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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테러리즘

 

지난 11일 저녁, TV를 통해 민간항공기로 뉴욕 세계무역센터에 돌진한 테러장면을 지켜본 사람들은 아마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그 끔찍한 화면이 ‘정말 실제 상황인가’하는 혼란을 겪었을 것이다. 첩보영화나 전쟁영화에 익숙한 우리들은 폭연(爆煙)에 휩싸인 1백10층짜리 매머드 건물을 지켜보면서 혹시 방송국에서 실수로 영화의 한 장면을 방영하는 것이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장면은 실제 상황이었다. 아무리 이해의 폭을 넓혀 보아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더욱이 공룡같은 쌍둥이 건물이 와르르 맥없이 무너져 내릴때는 보아서는 안될 것을 본것 같아 허탈해지기까지 했다. 그것은 테러가 아니라 차라리 전쟁이었다. 얼굴없는 ‘회색전쟁(grey war)’시대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테러리즘이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시기는 언제인가? 많은 전문가들은 1789년 프랑스 혁명이후 혼란기에 자행된 무차별 폭력을 기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사전적 의미의 테러리즘, 즉 ‘조직적인 폭력의 사용’은 기원전부터 있어 왔다. BC44년에 발생한 로마의 쥴리어스 시저 암살사건이 일종의 테러리즘이고 AD66∼77년에 팔레스타인 종교집단이 ‘시카리’라는 테러리스트단체를 결성, 로마 통치에 협력하는 유태인들을 공격한 것도 테러리즘이다.

 

이후 테러리즘은 시대가 바뀌면서 보다 다양한 목적하에, 보다 많은 장소에서 보다 잔인하고 충격적인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다. 이제 특정인을 암살하는 단순테러 정도는 테러 축에도 못낀다. 항공기를 납치하고 협상을 벌이는 것도 고전적 테러방식이 돼버린지 오래다.

 

툭하면 차량을 이용한 폭탄테러에 항공기 공중폭파도 서슴치 않는다. 테러분자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언하여 피해당사자가 민간인이든 민간 건물이든 가리지 않는다. 참으로 가증스런 집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말이 테러리즘이지 국지적인 전쟁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테러리즘의 세계적 권위자인 영국의 세인트 앤드류스대학 폴 윌킨스(poul wilkinson) 교수는 테러리즘을 ‘선전포고 없는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쟁을 통해서라도 테러리즘은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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