및 심혈관 질환자의 생명위험은 물론 시민 삶의 질 저하 요인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군산지역 여론에 따라 전북대병원은 2011년 500병상 규모(지상 8층 지하 3층)의 군산 전북대병원 건립사업에 착수해 2018년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못했다. 토지보상은 완료했지만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자재비와 인건비 등 건축비용이 크게 상승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센터 건립 등 기능보강이 필요해지면서 전체 사업비도 두 배 이상 증액됐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은 당초 2000여 억원(국비 556억원, 전북대병원 1297억원, 시 출연금 204억원)으로 예상했던 군산 전북대병원의 총사업비를 4000여 억원으로 변경한 사업계획서를 최근 교육부에 제출했고 기재부 심의과정을 남겨둔 상태다. 2025년 완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 증액 승인과 조속한 착공이 필요하다. 군산 전북대병원은 군산시 뿐만 아니라 김제시와 부안군, 충남 서천군과 보령시 등 의료수준이 열악한 인근 5개 시군과 새만금지역의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10년 넘게 기다려온 군산 전북대병원 신축이 더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정치권의 관심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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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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