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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敎師 성과급

 



요즘 교사들의 표정이 밝지 않다. 최근 시행된 성과급 때문이다. 돈의 다과가 문제가 아니다. 교사로서의 마지막 자존심 마저 짓밟히고 말았다는 자괴감을 주체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동안 열악한 처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생들 교육에 헌신의 열정을 쏟아 부었는데 그 대접이 이런 것인가 하는 허탈감을 쉽게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과급의 취지는 “열심히 하는 교사를 우대하기”위한 것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을 우대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열심히’의 기준을 객관적으로 마련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교수평가제에서 확인되었듯 몇몇 계량적 수치로 판단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닌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그 결과를 하필 돈의 많고 적음으로 나타낸 것이다. 결국‘열심히 하는 교사’들 모두를 돈에 연연하는 사람정도로 내몰고 만 꼴이 되고 말았다.

 

교총이나 전교조 등 교원단체서 한사코 이 제도를 반대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적어도 학생제자들 앞에 서 있는 동안은 돈을 생각하지 않는다. 전부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의 교육자들은 그렇다. 열악한 근무 여건을 탓하지 않고 교육에 열심일 수 있었던 것도 교육자로서의 소명의식 때문이지 돈 때문은 아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계속 시행될 경우의 심각한 후유증이다. 단 한번의 시행으로 수많은 선생님들에게 이처럼 엄청난 수모를 주었는데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제 제자들을 위해 고민을 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교사들의 오히려 눈총을 받게 되었다. 돈 좀 더 받겠다고 발버둥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경쟁도 좋고 인센티브도 좋다. 그러나 적어도 교육현장에서만은 그 후유증에 대한 검토를 면밀하게 하고 난 다음에 도입해도 도입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엉킨 실타래처럼 착잡하기만 한 이 땅의 교육문제에 교사들의 사기저하까지 가세하는 것만은 막아야 하지 않았는가? 교육부만 개혁하면 교육개혁이 완성될 수 있다던가? 탁상행정으로 일선교사들을 ‘돈벌레’로 내모는 일만은 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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