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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점가에서는 국내 인기 작가들의 문학 작품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며, 특히 팍팍한 삶과 불황으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인터넷서점 예스24가 7일 내놓은 '2009 베스트셀러 및 출판 트렌드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1월 22일까지 베스트셀러 100위 안에 든 국내문학 책은 21권, 해외문학 책은 20권이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문학 13권과 해외문학 12권, 2007년 국내문학 12권과 해외문학 10권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판매량으로도 국내문학은 지난해 대비 40%, 해외문학도 35% 증가했다. 견인차 역할은 인기 작가들이 맡았다. 올해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한 신경숙의 소설 '엄마는 부탁해'는 2008년 11월 출간돼 국내 순문학 단행본으로는 최단 기간인 10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비야의 새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2위), 고(故) 장영희 교수의 유작 에세이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6위), 공지영의 '도가니'(11위)도 여성 '파워' 작가들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 네 권을 비롯해 빅뱅의 에세이 '세상에 너를 소리쳐'(3위)와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와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이외수의 '청춘불패', 김홍신의 '인생사용설명서' 등 위로와 희망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줬다. 해외문학의 인기도 꾸준히 사랑받은 유명 작가들이 이끌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소설 '1Q84' 1권은 8월에 출간됐음에도 하반기 성적만으로도 3위를 차지했으며 9월 출간된 2권도 9위에 올랐다.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은 1권(17위)부터 6권(35위)까지 모두 순위에 들었고 미국 스테프니 메이어의 판타지 소설 '트와일라잇' 시리즈도 완결편 '브레이킹 던'(20위)부터 1권 '트와일라잇'(40위)까지 사랑받았다. '트와일라잇'처럼 영화로 제작, 개봉된 소설 '더 리더', '눈 먼 자들의 도시', '용의자 X의 헌신', '천사와 악마', '백야행' 등도 판매량이 늘어 순위에 들었다. 경영경제서와 자기계발서의 인기가 시들했던 데 반해 늘 비인기 분야였던 인문학 책들의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0% 늘어났다. 특히, 독자들은 암울한 현실을 헤쳐나가려는 듯 김정운 명지대 교수의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정신분석 전문의 김혜남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등 심리학 책을 많이 찾았다.
"지상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난간 위에 망루를 세웠다. 망루가 서있던 난간은 무너진 하늘의 일부였다. 그곳은 철거민들의 소도였지만, 관리들은 용산 4지구라고 불렀다. 누군가 망루에 불을 질렀고, 시커멓게 타버린 사람들이 들것에 실려 급하게 이승을 빠져나갔다. // 모두 난간 위에 살고 있으면서도 발아래 세상을 보지 못했다."(박후기 '난간에 대하여' 중)'문학의 정치성'이 올해 문단의 주요 화두 중 하나였을 정도로 올해는 문인들의 정치적, 사회적 목소리가 어느 해보다 두드러진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문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의 대사회적 목소리를 결집한 가장 큰 구심점은 바로 올해 1월의 용산참사였다.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실천문학사 펴냄)는 용산참사 이후 시인과 소설가, 평론가, 화가, 만화가 등 여러 장르의 문화예술인들이 낸 목소리를 한데 모은 책이다. 지난 6월 뜻이 맞는 문인 192명이 결성한 '작가선언 6ㆍ9'가 엮은 이 책에서는 문화예술인 50여 명이 시와 산문, 희곡, 사진, 그림, 만화 등으로 용산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참담한 현실에 대한 분노를 표현했다. "이것은 정말 거꾸로 된 세상 / 집 잃은 시민들이 시위하다 불타 죽은 아침 / 억울해 울면서 항복하듯 다리를 들고 / 팔목이 시도록 맨손으로 우리는 / 이 땅을 디딜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정희성 '물구나무서서 보다' 중)"경찰은 그들을 적으로 생각하였다. (중략) 이날의 투입 작전은 경찰 한 명을 포함, 여섯 구의 숯처럼 까맣게 탄 시신을 망루 안에 남긴 채 끝났으나 애초에 경찰은 철거민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며 철거민 또한 그들을 전혀 자신의 경찰로 여기지 않았다."(이시영 '경찰은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중)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조세희씨는 추천사에서 "오늘 바로 이 땅에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도둑이 아니면 바보일 것"이라며 "이 책은 이성의 힘으로 캄캄한 죽임의 시대를 증거하려는 젊은 작가들의 생생한 양심의 기록"이라고 말했다. 책의 판매수익금은 용산참사 추도 기금으로 쓰일 예정이며, '작가선언 6ㆍ9'는 8일 오후 용산4가 참사현장에서 '다시, 이것은 사람의 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424쪽. 1만6천원.
'두레가 나면/ 모두 즐기던 들녘마을에/ 모정에 앉아 가을을 나르던/ 젊은 보람의 결실에/ 울 없이 살아도/ 도둑 없이 도란거리는 이웃에/ 닷새 장 기다려/ 아껴서 남아도는 자녀의 학비에/ 비우는 가난보다 채우는 항아리로/ 배가 부른 보람의 노래에/ 모깃불 피우며 별 이야기 듣던/ 할머니 뒤에 기운 은하에/ 생각하면 떠났던 아픔이/ 풀려오는 봄의 잔디에/ 돌아가야 하리/ 바작으로 부려놓듯/ 두엄같이 구수한 마을에.'(시비 수록시 '돌아가야 하리' 중에서 )시조시인이자 매천 황현 연구의 권위자였던 고 이병기 선생의 시비(詩碑)가 그의 고향인 김제 검산체육공원에 건립됐다. 생전에 9권의 시집과 1권의 수필집, 6권에 이르는 연구 논저를 생산하는 등 한국 문단에 큰 족적을 남기고 지난해 10월 타계한 이병기 선생은 김제를 사랑해 '벽골제'와 '성산' '입석산'을 시와 시조로 노래했으며, 김제가 배출한 한말의 한학자인 이정직 선생의 업적을 발굴하고 소개해 세상에 널리 알린 주인공이다.지난 5일 오후 2시30분 김제 검산체육공원에서 거행된 송남 이병기 선생 시비 제막식에는 이건식 김제시장, 김년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문인 홍석영 허소라 송하선 서재균씨, 전동운 35사단장(소장), 정대현 육군본부 장군 등 300여명이 참석, 시비 건립을 축하했다.양규창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비 제막식에서 김남곤 시비건립 추진위원장은 "오늘 김제 검산공원에 세워진 시비는 그동안 고인이 보여줬던 시문학의 근간이었던 애향심과 자연주의적 시세계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 시비가 한 조각의 돌에 머물지 않고 이 땅의 문화와 예술을 발전시키고 아름다운 시심을 가꾸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이건식 김제시장은 축사를 통해 "오늘 송남 이병기 선생의 시비 건립을 계기로 김제가 예향의 고장으로서 면모를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가족 대표인 선생의 맏아들 이경재 원광대 교수는 인사말에서 "이 자리를 빌어 선친의 시비 건립에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가족을 대표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선친께서 이 세상에 남기고 가신 커다란 발자취와 가르침이 영원히 기억되도록 후손들과 제자들이 힘을 합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이병기 선생은 1932년 김제 출생으로 195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현대문학에 시 '내용'이 추천되고,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석류초','소연가'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지난해 타계할 때까지 시집 「석류초」 등 9권과 「황매천시 연구」 등 연구서 5권, 번역서 「역주매천황현시집」 3권(공역) 등을 펴낸 바 있다.
2001년 9월 11일 저녁, 미국의 작가 수전 제커비(Susan Jacoby)는 뉴욕의 한 바에서 우연히 두 남자의 대화를 엿들었다. 한 남자가 말했다. "이거 꼭 진주만 같네." 다른 남자가 물었다. "진주만이 뭐야?" 앞의 남자가 대답했다. "그건 베트남인들이 어느 만(灣)에 폭탄을 떨어뜨린 거지. 그래서 베트남 전쟁이 터졌잖아."캐나다 역사학자 마거릿 맥밀런(Margaret MacMillan)의 「역사사용설명서: 인간은 역사를 어떻게 이용하고 악용하는가」(권민 옮김, 공존, 2009)에 소개된 에피소드다. 미국인들의 역사와 세계는 대한 무지는 악명이 높지만, '진주만'조차도 모른다는 게 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저자가 웃으라고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니다."이들이 이렇게 잘못 알고 있다고 문제가 될까? 나는 문제가 된다고 본다. 현재를 전후 사정과 함께 이해할 수가 없고 과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시민들은 역사적 지식과 교훈깨나 안다는 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너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바에 있던 어리둥절한 두 남자가 진주만에 대해 제대로 알았다면, 그들은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공격이 1941년 미국에 가해진 일본의 공격과 같지 않다는 사실도 알았을 것이다. 전자는 테러 행위였고, 후자는 두 나라 간의 전쟁이었다. 그러니 전술과 전략도 전과 달라야 했다."공감이 가면서도, 모든 미국인들이 진주만에 대해 잘 안다 하더라도 미국의 대(對) 9·11 테러 전략이 달라졌을까 하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역사는 이미지와 느낌일 뿐이다. 역사의 오용과 남용은 피하기 어렵다. 역사교육을 잘 시킨다고 달라질 것 같지도 않다. 혹 인간의 한계와 관련된 생물학적 문제는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역사의 정체성 문제와 관련해 저자가 제시한 마커스 가비(Marcus Garvey, 1887-1940) 이야기를 들어보자. 가비는 1916년에 미국으로 건너간 자메이카인으로 아프리카에 독립된 흑인국의 창설을 추진하기 위해 전세계흑인진보협회(The Universal Negro Improvement Association)를 조직한 인물이다. 그는 1932년에 쓴 '흑인은 누구이고 무엇인가?(Who and What Is a Negro?)'라는 논쟁적인 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흑인이 한때 세계를 지배했음을 안다. 그때 백인들은 동굴 속에 사는 야만인이자 미개인이었다. 또 편견없는 역사학도라면 누구나 당시 학문의 중심지였던 알렉산드리아의 대학들에서 흑인 교수 수천 명이 가르쳤다는 것도 안다. 세계의 문명이 고대 이집트에서 탄생했다는 것도 안다. 그리스와 로마가 이집트에서 기술과 문자를 빼앗아 응당 이집트의 몫인 명예를 모두 가로챘다는 것도 안다."이 주장에 대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아직도 거론되고 있는 그의 주장에 따르면, 문명이란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에서 이집트로 전달됐다가 도둑질을 당해 그리스와 로마로 넘어간 횃불과 같다. 그것은 문명이 한 국민에서 다른 국민으로 전달될 수 있다고 하거나 오직 하나의 '문명'만 있다고 보는 괴상하고 정적인 문명관이다. 실제로는 많은 문명이 있고 과거에도 줄곧 있었으며, 또한 유동적이어서 계속 변하고 있다. 이런 문명을 형성하는 힘은 안에서도 나오고 밖으로부터도 온다. 물론 그리스 문명이 외부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이집트의 영향보다는 동양의 영향을 더 받았을 것이다."저자의 반박이 훨씬 설득력이 높지만, 중요한 것은 당시 인간으로서의 주체의식이 없거나 약했던 흑인들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기 위한 가비의 목적일 것이다. 목적이 정당하니 사실 왜곡이나 과장이 괜찮다는 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이 세상의 수많은 약자들이 좋은 목적을 위해 어느 정도의 사실 왜곡과 과장을 하고 있다. 약자가 하는 왜곡과 과장은 괜찮다는 게 아니다. 약자들이 절박한 상황에서 논문을 쓰듯이 역사에 엄정한 자세를 갖기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역사적 인물의 성격 분석은 어떻게 볼 것인가? 지크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는 미국 외교관 윌리엄 불릿(William Bulitt)과 함께 우드로 윌슨 대통령의 전기를 쓴 적이 있다. 이 전기에서 프로이트는 윌슨의 '아버지 콤플렉스'를 지적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의 친구들이 백악관을 방문해 아버지와의 추억담을 꺼내면 윌슨은 그 자리에서 줄줄 눈물을 흘리곤 했다나. 한국인에겐 윌슨의 지극한 효심을 말해주는 미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서양인들의 관점에선 보통 심각한 병이 아니다. 프로이트는 이런 사례들을 근거로 윌슨의 외교정책까지 평가하는 등 너무 상상의 나래를 편 나머지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이 책을 나쁜 역사서의 사례로 지목한 저자는 프로이트가 이 책으로 "자기 명성에 오점을 남겼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프로이트는 윌슨을 만난 적이 없었다. 또 윌슨의 사사로운 일기를 읽은 적도 없었다. 윌슨은 일기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로이트는 아버지와 패배감에 대한 윌슨의 강박관념을 자신있게 이야기했다."이게 의외로 재미있는 이야기다. 한국처럼 대통령 권력이 막강하고 국민의 '지도자 추종주의'가 심한 나라에선 대통령의 성격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일어나 온갖 고초와 시련을 겪고 자수성가한 노무현과 이명박의 성격적인 공통점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그들의 성격이 국정운영 스타일에 그대로 반영돼 온갖 평지풍파를 일으켰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여기에도 한가지 딜레마가 있다.우리는 '소신·신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집·아집'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없다! 결과가 좋으면 '소신·신념'이요, 나쁘면 '고집·아집'이다. 역사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식의 결과론이다. 역사의 오남용이 저질러질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도 하다.지도자에 대한 대중의 지지라는 것도 연예인 팬클럽의 지지와 비슷한 점이 많다. 특정한 이념과 정치적 성향 때문에 누굴 좋아하는 사람일지라도 다를 게 없다. 평가의 기준에서 자신의 스타에 대해 무한정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다. 1962년 여론조사 전문가 조지 갤럽은 왜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중요한 정책 실패를 했는데도 지지도에 타격을 입지 않았는가를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사람들은 목표가 무엇이며 무엇을 하려고 애썼는가에 의해 어떤 사람을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꼭 그 사람이 무엇을 성취하고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의해 평가하는 건 아니다."역사의 오용과 남용을 경계하는 건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동시에 우리 인간의 한계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소녀시대'를 좋아하건 '원더걸스'를 좋아하건 각자 자유다. 취향을 존중해야, 대화가 된다. 역사는 물론 정치를 연예로 보는 게 속도 편하거니와 국리민복에도 도움이 된다."어떻게 저런 인간을 좋아할 수 있지?"라고 진지해지면 이 세상 자체가 싫어지는 수가 있으니 조심할 일이다./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과 독서인구 감소, 출판산업 양극화 등으로 출판계의 위기감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출판연구소가 3일 프레스센터에서 '한국 출판산업의 위기 극복 방안' 포럼을 연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종수 출판유통진흥원 회장은 한국출판연구소의 연구 결과를 담은 발제문에서 출판계 혁신을 위한 단계별 추진 전략을 제시한다. 김 회장은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첫 단계로 그동안 출판업계의 어려움을 주로 외부 탓으로 전가했던 구태를 벗어버리고 출판업계 내부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과거 감(感)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가치를 지향하는 과학 경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단계로는 출판산업의 성장 동력과 인프라를 확보해야 한다"며 "출판 전문인력 양성, 출판 프로젝트의 미래 성과를 담보로 하는 출판 금융 활성화, 출판업체 자생력을 기르는 정부의 출판정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마지막 단계는 디지털 미디어 문제로, 지식사회의 '가치사슬' 변화에 다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원소스멀티유스(OSMU) 콘텐츠 개발과 인터넷 서점의 영향력에서 출판사의 권익을 찾도록 출판업계가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이어 김현주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과 나기주 문화체육관광부 출판인쇄산업과장, 최병식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 유재건 그린비출판사 대표, 한주리 서일대학 교수 등이 출판산업 위기 극복 방안을 토론한다.
재외 동포와 북한 인물까지 포함해 국내외 각계각층 인사 2만5천여 명의 프로필을 담은 '2010 한국인물사전'이 30일 출간됐다. 연합뉴스가 펴낸 '한국인물사전'은 국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체육계 등 각 분야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사진과 함께 수록한 국내 최대 인물사전이다. 특히 국내 종합 언론매체로는 처음 재외 동포 인물들을 수록,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상을 보이는 주요 인사와 차세대 재외 동포 지도자 등 1천여 명의 인물 정보가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또,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주요 한인회 68곳의 주소와 연락처, 이메일, 팩스번호 등의 정보도 담아 원활한 네트워킹이 이뤄지도록 했으며, 앞으로 수록 대상 한인회를 더욱 늘려갈 계획이다. 북한 인물은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2천여 명을 선별해 수록했다. 특히 북한 인물 프로필은 연합뉴스와 단독 계약을 맺은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인용해 자료의 신뢰도를 높였다. 해마다 업데이트 되는 '한국인물사전'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개인별 앙케트와 전화 인터뷰, 이메일 등의 방법으로 사전에 수록된 인사들과 직접 접촉했으며, 그밖에 인터넷과 관련 문헌을 참조해 제작됐다. ☎ 02-398-3590∼3. 2천384쪽. 18만원.
'사람' 연작만 30여 년. 이미 400여 편이 넘게 썼다."79년 10월 초순인가 동아일보에서 작품 하나만 써달라는 제의가 왔습니다. 시를 탁 털고 나니까, 개엄이 선포되고 모든 출판이 검열됐죠. 이대로 시가 묻히나 싶어 신문사에 전화했습니다. 보내라고 하더군요. 1979년 11월 2일 '사람'이 실렸습니다. 연작은 그때부터 시작됐죠."27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고하문예관에서 열린 '제18회 시와 소리와의 만남'에 초청된 김제 출신 김년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사람'에 대해 쓰려니 소재가 무궁무진했다"며 "앞으로도 포기할 수 없고 계속 쓸 수밖에 없는 것을 보면 숙명 같다"고 했다.이날 소개된 모든 시는 '사람' 연작의 연장선. 김 이사장은 아파트 앞 탐스런 목련을 소재로 한 '숙명-사람'을 예로 들면서, 2주일 지나 목련이 자취도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사람 사는 이치도 마찬가지인 걸 알게 됐다고 했다.'동행-사람'을 통해 세상 만물의 이치는 하나이듯 서로가 제 몫을 다하며 산다는 것의 중요성을 말했다.이어 문인들은 사회적 문학 운동에 적극 나서는 것이 제 역할이라며 올해 본격적으로 전개한 '책읽기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우리 사회가 얼마나 정서가 메말랐습니까. 이는 문학이 다스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도 아름다워지고, 향기로워지게 하는 것은 문학이 아니고서는 힘듭니다."김 이사장은 "내년엔 문경의 한 폐교를 인수해 한국문인협회 연수원을 건립할 계획"이라며 "상반기 동안 지속해온 '책읽기 운동'과 함께 연수원에 작고 문인들의 유품이나 육필을 발굴해 문학사를 DB로 구축하고, 각종 세미나를 열어 문학사를 정리하는 작업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수필문학회가 시상하는 '제22회 전북수필문학상' 수상자로 수필가 최정욱(대한법무협회 대의원) 김삼순씨(상관중 교감)가 선정됐다.군산 출생인 최씨는 평범한 일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 읽는 이로 하여금 감탄과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는 평가다. 사물을 보는 날카로운 직관력과 판단력으로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고민을 담아왔다.부안 출생인 김씨의 수필은 표현 하나하나가 섬세하다. 사물을 허투루 보지 않고 관조하며 그 느낌을 독특한 문체로 담아 따뜻한 인간애와 올바른 가치관이 작품마다 짙게 깔려있다는 평가다.두 수필가 모두 1988년 전북수필문학회에 가입해 활동해 왔다.전북수필문학회는 1979년 발족, 올해로 31년째를 맞는 오랜 역사가 있는 문학단체다. 시상식은 12월 11일 오후 6시 전주 호남성에서 열리는 전북수필문학회 「전북수필」 69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진행된다. 수상자들에게는 1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들녘의 나무들도 겨울 채비를 하는 시기. 각자 지나온 시간을 매듭지어야 할 때다.27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부설 고하문예관에서 열리는 '제18회 시와 소리의 만남'엔 김년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강경호 시인이 초대, 잔잔한 시로 한해를 갈무리한다.김 이사장은 이날 자작시 '숙명-사람','동행-사람', '객석에서-사람'을 낭송한다.가장 아름다운 존재는 바로 사람. 김 이사장은 시들을 통해 어둡고 구석진 세상에서 만난 인연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함께 살아가며 허리띠 풀어놓고 맘껏 웃으라는 시들을 소개한다.김제 출생인 김 이사장은 서라벌예술대학을 졸업, 1972년 「현대문학」(수필)과 「풀과 별」(시)로 등단해 시집 「장마」,「갈매기」, 「바다와 아이들」 등을 비롯해 수필집「날으는 것이 나는 두렵다」 등을 펴냈다. 「한국문학」 편집장, 「문학사상」 편집인 전무이사, 한국현대시인협회 부회장, 김동리기념사업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 한국현대시인상, 예총예술문화대상, 윤병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강 시인은 자작시 '비둘기''늙은 색소폰 연주자''석류나무 3' 등을 소개한다. '비둘기'에선 실연의 상처, 슬픔을 먹어치운 새를 통해 희망을 노래했으며, '늙은 색소폰 연주자'에선 깊은 달밤의 묵상으로 안내한다.강 시인은 전남 함평 출생. 조선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언제나 그리운 메아리」, 「함부로 성호를 긋다」 외에 문학평론집 「휴머니즘 구현의 미학」, 미술평론집 「영혼과 형식」 등도 펴냈다.
송남 이병기 시인의 시비 제막식이 12월 5일 오후 2시30분 김제시 검산동 검산 체육공원에서 갖는다.송남 이병기 시비건립집행위원회(위원장 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는 전북이 낳은 서정 시인이자 대학 강단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평생을 바친 이병기 선생의 학문적 업적과 시 정신을 기리기 위해 시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날 개막식은 김남곤 시비건립추진위원장의 인사로 열고, 이동희 집행위원장의 경과 보고에 이어 이병기 선생의 대표 시 '돌아가야 하리'를 낭독한다. 가족 대표로 장남인 이경재 원광대 교수가 손님들을 맞을 예정.군산 출신인 이병기 선생은 삶의 내면을 응시해 피폐된 농촌에서 휴머니즘을 추구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군산 문학동인의 근간을 마련했던 시인은 군산문인협회 회장, 군산예총 회장, 군산문화원장 등을 지낸 바 있다.문의 063)278-2296.
㈜민음사와 계간 '세계의 문학'이 주관하는 제28회 김수영문학상 수상자로 김경주(33) 시인이 24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연두의 시제' 외 49편. 전남 광주 출신의 김 시인은 2003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시집 '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기담'을 냈다. 심사위원들은 "김경주의 시에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수많은 순간들은 서로 결합하고 스며들고 화학작용을 일으키면서 역동적으로 움직인다"며 "기억과 감각에서 이 순간들을 자유롭게 불러내고 결합시켜 통일된 미적 구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평했다. 상금은 1천만 원이며 시상식은 내달 17일 오후 서울 강남출판문화센터 내 민음사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내달 11일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문인들이 쓴 아버지 이야기, 또 문인을 아버지로 둔 이들이 쓴 이야기를 묶은 산문집 '아버지, 그리운 당신'(서정시학 펴냄)이 출간됐다. 계간 '대산문화'에 연재된 원고를 중심으로 최동호 시인과 곽효환 시인이 함께 엮은 이 책에서는 황동규, 조정래, 신달자, 정호승, 공지영, 김애란 등 주요 문인들의 아버지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버지라는 주제는 누구에게나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주제지만 아버지의 대를 이어,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문학의 길을 걷고 있는 문인들로서는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소설가 황순원의 아들인 황동규 시인과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인 소설가 한강 씨는 거듭된 설득 끝에 청탁에 응했다. 황 시인은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지금까지 나는 아버님에 관한 얘기를 가능한 한 삼갔다"며 "아버님이 타계하시고 8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돌아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하며 숨겨뒀던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아버지로부터 문학에 대해 배운 것은 정말 많을 것이다. 추상명사를 피하라, 불가능할 때까지 추고하라, 지식 자랑을 하지 마라 등등.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때 적어도 받은 것만큼은 아버님에게서 벗어나려고 애쓴 흔적이 눈에 띈다."(22-23쪽)"귀밑머리 희어질 때쯤 쓰겠습니다"라는 변명으로 "오랫동안 아버지에 대한 글을 피해 도망다녔다"는 소설가 한강 씨도 지금쯤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있을 아버지 한승원 씨의 기억을 하나씩 떠올린다. "어느 순간, 갑자기 아버지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자식에게 찾아온다. 그것이 자식의 운명이다. 인생은 꼭 그렇게 힘들어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 없이. 불만도 연민도 없이. 말도 논리도 없이. 글썽거리는 눈물 따위 없이. 단 한순간에."(75쪽)소설가 김애란 씨는 자신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아버지와 많이 닮은 낭만적인 실제 아버지 이야기를, 소설 속에서보다 좀더 애정 어린 어조로 들려준다. "현실적인 우리 어머니, (쌍둥이 중) 하나 버리자고 했을 때, 낭만적인 우리 아버지, 절대 버릴 수 없다 말씀하신 것-나, 잊지 않고 있다. 그런 건 '나 김정래란 사람을 한 번 믿어 보시유'라던가 '앞으로 절대 변하지 않을 거다'란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사람에게 퍽 어울리는 선택이라는 것도."(287쪽) 고인이 된 근대 문인들을 회고하는 자녀들의 글도 있다. 야구장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기적의 약'을 먹고 회생해 대표작 '성북동 비둘기'를 써내려간 김광섭 시인이나 크고 작은 염문설로 끊임없이 아내를 힘들게 했던 유치환, 치밀한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답지 않게 엉성하고 비논리적이었던 김내성 등을 문인이 아닌 아버지의 모습으로 접할 수 있다. 288쪽. 1만1천원.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가 시상하는 '2009 전북문학상'에 형문창(62·소설) 선산곡(60·수필) 송희씨(53·시)가 선정됐다.지난 12일 심사를 마친 심사위원회(위원장 허소라 시인)는 "전북문학상은 전북문학의 깊이를 잴 수 있는 의미있는 상"이라며 "작품성과 등단연조, 문단기여와 참여도 등을 고려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1996년 월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형씨는 최근 '토토들의 변' '대박' '불효자전' 등을 연이어 발표하며 따뜻한 인간미와 휴머니즘 형상화 추구에 성공한 작가라는 평을 받았다. 선씨는 1994년 「문예연구」로 등단한 이래 제12대 전북수필문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작품활동 이외에도 적극적인 문단활동을 펼쳐왔다. 송씨는 1996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 보편적 삶의 현장 속에서 대상과 자아와의 합일에 도달하는 시세계를 쌓아왔다.전북문협은 한 해 동안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작가를 찾아 전북문학상을 수여해 왔다. 올해가 21회째. 올해는 부연문학상운영위원회 이사장인 이종희 시인이 1000만원을 쾌척해 옴으로써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창작지원금이 각각 200만원씩으로 올랐다.시상식은 12월 17일 오후 6시 전북대 평생교육원 늘배움아트홀에서 문학강연과 시낭송회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점자ㆍ음성 도서가 대폭 늘어나고 '책 읽어주는 전화서비스' 등 장애인들이 쉽게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다양한 제도가 도입된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모철민)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장애인도서관서비스 선진화방안'을 23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점자, 음성 등 대체자료는 현재 연간 출판물의 2% 수준이지만 2013년까지 10% 수준으로 늘어나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대체자료 제작 보조금을 현재 2억원에서 2013년까지 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기관마다 베스트셀러 도서 대체자료를 중복으로 제작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민간 기관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아 대체자료를 제작할 때 사전에 제작도서 목록을 협의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용자가 신청한 자료를 우선 대체자료로 제작해 효율을 높이고 국립중앙도서관은 아동 및 청소년 도서나 비문학도서를, 민간은 학습서 및 문학도서를 중심으로 대체자료를 만드는 방식으로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다. 또 대체자료를 만들 때 국제표준으로 자리 잡은 데이지(DAISY) 포맷을 이용하고 국제데이지컨소시엄에 정회원으로 가입해 국내 이용자도 외국에서 구축된 데이지 도서에 접근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아울러 장애인용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한 대체자료 열람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하고, 공공도서관과 장애인도서관에 독서용 보조기기 구입비를 지원하는 한편 도서 무료택배서비스나 무료 택시 이동서비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은 또 출판사 및 저작권자 등이 자발적으로 디지털파일을 기증하도록 유도해 장애인을 위한 지식정보 나눔의 장을 마련하고, 책 읽어주는 장애인전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장애인의 통신요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통신요금바우처 제도의 도입을 추진한다. 모철민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장애인이 도서관을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고 대체자료도 지극히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이용하게 해달라는 장애인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렴해 더 나은 장애인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음사가 1980년대 이후 발표된 세계문학의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는 '모던클래식' 시리즈를 출시했다. 박맹호 민음사 회장은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계문학전집이 담지 못한 젊고 새로운 화제작들을 한데 묶기위해 모던클래식 시리즈를 기획했다"며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인류가 흔들림 없는 중심을 지키도록 돕는 작품들을 소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 10권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르한 파무크의 '내 이름은 빨강'을 비롯해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 코맥 매카시의 '핏빛 자오선', 한샤오궁의 '마교 사전' 등 최근 민음사 단행본으로 먼저 소개된 작품들이 들어갔다. 여기에 인간복제를 소재로 한 가즈오 이시구로의 '나를 보내지마', 아톰 에고이안 감독의 영화로도 재해석된 러셀 뱅크스의 '달콤한 내세', 동성애를 다룬 지넷 윈터슨의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도 새로 번역돼 목록에 추가됐다. 모던클래식 시리즈는 1998년 처음 출시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는 시기, 주제 등에서 차별성을 지니게 된다. 현재 230권까지 출간되고 총 700만부 가까운 판매고를 올린 세계문학전집이 1990년대 이후 출간된 작품을 거의 다루지 않은 데 반해 모던클래식 시리즈는 20세기에 태어나 1980년대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벌인 작가들이 작품이 주를 이룬다. 주제면에서도 세계화 이후 인류가 새로 직면한 문제들을 다룬 작품들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장은수 민음사 대표는 "세계화라는 주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세계화의 충격 이후 개인의 정체성 문제, 지방과 중앙의 문제 등을 다룬 작품들을 차근차근 소개할 것"이라며 "전세계의 문학 팬들이 동시에 읽으면서 중요한 문학상을 통해 검증된 작품 위주로 목록에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에는 강우성 서울대 영문과 교수, 류신 중앙대 독문과 교수, 박성창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박혜경 한림대 노문과 교수, 송병성 울산대 서문과 교수 등 각 지역 문학 전문가들이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다. 장 대표는 "인도, 아프리카 등 제3세계 문학도 자문위원 등의 도움을 받아 출간할 것"이라며 "모던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중심으로 국내 작가들의 작품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모던클래식 시리즈는 이후 오르한 파무크의 '순수 박물관', 잉고 슐체의 '심플 스토리', 아디 치에의 '태양은 노랗게 타오른다' 등을 추가로 소개하며 내년 상반기까지 모두 50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라종일 우석대 총장이 '세계의 발견- 라종일이 보고 겪은 한국 현대사'를 출간, 오는 25일 오후 3시 우석대 미르CEO문화아카데미 주최로 서울클럽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세계의 발견'은 라총장이 모교인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지난해 '한국학 연례강좌'라는 이름으로 실시한 강의 내용을 우리말과 영문으로 엮은 책이다.정치학자인 라총장은 저서에서 외교관 생활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지난 반세기 격동의 역사속에서 경제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출판계가 출판산업 진흥을 위한 법정 기구 설립 지원에 나섰다. 19일 대한출판문화협회에 따르면 13개 출판 단체는 최근 출판산업 인프라 구축과 출판정책을 실행하는 출판진흥기구 설립을 논의하는 '출판진흥기구출판계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를 구성했다. 추진위는 대한출판문화협회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한국출판협동조합,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한국기독교출판협회,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학습자료협회, 한국출판경영자협회, 한국출판연구소,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출판인회의, 출판유통진흥원, 한국학술출판협회 등 13개 단체장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은 백석기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이 맡았으며, 한철희 한국출판인회의 회장이 부위원장을, 박익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사무국장이 간사를 맡았다. 추진위 산하 실무운영위는 매주 1차례에 걸쳐 실무운영회의를 열어 출판계의 의견을 수렴, 종합하고 있으며, 추진위는 운영위에서 작성한 보고서를 중심으로 종합 의견서를 연내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감, 탄소 배출 절감, 친환경 성장, 친환경 경영…출판가에 '녹색 책'이 쏟아지고 있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단편적인 환경 이슈를 다루는 것을 넘어서 사고방식과 일상생활, 경영, 도시 모델 등 사회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피터 센게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 등이 쓴 '피터 센게의 그린 경영'(비즈니스맵 펴냄)은 지구온난화나 물 부족 문제에 단편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임시변통'일 뿐이며 장기적이고 전반적으로 사회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속 가능한 세상은 생각을 바꿔야만 가능하다"며 "오늘날 기계가 아닌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혁신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더 큰 시스템을 이해하고 상상가능한 모든 경계를 뛰어넘어 협동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어떻게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것인지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 옮김. 540쪽. 2만3천원. 리카르도 베이온 등이 쓴 '자발적 탄소시장'(모색 펴냄)은 교토의정서를 토대로 형성된 '강제적인 탄소 시장'과 대비되는 '자발적 탄소시장'을 에너지 위기의 대안으로 소개한다. 탄소 배출량 감소를 목표로 자신이 배출한 탄소에 대한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하는 단체, 기업, 개인들이 이 시장에서 '거래'를 하고 있다. 교통의정서 조인 이전인 1989년 생산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쇄하려 나무 5천만 그루를 심는 비용을 냈던 미국 전력업체부터 자신이 출퇴근하면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을 추산해 개인에게 탄소배출권을 파는 업체에 돈을 내는 일반 시민까지 다양한 사례가 다뤄진다. 이정아 옮김. 344쪽. 2만5천원.
얼마 전 일본에서 1년간 지내고 온 어느 대학교수에게 일본에서 가장 인상깊게 느낀 게 뭐냐고 물었더니 뜻밖의 답이 나왔다. "지방이 살아 있다!". 농촌 마을에도 젊은이들이 많은 건 물론이고 그들이 경쟁에서 뒤처져서 남은 게 아니라 꿈과 희망을 갖고 고향을 지키겠다고 의욕을 펼쳐 보이는 이들이 많더라는 것이다. 이게 바로 일본의 저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다.물론 일본의 수도권 집중도 심각한 편이라 오래전부터 수도 이전이 거론되기도 했다. 지금도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말이다. 최근 세종시 논란의 와중에서 세종시 수정을 주장하는 이들이 일본 사례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걸 보고 혀를 끌끌 차지 않을 수 없었다. 일본의 수도권 집중도는 한국 수도권 집중도의 절반 밖엔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 나라에서도 수도 이전이 거론될 정도라면, 일본보다 두배의 집중도를 갖고 있는 한국에선 무언가 크게 느끼는 게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그 나름의 문제는 많다곤 하지만 한국에 비해 비교적 지방이 살아 있는 일본의 균형발전은 어떻게 해서 가능했던가? 나는 호소카와 모리히로와 이와쿠니 데쓴도가 쓴 「지방의 논리: 정치는 지방에 맡겨라」(김재환 옮김, 삶과꿈, 1993)라는 책을 첫 번째 이유로 꼽고 싶다. 이 책 하나 때문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아니라, 이 책이 일본 지자체 장들의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미 20년 가까이 된 책이지만, 나는 모든 지자체 장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꼭 권하고 싶다.일본에서 1991년에 출간된 이 책 저자들의 당시 직책은 각각 구마모토현 지사, 이즈모시 시장이었다. 일이나 열심히 할 일이지 왜 이따위 책을 쓰는가? 선거를 앞두고 홍보용으로 낸 건 아닌가? 한국 같으면 그런 말이 나올 법 하지만, 그렇게 보기엔 이 책에 담긴 주장들이 도발적이다. 선정주의로 느껴지기보다는 진정성이 강한 걸로 느껴진다. 각 글의 제목이 다 슬로건이다."지방에서 반란을 일으키자." "정치는 지방에 맡겨라." "중앙에 대한 콤플렉스를 불식하라." "'No'라고 말할 수 있는 지방이 돼라."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 산업이다." "지방에야말로 꿈이 있다." "지방이기 때문에 할 수 있다." "'지방의 논리'로 무장하라." "청년들이여 고향을 지향하라."이들은 '지방의 반란'만이 경직되고 편중돼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일본의 정치·경제를 바로 잡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지방이 일본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입으로야 누군들 그런 말 못 하나. 그렇게 비아냥대는 사람이 있을까봐, 호소카와는 "나라가 변하지 않으면 지방에서 변해 보이겠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나는 지난날 참의원 의원으로서 국정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 나의 꿈이 부풀면 부풀수록 중앙정계의 정체(停滯)에 염증을 느낀 나머지, 그렇다면 차라리 지방에서 소신껏 에너지를 발산해 보고 싶었고 '장대한 내 소신'을 실천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라가 변화하지 않으면 지방을 바꾸겠다'고 결의하고 고향인 구마모토의 현지사가 된 것은 1983년의 일이었다. 그후 거기에 살고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길 수 있는 구마모토를 목표로, 또한 전국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웅장한 현을 목표로 삼아 노력해왔다."이에 질세라 이와쿠니는 "청년들이여 고향을 지향하라"고 외친다. 그는 "최근에 도쿄대학법학부, 교토대학법학부의 학생 2명이 찾아왔다. 호경기를 반영해서 최고로 잘 팔리는 처지의 이 두 학생이 중앙관청에도 대기업에도 취직하지 않고 지역발전을 위해 고향에 돌아오고 싶다고 하였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나의 이야기를 신문 잡지에서 읽고 또 TV에서 보고 한번 직접 만나서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하는 그 진지한 뜻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내 자신을 돌이켜 볼 때 22세 시절에 이런 결심은 없었다. 도쿄의 기업이나 관청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심하고 인생을 영위할 수 없을 것 같은 편견과 지방에 돌아가 버리면 시대의 흐름에서 영영 떨어져 나가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이 있었다. 물론 당시와 현재와는 지방의 모습과 행정이 많이 잘라졌지만 그때 나는 이 두 학생에게는 아득히 미치지 못하는 결단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혈기왕성한 젊은 학생이 지역발전 가운데서 인생의 좌표를 찾아 곧장 자기 고향에 돌아가려고 하는 것이다."대학의 경우엔 한국이 일본의 서너배 되는 집중도를 갖고 있음에도 이와쿠니가 도쿄의 대학 정원 축소를 강력 주장하는 것도 인상적이다. "도쿄에는 세계적으로 보아도 학생이 너무 많다. 일본처럼 학생을 꾸역꾸역 수도에 모으는 나라는 없다. 영국에서도 우수한 대학인 옥스퍼드나 케임브리지는 런던에 없으며 미국의 프린스톤, 예일, 하버드, 스탠포드 등 대학들이 대도시가 아닌 인구 10만명 정도의 교육환경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중략) 도쿄에서 2할 정도 대학을 줄인다면 지방에서 도쿄로 나가는 젊은이들이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중앙은 용단을 갖고 도쿄의 대학감축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이 두 사람의 말을 듣고보니, 착잡하다. 우리는 중앙에 대한 '반란'보다는 '순종'을 잘 해야 지역발전이 잘 이루어지거나 잘 이루어진다고 믿는 체제이고, "청년들이여 고향을 떠나라"가 인재육성정책의 일환으로 부추겨지는 처지가 아닌가. 그렇다면 이건 의식의 문제가 아닌가. 물론 구조가 그런 의식을 만들었겠지만, 한번 형성된 의식은 구조와 무관하게 습속이나 고정관념으로 지속되는 법이다.사실 최근의 세종시 논란은 지방의 무의식과 무기력을 드라마틱하게 입증해보인 사건이다. 지방은 늘 '을(乙)'이요 '졸(卒)'이기 때문에 중앙 마음대로 요리할 수 있다는 발상이야말로 중앙 권력자들이 믿는 '지방의 논리'다. 지방민들이 갖고 있는 '지방의 논리'도 크게 다를 게 없다. 개인과 가족 차원에서 중앙에 한발 또는 두발 들여놓으면 된다는 '각개약진(各個躍進)'의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중앙이 아무리 괘씸해도 이제 더 이상 중앙을 탓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지방이 "정치는 지방에 맡겨라"고 외칠 수 없는 지방정치의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지방에 대한 중앙의 불신과 폄하도 그런 현실에서 비롯된 것임을 어찌 부인할 수 있으랴. 지금 "내 탓이오, 우리탓이오" 운동을 하자는 거냐고 짜증을 낼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난 반세기의 역사는 지방 내부의 각성과 활력과 야망이 없이는 그 어떤 변화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충분히 입증되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게 옳으리라.모든 지방민들이 "냅둬, 나 그냥 이대로 살래!"라고 생각한다면 그것도 존중받을 일이긴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지방 스스로 새로운 '지방의 논리'를 세워 나가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지방민들은 생업 종사에 바쁘니, 그런 일을 주도적으로 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지자체 장들이다. 새로운 '지방의 논리'를 세우고 전파할 전도사가 전북지역 지자체 장들 가운데 나오길 기대해본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직장은 우리가 머물러야 할 안식처일까? 아니면 뛰쳐나가야 할 동물원일까?'직장에서 희망찾기'란 부제가 붙은 「회사라는 동물원에서 살아남기」는 우리가 어떻게 해야 회사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는지 그 길을 제시해 준다.해답은 부단한 자기계발과 자기희생의 헌신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 세계화된 경제체제에서 변해 가는 기업의 형태를 설명하고, 직장인들이 어떤 자세로 일할 것인지와 회사원으로서의 정의, 그리고 변해가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자기 관리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여러 개의 짧고 독립적인 부분으로 이뤄져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다. 저자는 영국의 저명한 비즈니스 전략가이자 미래예측가인 리처드 스케이스.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가족 힐링 요가 프로그램 운영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제13회 전주문학상에 허호석 아동문학가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