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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보졸레 누부'

 



포도를 발효시켜서 만든 과실주인 포도주를 영어로는 와인(Wine), 프랑스어로는 뱅(Vin)이라고 부른다. 와인의 세계적 주산지인 프랑스 보들레지방의 햇포도주인 ‘보졸레 누보(Beaujolais Nouveau)’가 어제 자정 전세계에 동시 출시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1년간 손꼽아 기다린 보람을 느끼게 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와인은 4개월에서 10개월쯤 숙성시킨 후 병에 담아 출시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보졸레 누보’는 9월경 수확한 포도를 밀폐된 탱크에서 1주일정도 발효시킨 후 6주가량의 짧은 시간동안 숙성시킨 와인이다.

 

숙성이 덜 되었기 때문에 그 맛은 와인이라기 보다 오히려 포도쥬스에 가까울 정도로 상큼하고 과일향이 살아있다. 알코올 도수도 일반와인이 12∼16도인데 비해 이보다 약간 낮은 9∼10도로 마시기에 가볍다. 때문에 해마다 11월 셋째주 목요일 자정을 기해 전세계 애호가들에게 동시에 공급하기 위해 비행기로 공수한다.

 

‘보졸레 누보’는 2차대전 후 와인에 굶주린 보졸레지방 주민들이 채 익지 않은 와인을 마시기 시작하데서 출발해 50년대까지만해도 싸구려술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70년대초 ‘조지 뒤보프’라는 양조업자가 숙성이 덜돼 4개월내에 마셔야 하는 단점을 ‘햇 와인’이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역이용하면서 맛보기 붐을 일으켰다.

 

우리나라도 이 와인의 인기는 예외가 아니다. 96년 처음 수입된 후 해마다 수입량이 늘어 올해는 작년보다 두배나 많은 42만병일 수입됐다고 한다. 애호가들은 출시 몇주전부터 백화점이나 인터넷 판매사이트등에 예약을 통해 구입했다니 정성이 대단하다.

 

우리지역에서도 과실을 발효시켜 만든 과실주로 고창의 복분자주와 무주의 머루주가 생산되고 있다. 특히 복분자주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일 방북때 김정일위원장에게 선물했는가 하면,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된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서 공식 연회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우리 고장의 술이 세계인들이 즐겨찾을 수 있도록 ‘보졸레 누보’처럼 획기적이고 기발한 마케팅 전략을 기대해본다. 내년 월드컵때 전북을 찾아오는 외국인들에게 시음해볼 기회를 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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