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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論介의 신분

출신지가 장수(長水)인가 진주(晉州)인가. 신분이 반가의 규수인가 기생인가 아니면 측실(側室)인가. 임진왜란때 왜장을 끌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해 순절한 주논개(朱論介)를 두고 그동안 빚어졌던 논란들이다.

 

발단은 진주문화원의 김범수향토문화연구소장이 ‘주논개와 최경회의 무관설’을 주장하고 나선데서 비롯됐다. 그는 논개의 이름이 진주목지(晋州牧誌)나 읍지에 실려있고 촉석루경내 의기사(義妓祠)에 오랜 세월 영정을 모시고 있는 점을 들어 논개는 당시 진주우병사로 진주성 싸움에서 순절한 최경회와는 무관한 진주 사람이라고 주장해 왔다. 최경회와 논개를 관계지으려는 것은 논개의 장수출생을 합리화 시키려는 장수군과 최씨문중의 왜곡이라는 막말도 했었다.

 

그러나 여러 문헌과 고증에 따르면 논개는 장수군에서 태어났고 효성이 지극했으며 아버지 주달문(朱達文)으로 부터 글을 배운 규수였다. 우여곡절끝에 당시 장수 현감이었던 최경회의 측실이 되었고 그가 진주병사로 부임할 때 따라가 기생으로 가장하여 충절을 실행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런 기록들은 그동안 최경회의 해주최씨 문중에서도 인정해왔던 것인데 그의 이의제기로 학계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져 왔던 것이다.

 

마침 논개가 최경회의 천첩(賤妾)이었다는 기록이 경상대 김수업교수에 의해 발견됐다 한다.(18일자 본보 10면) 1750년(영조 26년) 최경회에 대한 포상건의문인 ‘경상우병사증좌찬성최공시장(慶尙우兵使贈左贊成崔公諡狀)’에 그런 내용이 기록돼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논개의 신분이나 출생지 논란은 그만 접어둘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기생이면 어떻고 천첩이면 또 어떤가. 출생지가 장수란 사실이 확실한데 더이상 시비 걸 일도 아니다.

 

장수군은 그동안 주논개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근 1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생가터 복원, 사당정화등 성역화사업을 벌여왔다. 주논개 선양회까지 결성하여 논개정신의 체계화에 열중하고 있기도 하다. 논개는 분명 우리고장 출신 우국충절의 표상이다. 다만 이번에 발견된 시장(諡狀)에서 하필 천첩(賤妾)이란 표현이 나온 것은 웬지 께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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