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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고인돌

 



예나 지금이나 세월은 변했지만 사람의 마음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요즈음은 큰 것이 좋은 세상이다. 마찬가지로 까마득한 선사(先史)시대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때에도 사람이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의 큰돌은 경외와 숭배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큰 돌에는 시비로운 힘, 즉 정령이 깃들여 있다고 믿었으며, 이 같은 정령은 인간의 길흉화복(吉凶禍福)을 좌우할 수도 있는 대단한 존재로 인식되기에 충분하였다. 그

 

래서 옛사람들은 고인돌이나 선돌과 같은 거석을 만들어 섬기며, 그 앞에서 소를 비롯한 가축을 제물 삼아 희생물로 신에게 바치는 제례(祭禮)를 지내고 제례와 함께 제연(祭宴)을 베풀어, 이를 행한 주최자의 사회적 지위를 찬양하고 그의 이름을 후세까지 전하고 있다.

 

고인돌은 우리나라 전지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전북지역에도 도내 거의 전지역에 고인돌이 분포하고 있으나 밀집정도를 기준으로 할 때 서부 평야지대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특히 전북의 다른 지역과 달리 고창군의 고인돌은 그 군집의 규모가 작게는 수십 기부터 많게는 수백 기에 이르고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약 2천여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된바 있다.

 

역사성과 규모로 볼 때 고창의 고인돌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도 결코 손색이 없는 값진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유산은 보존하고 전승되는 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 핏줄을 통하여 유전이 이루어지듯이 문화유산도 계승을 통하여 후세에 이어져 내려올 수 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욱 큰 것이다.

 

그런데 이토록 중요한 문화유산의 전승이 자칫 부족한 예산문제로 난항을 겪을 처지가 되었다. 고창 고인돌공원 조성사업이 전시시설지구에 대한 사업비가 해결되지 않아 관련사업 추진이 좌초될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정작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할 문화재청은 전시시설지구에 대한 국비 투입에 난색을 표명하며 딴전을 피우고 있다.

 

그러한 정부의 입장을 지켜보면서 무심히 흐르는 로렐라이 강변에 그저 뎅그러니 세워진 요정의 동상 하나를 가지고 별난 자부심과 자랑을 일삼는 독일인의 정신을 한번쯤 읽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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