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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상용차산업 새 활로 빨리 찾아야

그동안 전북의 성장동력이었던 상용차산업이 글로벌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생존 위기에 처했다.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동차회사 모두가 직면한 문제다. 세계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폭스바겐그룹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81.4%나 급감했고 독일 다임러회사도 올 1분기 세전이익이 68.8% 급락했다. 국내 내수시장에선 선방했지만 해외 영업이 부진했던 현대기아그룹은 1분기 순익이 49% 격감했다. 이 같은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고용대란으로 이어진다.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휘청거리면 고용 쇼크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완성차업체가 어려워지면 123차로 이어지는 협력사들은 더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고 결국 대량실직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전북의 주력산업인 상용차산업도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가동률이 40% 대로 추락했고 군산 타타대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60% 선으로 떨어졌다. 향후 자동차산업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올 2분기에는 1분기보다 실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예견하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아직 공장라인 축소나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와 수출 부진이 계속될 땐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군산 타타대우는 판매 부진에 따라 최근 노조에 자발적 희망퇴직 신청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타타대우가 본격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상용차업계의 위기 시그널은 이미 몇 해 전부터 이어지고 있다. 정부에선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전라북도도 지난해부터 상용차모빌리티 혁신지원 체계마련에 착수했다. 자동차업계도 자구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준중형 상용차나 픽업트럭 등 새로운 틈새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는 한편 자율주행차 전기차 수소차 등 미래형 상용차 개발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시대에 속도에서 뒤처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7 17:37

관중 없는 경기

스포츠의 여러 매력 가운데 하나가 절대적으로 전력이 열세인 팀이 가끔 전력이 강한 팀을 꺾는 의외성에 있다. 스포츠를 흔히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고,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멋진 격언도 스포츠가 가지는 드라마틱함을 표현한 말일 것이다. 실제 지난 2000년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연출된 칼레의 기적은 아직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아마추어 팀인 4부리그 소속 칼레팀이 프랑스 FA컵 대회에서 프로 축구팀을 연파하고 결승까지 올랐다. 프랑스 축구 82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1부 리그팀 낭트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래오래 남아있는 기록이다. 스포츠에서 관중들은 경기를 통해 승부의 짜릿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기원하기도 하고, 약팀에 대한 동정심에 드라마 같은 반전을 기대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관중들의 열띤 응원과 환호가 있기에 강한 승부욕을 갖고 박진감있는 경기를 펼친다. 관중이 없이 선수와 심판만이 플레이하는 경기는 상상하기 어렵다. 무관중 경기는 보통 사고를 일으킨 구단에 대한 징계 차원에서 실시한다. 국내 프로축구에서는 2007년 그라운드 폭력사태에 대한 징계로 서울대구 팀간의 K3 축구리그가 최초로 무관중 경기로 열렸다. 2019년 10월 평양에서 개최된 남북한 간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전도 무관중 경기로 진행됐다. TV생중계도 없는 깜깜이 경기였다. 이는 징계에 의한 것이 아니고 주최국인 북한이 자발적으로 결정한 무관중 경기였다. 코로나19 사태가 모든 분야를 바꿔놓으면서 스포츠계도 예외일 수 없다. 진행중이던 시리즈 경기는 물론 봄철을 맞아 시즌이 개막되는 모든 스포츠를 잠재워 버렸다. 감염 확산 방지와 관중들의 건강 안전 면에서의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겨울철 내내 시즌 개막을 기다리던 열성 팬들은 상실감과 우울감으로 패닉상태에 이를 정도다. 팬들의 에너지로 살아가는 선수들 역시 맥이 빠지고 속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동안 무기연기됐던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경기가 지난주 부터의 시범경기에 이어 야구는 다음주 5월5일, 축구는 8일 전주에서의 첫 경기로 시즌을 개막한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때 까지는 무관중 경기다. 아직 올 시즌 일정조차 못잡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등 스포츠 강국에 비해서는 발 빠른 개막인 셈이다. 선수들은 경기력 유지를 위해서 일단은 반겨야 할 일이다. 팬들도 TV중계로나마 그동안의 갈증을 풀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일상이 정상으로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은 무관중 경기를 펼쳐야 하는 선수나 팬 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4.27 17:37

사는 지역에 따라 사람들의 품성과 습속이 다르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어디에서 살 것인가?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근원적인 고민이자 물음이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사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그 땅의 영향을 받는가? 괴테는 대자연의 어머니인 땅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며 태초에 인간들은 그들 자신들에게 적합한 땅을 선택해서 자리를 잡았다고 보고 있다. 괴테와 비슷한 견해를 피력한 사람이 조선 중기의 실학자인 성호 이익이다. 한 민족의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리적기후적 배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경상도의 풍성(風聲)과 기습(氣習)은 굳게 뭉치어 흐트러짐이 없다. 여러 사람의 마음도 함께 모여서 외치는 이가 있으면 반드시 화답하여 일을 당하면 힘을 아울러서 가담한다. 순후한 옛 풍속은 변함없이 남아 명현을 배출하니 나라 안에서 으뜸 되는 고장이오, 그러나 전라도의 물길은 산발사하(散髮四下)와 같이 되어 국면을 이루지 못하는 땅인지라 재덕 있는 사람의 출현이 드물고 인풍(人風)이 획교(獲狡)하여 사대부가 귀의할 수 없는 땅이며, 차령 이북에 대하여 역세의 모양임을 부인할 수가 없는 땅이다 지도를 펼쳐 놓고서 전라도를 흐르는 강의 흐름을 보면 이익의 말이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 장수에서 발원하여 군산으로 빠져드는 금강과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운장산 기슭에서 발원한 만경강, 그리고 내장산에서 발원한 동진강은 서해로 빠져들고 담양에서 발원한 영산강은 전라도 서남쪽으로 빠져든다. 백운면 신암리 상초막골에서 발원한 섬진강과 장흥의 탐진강은 남해 바다로 흘러든다. 이처럼 전라도의 산천을 흐르는 모든 강들은 제각각 다른 방향으로 방사성으로 흩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경상도의 물줄기가 동해로 흐르는 형산강, 대종천, 울진의 왕피천 등 몇 개의 하천을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태백에서 말원한 낙동강에 합류하여 다대포 앞바다로 빠져나간다. 이익은 금강에 대해서는 풍수감여가들이 말하는 활을 거꾸로 쥔 모양으로 반궁수(反弓水)가 되어 서울과 개성에 역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 반면 영남 지방에 대하여는 좋게 평하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펴 놓고 보면 프랑스의 물길도 전라도의 물길에 못지않다. 프랑스의 강들은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마시프 상트랄(Massif Central)이라는 고원 지대에서 시작되어 사방으로 흩어져 나간다. 세느강은 영국해협으로, 르와르강은 비스케이만으로, 소느강과 로느강은 지중해로 흘러 들어간다. 전라도를 물길과 같은 형세로 흐르는 프랑스의 물줄기를 보고 이익과 같이 동시대를 살았던 독일의 풍토학자 헤르더(herder 1744-1803)는 〈인류역사 철학고>에서 전혀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지세와 기후가 극단을 피하고 있으므로 프랑스인의 인간적 기질도 중용적이고 하천이 삼면의 바다로 유입되니 사람들도 가슴을 활짝 열고 오는 자를 환영하는 해방성을 갖고 있으며, 주민을 낙천적 사교적으로 만드는 은근성과 균형 잡힌 풍토로 인한 언어 논리 표현의 명석성이 뛰어나다.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두 사람의 풍토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중요한 것은 시대에 따라 어디서 사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도 결정되는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 중종 때의 문인으로 요절한 곽시(郭詩)의 <서북의 인재는 동남의 인재와 다르다(西北人才與東南不同)라는 글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각지역마다 성함과 소함, 강함과 약함이 차이가 있는 것은 그저 풍성(風聲)과 기습(氣習)에서 온 것이고, 풍성과 기습의 차이는 본성과 리(理)를 다 못 지켜 그런 것일 뿐이다. 어찌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본질에 관계된 바이겠는가? 요지는 사는 지역이 아니라 사람이 중요하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 오피니언
  • 기고
  • 2020.04.27 16:22

코로나19 이후 어두운 경제에 대비해야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다행히도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의 노력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힘입어 코로나19의 확산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서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으로 전환하는 단계에 이르렀으며, 하루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를 오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세계적으로 감염증 확산이 심화되고 있고, 분명한 것은 우리 경제의 어두운 터널은 이제 시작점이라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지난 25일 자료에 의하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제충격으로 올해 1분기 한국경제성장률이 ?1.4%로 떨어졌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던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한다. 코로나19발 고용 쇼크도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전국적인 취업자 수가 지난 3월을 기준으로 19만 5천명이 감소하며, 지난 2009년 5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취업자 수가 24만명 감소한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3개월간 노동시장에서의 취업자 수가 매월 50만명 가량 증가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해 취업의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은 19만 5천명이 아니라 70만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편, 전라북도의 경우 지난 3월 기준 취업자 수가 90만 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천명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률은 58.2%로 전년 동월 대비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실업률도 2.7%로 전년 동월 대비 0.3%p 하락했지만 전국 평균 수치(4.2%)와 비교하자면 지역적 타격은 아직 미미한 듯 보인다. 그러나 전북지역은 지난 몇 년 동안 대기업들의 연쇄적인 붕괴가 있었고, 그로 인해 이미 지역경제가 입은 타격이 매우 컸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면 지금 수치를 보고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경기 침체는 시간에 비례해 골이 깊어지는 만큼 회복 역시 오래 걸린다는 것을 고려하면 다른 어떤 지역보다 전라북도는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번 감염증 확산으로 전라북도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미국이 이번 감염증 확산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경제가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일본, 인도, 베트남 등 다른 주요 수출국들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아 향후 지역경기의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다가올 피할 수 없는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경제활력의 키를 쥐고 있는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를 버틸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로 황폐화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과 독일 등과 같은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기업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우 지금과 같은 극심한 소비부진과 내수침체로 판로확보가 어려운 상황이 조금만 더 지속된다면 이는 곧바로 대량 실업사태로 이어질 것이다. 만일 기업들의 도산과 맞물린 대규모 실업사태가 현실화된다면 위기 이후 무너진 경제를 재가동시키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이번 위기를 혁신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코로나19가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 온라인 쇼핑 등으로 개인과 기업, 국가의 일상을 바꾸고 있는 만큼 불어닥친 변화 속에 능동적으로 대쳐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습관적으로 해오던 일을 잠시 멈추고 새로운 생각과 가능성을 선별해 봐야 할 것이다. 우리 도민들도 철저한 개인 예방수칙 준수 등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은 유지하면서 적절한 활동과 소비를 통해 내수 활성화에 일조해야 한다. 경제주체인 기업과 자치단체, 도민 모두가 국가적 난제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똘똘 뭉친다면 과거 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듯 우리는 이번에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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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18

농촌일손돕기 전 국민·기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곡우(穀雨)도 지났건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봄이 왔어도 봄 같지가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코로나19라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경제적정치적으로 많은 피해와 혼란을 겪고 있어 봄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지경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유독 농업분야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화훼농가와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 우유 생산농가의 시름이 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저온으로 인해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일나무에 발생한 냉해 피해는 농업인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여전히 우리 농업인의 시간은 지난해 겨울 속에 멈춰 서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에서는 많은 농가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까지는 그럭저럭 꾸려 간다고 하지만 5월부터 이어지는 과일나무의 열매솎기, 모내기, 양파마늘 수확, 고추고구마의 모종이나 종순 식재 작업이 당장 걱정이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속담이 농업인의 마음 일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 등으로 농촌의 인력 수급이 좋지 않은 것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농번기 일손 부족 완화에 보탬이 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 국내에 전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250여명에 이른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인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도 농촌 인력 수급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7만~8만원이었던 일당이 올해 들어 30% 가량 대폭 상승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일하기 전에 일당을 미리 지급하는 선불제까지 등장했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농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촌이 활력을 잃고 농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이는 농업이 지니고 있는 공익적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식량을 공급하는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제공, 농촌 활력 제고, 전통문화 유지, 식량안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에 따른 위기감으로 식량안보가 대두되고 지금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 달 5일 쌀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 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 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굳건한 식량안보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농산물의 원활한 생산이며, 원활한 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수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북도와 농협 등 여러 기관들이 고질적인 농촌의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도 인정한 대한민국만의 저력이 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며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아직도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모두 함께 일손 돕기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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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18

우리 동네에는 어떤 공공미술이 있을까?

김성수 조각가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어떤 미술작품들이 있는지 둘러본 적이 있는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우리의 생활 주변 공간에서 다양한 공공미술을 발견할 수 있다. 흔히 바깥에서 볼 수 있는 조형작품은 삭막한 도시 속에서 누구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공재로서의 성격을 띠며 우리 삶 속에 스며들어 있기에 공공미술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공공미술이 진행되는 경로는 크게 3개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로 퍼센트 법이라고도 불리는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로 설치되는 미술작품이 있다. 연면적 1만 제곱미터 이상 신축 또는 증축하는 일정한 용도의 건축물은 건축 비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화, 조각, 공예 등 미술작품의 설치에 사용하거나 직접 설치비용의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며 아파트나 대형빌딩, 병원, 마트와 백화점 앞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야외 조형물과 건물 로비에 설치된 미술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건축주가 사전 협의를 통해 지정 공모로 작가를 선정하기도 하고 건물의 목적과 컨셉에 맞는 작품을 공모를 내어 선정하기도 한다. 사업 대부분에 작가가 직접 참여하며 전북의 경우 전문가로 이루어진 20명 내외의 전라북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회의를 통해 작품설치의 가부가 결정된다. 두 번째로 전문작가가 참여하여 커뮤니티 형성이 주축이 되는 마을미술프로젝트 계열의 사업이 있다. 건축물 미술작품 기금납부를 통해 모인 문화예술진흥기금이나 지자체의 예산을 사용하여 삭막해진 도시를 다양한 색으로 수놓는 벽화작업과 기발한 설치작품을 통해 침체되고 소외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예술로 풀어나가고자 하는 성격이 강하다. 전주시에는 2000년대 초반 공공미술프로젝트로 이루어진 동문예술거리와 자만벽화마을이 있으며 최근에는 첫 마중길 야외조각 전시, 예술있는 승강장 사업과 이동형갤러리 꽃심, 선미촌 2.0 프로젝트처럼 문화예술 도시를 지향하는 도시계획 속에 실험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실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기념조형물의 형태가 있다. 조달청의 기준으로 집행되며 금액이 큰 만큼 지원조건이 까다로워서 조각가 혹은 전문예술인보다 조형물 전문업체나 기업형태의 접근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첫째와 둘째의 경우 작가의 직접적인 참여도가 높고 전문가로 이루어진 심의위원 조성과 심사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기에 심미적 평가가 양호하나, 셋째의 경우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액의 랜드마크형태의 조악한 조형물들이 무분별하게 설치가 되면서 기존의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공공예술작품마저 함께 질타의 대상이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각 지역의 특산물이나 상징물을 예술성의 고려 없이 확대하여 조형화시킨 것들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공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우리 주변에 설치되는 작품들의 선정절차와 작가선정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함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건물이 세워지면 어떤 작가의 작품이 세워지게 되는지 어떤 절차를 통해 작품이 선정되는지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것도 작품을 관람하는 것만큼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예술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만큼 가까이 있으며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어떤 이는 작품을 보며 꿈을 꾸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사랑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지친 삶의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지친 요즘,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 미술작품을 찾아 산책을 해보는 건 어떨까. /김성수 조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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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6 16:28

송성환 의장 족쇄 풀어 준 도의회 비난 받아 마땅

송성환 도의장의 족쇄였던 뇌물수수 관련 징계성 권고를 철회한 도의회 처사에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의회가 스스로 자기 모순의 결정을 반복함에 따라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도 처음 징계를 주장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정치공학적인 셈범에 따른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송 의장에게 본회의 의사진행을 못하도록 한 윤리위의 권고를 1년여 만에 백지화한 것은 도의회의 오만한 발상이다. 지난해 5월 징계 권고를 내릴 때와 지금의 상황은 변한 게 하나도 없는 데도 본인들의 결정을 자발적으로 뒤집은 것이다. 징계 당시도민의 대표자는 물론 도의장으로서 품위를 떨어뜨리고 의회 명예를 실추시켜 징계가 마땅하다고 역설했다.제 식구 감싸기란 온갖 비판을 무릅쓰고 이와 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도의회 명예와 의원들간 역학관계가 우선 꼽힌다. 윤리위도1심 재판이 길어지면서 도의회 위상추락과 함께 6월말 의장 임기만료 전에 명예회복 기회를 줬다며 철회사유를 밝혔다. 자신들을 뽑아 준 도민들의 자존심은 안중에도 없는 몰염치한 작태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번 결정은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다. 애초에 의장선거를 둘러싼 불편한 기류가 있는 데다 뇌물수수 사건이 불거지자 일제히 의장직 사퇴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의원들 파상공세에도 송 의장이 끝까지 버티자 결국 징계권고라는 어정쩡한 봉합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자 일부에선 의사진행만 못했지, 도의장으로서 권한과 혜택은 모두 누린다며 못마땅해 했다. 뿐만 아니라 뇌물수수 사건은 징계당시 보다 2년 전에 발생, 문제가 심각 했음에도 다시 공천해서 의장 당선까지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민주당과 의원들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한편에선 하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간 세 결집을 위한 물밑 움직임도 이번 결정의 중요 변수라고 풀이한다. 총선에서 부적절한 처신으로 입지가 약화된 송 의장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도의회 명예와 위상은 의원들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 때 다짐했던 초심을 잊지 않고 제 역할만 다하면 그만이다. 그렇지 못했을 때 유권자는 다음 선거에서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6 16:28

2차 공공기관 이전, 전북 총력 대응 펼쳐야

더불어 민주당의 4.15총선 압승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선거기간 동안 이해찬 대표를 비롯 많은 관계자들이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추가이전을 약속해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혁신도시 시즌 2 구상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전 대상 알짜배기 기관을 전북에 유치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전략 마련이 시급해졌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가 대상 기관을 지정했던 1차 혁신도시 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전국 각 시도마다 TF를 구성하고, 토론회나 용역을 통해 이전대상 기관들에 대한 검토와 지역 기여도가 높은 기관에 대한 유치 가능성을 분석하는등 나름대로의 유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미 혁신도시에 대한 경험이 쌓여 어떤 기관이 알짜기관인지 판별하고 타깃을 정하는 방법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각 시도간 이전 희망기관이 상당수 겹치는 상황이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그동안 혁신도시가 없던 대전시와 충남도에 혁신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대전시와 충남도 까지 공공기관 유치에 가세하게 되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은 국제금융중심도시 실현을 위한 방안으로 금융기관 유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농생명 에너지 등 40여개 기관을 추가 이전 검토대상으로 분류해 유치전략을 펼치고 있다. 우선적으로 꼽히는 기관이 국부펀드를 운영하는 한국투자공사(KIC)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관이다. 다음 한국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알짜기관으로 꼽을 수 있다. 특히 농생명 금융산업 모델 구축에 핵심 역할이 기대되는 농협금융지주와 농협대학 유치도 빼놓을 수 없다. 이들 기관의 도내 이전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전북의 향토 금융사인 JB 금융지주가 먼저 자산 운용사를 전북혁신도시로 옮기는 문제가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역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전북은행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2차 공공기관 이전 문제는 21대 국회가 개원되면 본격 거론될 것이다. 새로 뽑힌 전북 의원들은 전북도를 비롯 혁신도시내 기관장 들과 상시 소통을 통해 알짜기업의 도내 유치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6 16:28

캥거루족 국회의원

유권자가 국회의원 당선자한테 바라는 게 거창한게 아니다. 역량있는 사람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해낼 수 있는 사항이다. 지금까지 해결못한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비롯 전주 탄소법개정, 남원공공의대 설립, 전주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을 우선 해결하길 바란다. 이들 현안은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처리 못하면 결국 폐기처분된다. 그렇게 되면 그간 노력한 열정이 수포로 돌아갈 뿐더러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한다. 남원공공의대 설립건은 선거 때 박지원의원이 목포에다가 민주당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순천에서 출마한 소병철 후보를 돕기 위해 순천에다가 공공의대를 설립키로 약속해 뜨거운 감자가 됐다. 21대 전북정치권은 무소속 이용호의원을 제외하고 9명이 민주당으로 초선 4명 재선 6명이다. 지난 20대 국민의당 녹색돌풍이 분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힘입어 민주당이 싹쓸이 했다. 이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그간 나름대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기려고 무던히 애섰다. 선거운동기간 중 당선되면 민주당으로 가겠다고 누누히 밝혔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해 성사여부가 현재로선 불투명해졌다. 현재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에 더불어시민당17석을 합해 180석의 거대여당이 됐다. 개헌만 못하지 맘만 먹으면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어떤 안건이든 패스트 트랙에 태울 수 있다. 민주당이 상상도 할 수 없는 힘을 가졌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선거전 예상 의석수 발언만 없었더라면 200석도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율은 민주당 49.9% 통합당 41.5%로 큰 차이가 안났다. 민주당 주가가 상종가를 보이자 당 지도부가 당선자들 한테 겸손을 주문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실이 터져나와 민주당이 혼란스러워졌다. 지난 7일 오 시장이 시장실에서 직원한테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고 하면서 성추행을 했다는 것.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두번째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민주당 지도부가 오 시장을 제명하겠다고 했지만 여론은 악화일로다. 당선자는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 당선자들이 혼신의 힘을 쏟아 당선의 영예를 안았지만 전북에서는 공천만 받으면 당선되는 구조라서 수도권 등 경합지역에 비할 바가 못된다. 특히 통합당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단단히 벼른 것이 결국 부메랑 돼 쉽게 민주당쪽으로 표 결집현상이 나타났다. 문제는 각 당선자들이 문 대통령과 당 지지도에 얹혀서 당선된 것이나 다름 없어 당선자 스스로가 자력갱생하도록 절치부심해야 한다. 그래야 초 재선들이 선수(選數)를 극복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예전과 달리 전문성 없이는 상임위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정치적으로 캥거루족 신세를 벗어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면 발이 닳도록 뛰어 다녀야 한다. 그래야 밥값하는 의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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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4.26 16:28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계를 준비하자

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 센터장 코로나19는 인류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글로벌 시스템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렸다. 언제나 어디든 갈 수 있었던 국경 없는 세계는 코로나19 이후 꿈같은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전인 BC(Before Corona)와 코로나 이후인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고 봤다. 그 정도로 코로나가 우리의 삶의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것이다. 세계는 이제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전라북도가 코로나 이후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급망이 단절돼도 살아남을 수 있는 국내 자립적 생산거점 확보와 언택트 라이프스타일 확대를 대비한 5G 인프라구축이 우선돼야 한다. 첫째, 생필품과 핵심소재 및 부품에 대한 자립적 생산거점을 확보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각 국가들은 생필품과 의약품, 식량은 물론 전략적 상품의 핵심적 소재와 부품에 대해 수출을 금지하고 국내생산으로의 회귀를 서두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공장들이 문을 닫고 국가 간 이동을 제한하면서 소재와 부품 공급망이 무너지자 글로벌 밸류체인이 붕괴됐다. 우리는 이미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금지로 공급의 불안이 우리의 경제를 어떻게 위축하는지를 경험한 바 있다. 국제적 연대와 협력시스템이 전염병에 의해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것을 경험한 국가들은 이제 기업의 아웃소싱을 줄이고 자립적 생산거점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때 전라북도가 국내 기업의 공급망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자립적 생산이 필요한 소재나 부품 또는 상품을 전라북도가 선점하여 국내 자립적 공급거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언택트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선도할 5G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기업들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및 주4일 근무를 시도하고 있고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을 통한 원격수업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인터넷과 영상회의를 통해 의사결정과 업무추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인터넷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쇼핑, 원격근무, 게임, 동영상 수요 증가로 인해 전 세계 인터넷 월(月) 데이터 트래픽이 30%이상 증가하고 있다. 급기야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트래픽을 낮추기 위해 영상의 화질을 낮춰 서비스하기에 이르렀다. 데이터의 차별을 없애고 많은 트래픽이 필요한 분야의 신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5G 뉴딜프로젝트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가 제일 먼저 산골이든 섬이든 전북 어디서나 5G 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으로 만드는 5G 뉴딜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한다. 도로나 철도를 개설하는 전통적 인프라 구축에는 늦었어도 서버나 5G 서비스 등의 ICT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서는 선도적인 지역이 되기를 바라본다. 세계적인 미래학자인 짐 데이터 하와이대 교수는 한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세계 많은 국가가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을 롤모델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의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고 당부했다. 코로나가 인류의 많은 것을 변화시킬 것이지만 한국이 세계의 새로운 길을 찾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이 전세계적으로 부상하는 시기에 전라북도가 그 중심이 되었으면 한다. 이제는 침착하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준비하고 전라북도가 해야 할 일을 찾아보자. /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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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6 15:13

국산 화훼 수출의 재도약을 기대하며

김지강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우리나라 화훼 수출은 2010년 1억 3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2019년에는 1,700만 달러로 약 6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선인장은 2018년보다 3.4% 증가했고 화훼류 전체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2010년과 비교해서는 147% 증가해 백합 다음으로 수출액이 많은 품목으로 성장했다. 물론 우리나라의 화훼 수출 시장은 다른 농산물 수출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규모이다. 하지만 OECD 국가 수준의 산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출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차별화된 국산 품종을 우수하게 관리해 수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출 농가 조직화를 통한 유망 품종 생산 체계가 필요하다. 화훼는 수출 시 판매상이 다양한 품종을 요구하기도 하고, 수출국에 따라서는 선호 품종이 달라지기도 한다. 참여 농가들이 품종을 나누고 재배기술 공유하며 수출에 적합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박람회, 상설 전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으로 우리 화훼 품종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우리가 육성한 꽃 품종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소비자가 알 수 있게 포장 등을 달리하여 품종에 대한 이해를 돕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우리만의 독특한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테이블용 미니 팔레놉시스, 다양한 색의 접목 선인장, 소형 절화용 심비디움, 수송 환경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꽃이 잘 떨어지지 않는 국화 등 특색 있는 상품이 요구된다. 수송 기간이 긴 화훼는 품질 유지가 생명이므로 수출 후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품목별로 수출에 적합한 수확, 포장 및 수송 등 품질관리 기술을 확립하여 수출 관계자에게 매뉴얼을 보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국내 가격이 높을 때 수출을 포기하는 사례를 방지하고 안정된 가격으로 꾸준히 수출하여 화훼 수출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한다. 즉, 국내 농가가 현지 생산자와 같은 자격을 얻도록 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국산 품종 재배 농가는 모종 구입 부담이 적고, 품종 사용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만큼 일정 비율은 의무적으로 수출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내 화훼 품종이 다양해지고, 상품성이 좋아지면서 세계 시장에서 우리 품종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어 그동안 수출이 크게 감소된 화훼류의 수출 재도약 가능성이 엿보인다. 최근에는 화훼 품종을 개발할 때 육종가와 생산자뿐 아니라 소비자, 수출 및 유통관계자 등이 참여하고 있어 더 경쟁력 있는 품종 개발이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수출용 국산 품종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생산 및 품질관리 기술을 적용하고 시범 수출 등의 현장 실증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열매를 맺어 국내 화훼 수출이 2020년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과거 1억 달러 이상 수출했던 상황이 다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지강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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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6 15:13

이 도서관의 기능

장크트갈렌은 스위스 북동부에 있는 작은 도시다. 해발 700미터 계곡에 위치해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이 도시는 유럽에서 우수한 경영 대학으로 꼽히는 장크트갈렌 대학 덕분에 교육의 도시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장크트갈렌의 이름을 더 널리 알린 것은 아무래도 수도원이다. 장크트갈렌 수도원이 건립된 것은 8세기 때. 이후 수도원은 도시를 성장시키는 중심이 됐다.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된 장크트갈렌 수도원에는 빛나는 유산이 있다. 도서관이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로 꼽히는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은 아름다운 건축물로도 그렇지만 수도사들이 써낸 필사본 보고로 가치를 빛낸다. 전통적으로 유럽의 규모가 큰 수도원들은 별도의 필사실을 두고 중요한 고전과 성경, 악보를 필사해 책을 만들었다. 장크트갈렌 수도원도 그중 하나였는데 특히 이 수도원은 수도사들의 귀중한 필사본을 관리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쏟았다. 필사본으로 성경과 성가집, 악보를 생산하는 일을 전통으로 삼았으며 수도원 안에 도서관을 만들고 책을 수집했다. 수도원은 훈족의 공격을 받아 약탈당하고 화재로 불에 타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끝내 견디고 지켜 16세기를 지나면서 번성기를 맞았으며, 17세기 중반에는 스위스 최고의 필사 및 인쇄센터를 갖게 될 정도로 위상을 높였다. 수도원이 보유하고 있던 귀한 필사본과 장서 덕분이었다. 세계 각국의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지금의 수도원 도서관은 1750년에 지어진 것이다.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는 16만권. 스위스의 국보급 문서와 도서는 물론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한 온갖 진귀한 도서들이 이곳에 모여 있다. 4년 전 유럽 여행길에 장크트갈렌 수도원 도서관을 들렀다. 지상의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의 면모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이 도서관에 붙여진 별칭에 마음이 끌려서다. 별칭은 흥미롭게도 도서관 현관 문 위에 새겨진 그리스어로 마주하게 된다. 팻말의 뜻은 영혼의 요양소 혹은 영혼의 치유소. 도서관이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얻거나 문화적 활동을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책을 통해 영혼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도서관의 존재가 반가웠다. 귀한 자산을 어루만져 그 가치를 지키고 살려낸 오래된 도시의 역사와 전통이 안겨준 귀한 선물일 터. 우리의 오래된 도시들이 지키고 가꾸어온 자산은 지금 어떻게 빛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4.23 19:48

일당 독주 체제…서늘한 두려움

김세희 정치부 기자 의원 수가 적으니 일을 하기 어렵다 20대 국회에서 전북 여당 의원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2020년 6월, 21대 국회가 열리는 순간부터 이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4년 만에 전북에서 민주당 중심의 일당독주체제가 부활했다. 더 이상 민주당 전북 의원에게 야당 복이란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야당 의원보다 숫자가 적어서 힘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이제 전북에서 집권 여당 당선인은 9명이다. 이들이 해결해야 할 전북 현안은 산적해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악화된 지역 경제와 관련한 현안이다. 이 중 다른 지역과 이해가 충돌하는 현안들은 20대 국회처럼 저항을 받을 수 있다. 그 때마다 정치력은 시험대에 오를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여론의 관심은 이들에게 쏠릴 수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 당선인들은 21대 국회가 개원한 후부터 계속 결과를 내놓을 수 밖에 없다. 막스베버가 정치인은 대의를 실현하려는 신념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책임윤리도 지녀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당선인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현안 해결이 미진하면 비판의 도마위에 오를 수 있고, 수월하면 찬사가 쏟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선인들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책임감과 거리가 먼 모습이다. 자치단체의 현안을 물어보는 인터뷰에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연일 쏟아지는 인터뷰에 불평도 늘어놓는다. 정치인으로서 면모와 지역경영철학을 내세워야 하는 자리부터 이런 모습을 보이니 실망스럽다.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압승에 대한 무거움 책임감을서늘한 두려움으로 표현했다. 의석수에 도취해 오만함을 보여 17대 대선과 18대 총선에서 패했던 열린 우리당의 아픔을 재연하지 말자는 의미이다. 당선인들은 이 말을 명심하길 바란다.

  • 오피니언
  • 김세희
  • 2020.04.23 18:17

투기세력 아파트 불법전매 강력 대처해야

전반적인 경기 불황으로 도내 부동산 시장도 침체를 벗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택지에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권 불법전매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불법을 발본색원할 근본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 분양권 불법전매가 성행하고 있는 대상은 전주 에코시티와 효천지구 등 공공택지에 건립되는 아파트들이다. 신규 분양 아파트에 대한 불법투기를 막기 위해 현행 주택법에는 공공택지 건립 아파트의 경우 제3자에게 분양권을 넘기는 전매행위를 1년 동안 제한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법전매에 대한 이같은 강력한 처벌 규정이 있음에도 투기세력들은 공공연하게 불법전매를 자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말부터 수도권에 대한 정부의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 시책 시행으로 묶인 투기자금이 전주 등지의 분양 신규 아파트로 몰리면서 불법전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불법 떴다방등을 이용해 수십채의 아파트를 사들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전주 에코시티나 효천지구의 경우 세대당 수천만원 이상의 웃돈이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찰이 중개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불법거래 중개인을 비롯 최초 당첨인 등 50여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수사에도 투기세력들의 불법거래 수법이 교묘해 혐의점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불법거래의 경우 이면계약서 작성은 물론 대부분 타인 통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적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떴다방등은 일이 끝나면 바로 떠나 버려 혐의점 찾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수사가 겁만 주고 용두사미 식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이다. 투기세력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정작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들이다. 불법전매가 기승을 부리면 실수요자들은 웃돈을 주고 아파트를 매입해야 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입주시점에 거품이 꺼지면 재산상 피해를 입기도 한다. 투기세력들은 경찰이나 행정기관등 단속의 미진함을 노린다. 관계당국은 불법전매에 대처할 보다 근본적이고 효율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강력한 단속으로 불법을 뿌리 뽑는데 힘쓰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3 16:50

전북 빠진 감염병 전문병원, 다시 공모하라

전북에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의 당위성을 줄기차게 제기했지만 정부의 공모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문제는 앞으로 진행될 추가 공모에서도 전북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4일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및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 참여희망기관 공모 방침을 밝혔다. 감염병 전문병원 신청대상은 중부권과 영남권 2곳에 소재한 종합병원 또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제한했다. 또 내년도 예산확보 여건에 따라 인천과 제주에도 추가로 감염병 전문병원을 구축한다. 그렇지만 전라북도는 감염병 발생 빈도와 인구 밀집도, 항만 및 공항 등 인접도 및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전북은 아직 대상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지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전염성이 높은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하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선 지역마다 전문병원이 구축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북에는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 국가지정격리병상이 총 11병상에 불과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군산남원진안군의료원은 병상을 확보했지만 진료 시설과 인력 확보가 제대로 안 돼 있다. 총선 정국이 얽혀서 정부의 감염병 전문병원 공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전라북도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대응과 역할이 요구된다. 전북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가 있기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서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나 예전의 메르스 바이러스가 모두 동물을 매개체로 해서 사람에게 전파된 만큼 연구와 치료, 백신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에는 임상경험이 풍부한 감염내과 의료진 등이 있어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인프라도 충분하다. 또한 남원에 공공의료대학원 설립도 추진 중이어서 공공의료인력 양성을 통해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사태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민주당과 당선자들은 전북도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낸 열망을 잊지 말고 전북 현안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4.23 16:50

[금요수필] 행복을 찾아서

박경숙 친구가 곧 산골로 이사를 한다. 그곳에 학교를 짓고 싶어서란다. 20여 년의 의사 생활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떠난다. 그녀를 만나 왜 그런 선택을 했냐고 물었다. 그녀는 더 행복하고 더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라고 했다. 은행 융자는 많이 걱정 되지만 더 늦기 전에 소외 된 이들과 더불어 나누고 공감하며 살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했다. 학창 시절 괴짜라는 소리를 듣던 친구다. 가진 게 별로 없는 고학생이면서도 오페라를 즐겨 찾았다. 낮에는 아르바이트하고 밤에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한 뒤 야학을 같이했던 선배와 결혼했다. 주변 사람들이 모두 걱정하는 가약佳約이었지만 부부는 여전히 깨가 쏟아졌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인간은 행복해지려고 산다.는 어느 문화심리학자의 글이 떠올랐다. 그의 말에 의하면 행복은 하루 중에서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나는 많이 웃고 재미나게 사는 삶이 행복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행복은 거창한 것도 대단한 것도 아닌 이른 아침 구수한 된장국이나 오후의 산책처럼 소박해야 한단다. 침대에 하얀 시트 깔고, 호텔식 샹들리에로 조명을 바꿨을 때 느끼는 행복.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뒤 월급봉투를 포기하고 아내로부터 하얀 침대 시트를 얻어냈다고 한다. 비우면 맑아지는 걸까. 주변을 돌아보면 행복한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에서 확실한 행복을 찾는다. 항상 스스로에게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 그 물음을 통해 구체적인 답을 얻고 실천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벌까. 어떡하면 유명세를 탈까에 집착하지 않는다. 행복을 얻기 위해 기존의 것을 버리고 용기 있게 선택한다. 며칠 전, TV 인간극장 프로그램에 대기업에 다니다가 명퇴한 50대 남자가 나왔다. 그는 지금까지 좀 더 높은 보수와 더 많은 여가가 주어지는 직장으로 끊임없이 옮겨 다녔다고 했다. 그런 어느 날 퇴근길 쇼윈도에 비친 자기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더란다. 영화 관람과 소설책을 좋아했던 그 소년은 어디로 갔을까? 어렵게 취직한 직장에서 청춘을 바쳐 치열하게 살았지만, 어느새 중년이 되고 말았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행복한 인생은 언제 시작 되느냐며 성공해야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야 성공한 것이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 책상에는 어느 해 가을, 우리 가족이 고창 선운사로 소풍간 사진이 놓여 있다. 사진 속의 나는 파란 줄무늬 원피스에 흰 모자를 쓰고 두 아이를 꼭 껴안고 있다. 초등학생 딸아이는 내 손에 턱을 괴고 유치원생 아들은 사진 찍는 아빠를 향해 찡끗 윙크를 날린다. 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도시락을 싸고 새우튀김을 만드느라 밤을 꼬박 새워도 행복했다. 꽃무릇 양탄자가 깔린 숲에서 김밥을 먹다가 사진기를 잃어버려 일회용 카메라로 찍으면서도 좋았다. 나는 그때 별것도 아닌 일에 참 많이 웃고 즐거워했지만 그것이 행복인 줄 몰랐다. 새봄을 맞아 내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더 재미있는 삶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수첩에 적어보려 펜을 든다. 많을 것 같았는데 막상 펜을 드니 적을 게 없다. 달빛이 창에 비쳐 방 안이 환하다. 머리맡 창문을 활짝 여니 미풍이 건들거린다. △ 박경숙 수필가는 <계간수필>에서 등단하였다. 전북문인협회와 행촌수필, 영호남수필, 계간수필문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전북수필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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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3 15:45

‘반파국’ 후백제 견훤이 흠모했을 만큼 명품국가를 꿈꿨다

장영수 장수군수 역사는 옛사람들의 문헌 기록과 고고학적 발굴조사를 통한 흔적들이 합쳐지면 그 진정성을 인정받으며 역사적 사실이 된다. 하지만 고대 역사는 대부분 문헌 기록이 남아있지 않고 고고학적 발굴조사 성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다양한 추측이 난무한다. 장수가야는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장수가야라는 명칭은 장수지역에도 가야가 분명 존재했고 이를 후대에 알리기 위해 임시로 정한 명칭인데 이 명칭은 역사성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부정적 의견이 높다. 이러한 논란은 학술적 연구 성과를 통해 장수가야의 옛 이름을 찾으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장수군은 1995년 천천면 삼고리 고분군에서 가야의 존재를 확인한 후 활발한 학술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가야문화유산을 확인하고 학계 등에 보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1일 장수군 최초 국가사적 제552호로 동촌리 고분군이 지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앞으로도 백화산고분군, 침령산성 등 다양한 유적지들이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장수군민 모두의 25년 간의 노력으로 학술적 성과가 나타나 국가사적 지정이라는 큰 열매를 맺고 있는 이 시점에 장수가야의 옛 이름을 찾아보고자 한다. 일본서기는 일본에서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역사서로 7~8세기에 편찬되었다. 이 역사서는 역사왜곡 논란이 많지만 가야 소국 중 하나인 반파국을 소개해 놓았다. 반파국은 봉수를 운영하며 신라에 대비하였고, 백제와 기문을 두고 3년 간 전쟁을 하였다는 기록이다. 또한 양직공도는 6세기 양나라에 파견된 외국사절의 사신도로, 백제의 주변국 중 첫 번째로 반파를 열거하고 있다. 그동안 가야의 연맹국 중 반파로 추정되는 곳은 경북 고령의 대가야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이유는 고고학적 발굴조사 성과를 비추어 볼 때 위에서 언급된 당당함을 가진 국가는 대가야뿐일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하지만 문헌에 명시된 반파국의 성립요건은 봉수의 운영이다. 그렇지만 후기 가야의 맹주 대가야(지금의 고령) 주변 지역에서 봉수유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반면에 장수군 일원에는 110개소 이상의 봉수유적이 확인되고 있으며 그 집결지가 장수군이다. 현재 이들 봉수유적의 발굴조사에서 가야와의 연관성이 높은 가야 토기들이 출토되고 있다. 진실된 역사로 인식되는 등식인 문헌과 고고학적 발굴조사 성과가 일치하는 대목이다. 고대사회 한 축을 써 내려간 반파국은 장수가야의 옛 이름이라 할 수 있다. 330개소가 넘는 화려한 문화유산을 남기고 특히 당시 최고의 고부가가치산업인 철 생산유적을 70여개소나 남기고 백제와 신라에 맞서며 당당함을 내세웠던 반파국이 지금의 장수군이란 사실에 감회가 벅차오른다. 전주로 도읍을 정하고 국호를 후백제라 칭한 견훤도 장수군에 국력을 쏟았다. 철 생산유적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산성,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절 등 많은 문화유산을 남긴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장수군의 역사성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를 증명한다. 옛 이름 찾기에 있어 학술적으로 증명할 일들이 더 남았지만 그동안 전문가들이 흘린 땀방울과 노고에 비춰보면 머지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그 결과가 반파국이란 사실은 당연할 것으로 의심치 않으므로 장수군수로서 군민을 대표해 지금부터 장수가야를 반파국이라 선포한다. /장영수 장수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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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3 15:45

뉴노멀사회와 수축사회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우리는 과거의 일상(normal)을 잃어버렸고,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하는 새로운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뉴노멀이 일종의 트렌드라기보다는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꾸는 중요한 개념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지금 상황은 어느 특정한 지역이나 분야, 계층의 문제가 아니라 전지구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문제라는 점에서 총체적 대변동의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어떤 삶도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과거를 회상하거나 추억하는 것은 그것이 사라져서 지금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우리의 삶터를 바꾼 신도시와 아파트를 생각해보자. 사람들이 살던 동네가 하루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몇 년 후 그 자리에는 뉴타운이나 신도시가 들어서곤 했다.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그렇게 우리의 삶과 사회는 바뀌어왔다. 그럼에도 지금의 대변동은 전혀 다른 충격을 던지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김호기 교수는 이중적 뉴노멀의 미래를 전망했는데, 경제 영역의 불확실성과 국가의 귀환, 제3의 자리로 이동하는 사회였다. (국민)국가와 경제의 변화는 정말 중요한 문제이지만, 사회에서 제3의 자리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는 개인적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이러한 흐름이 함의하는 바는, 코로나 광풍이 그치면 우리가 돌아갈 자리가 옛날의 자리가 아닌 제3의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제3의 자리는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연결이 강화되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더욱 중첩되는 공간으로 특징지어질 것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거나 중첩되는 공간으로서 제3의 자리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두 세계 사이에서 어떤 대안이 나올 것인지 궁금하다. 이 문제는 국가와 경제(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본다. 이번 사태로 분명 신자유주의 세계화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지만, 여전히 세계화와 지역화는 치열한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단기적으로 국가의 귀환은 당연해 보이지만, 국가의 역할과 기능, 시민의 역할과 정체성의 문제는 또 다른 논의를 필요로 한다. 그런 점에서 2018년 말 출간된 <수축사회>(홍성국 지음/메디치)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준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 낯선 세계의 문턱에서라는 부제를 달았다. 르네상스와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는 팽창사회였다면, 2008년 금융위기 전후로 수축사회로 진입하면서 제로섬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축사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이기주의, 모든 분야에서의 투쟁, 현재에만 집중하는 태도, 팽창사회를 지향하는 집중화, 심리적 문제 등. 수축사회는 어쩌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수축사회를 돌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 모두가 이타적으로 바뀌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타적으로 바뀐다는 것은 시스템의 문제이기 이전에 마음의 문제이다. 사람들이 어떤 욕망을 추구하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사회는 달라진다. 따라서 경제적자본 이전에 사회적자본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팽창사회에서 붙잡고 있던 효율성과 합리성이 아닌 도덕과 윤리를 통한 사회적자본의 가치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낯선 세계의 문턱에 서 있다. 결국 각자의 삶을 살펴야 한다.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누구와 관계를 맺고, 삶이라는 일상을 무엇으로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이것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해야 하는 물음이다. 개인의 질문이 우리의 질문으로 바뀔 때 출구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순서를 잊지 말자. 시장과 국가가 아니라 사람이 먼저다. 다음은 앞이 보이지 않는 이 어두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새겨들을 만하다. 나는 어두운 인간 세상의 그림자를 스스럼없이 당신 머리 위로 던져 주겠습니다. 그러나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 어두운 것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그 안에서 당신에게 참고가 될 만한 것을 끄집어 내십시오.(나츠메 소세키, <마음> 중) /권경우 성북문화재단 문화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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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3 15:43

야외시설 순차 개방, 방심하면 안된다

극성을 부리던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다. 정부는 경제상황 등을 고려해 20일부터 종교유흥실내 체육시설학원 등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운영 중단에서 운영 제한으로 완화하고 5월 5일까지 연장했다. 이어 22일부터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실외 체육시설 운영을 일부 재개했다. 한 달 동안 지속해 온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바로 넘어가지 않고 일부 준칙을 완화키로 한 것이다. 하루 확진자가 10명 안팎으로 떨어져 안정적 수치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 사태가 길어져 경제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데다 국민들의 피로감이 더해져 취해진 조치다. 그러나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확진자가 줄었다고 하지만 해외에서는 아직도 맹위를 떨치고 있고, 올 가을이나 겨울쯤 2,3차 확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방역 모범사례로 꼽혔던 홍콩의 경우 발병 후 환자 수가 100명 이하로 줄어들면서 자신감을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했다. 그러자 환자 수가 한 달 만에 7배로 뛰는 바람에 큰일 날 뻔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될 이유다. 전북도에 따르면 직영으로 운영하는 데미샘 자연휴양림, 대아수목원, 산림박물관과 시군에서 공유위탁한 자연휴양림 8개소에 대한 출입이 허용된다. 야외 조경시설과 숲속 휴게시설, 야외화장실 등은 운영을 재개하고, 등산객의 입장도 허용키로 했다. 다만 숙박시설과 방문자센터 등 실내 관람시설은 타 시도 관람객과 방문객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이용이 제한된다. 감염자 발생 시 동선 및 접촉자 파악이 어려워 감염 위험이 낮아질 때까지 임시휴관이 필요하다는 의도에서다. 또 지난 2월 말부터 휴장에 들어간 전주 덕진완산 체련공원 내 풋살장과 축구장, 농구장, 테니스장 등도 운영이 재개된다. 다만 공공 체육시설 가운데 실내 시설의 경우 완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도 감염 위험이 상주해 있는 상태로, 개장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비교적 이용객이 밀집하지 않는 실외시설의 경우에만 개방한 것이다. 다행히 우리는 정부의 발 빠른 대처와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 높은 시민의식으로 큰 고비를 넘겼다. 그렇지만 이제부터 시민 각자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집단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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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4.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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