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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도립국악원 파행

 



이 지역의 자랑거리요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했던 도립국악원의 위상이 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민간위탁 관련 진통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채 예술단원들의 노조설립으로 깊어진 사무국과의 감정적 골이 이번 오디션 문제를 계기로 다시 불거지고 만 것이다.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다른 지역에서는 선망의 대상이던 우리음악의 대중적 산실이 무슨 연유로 이 지역의 골칫거리, 모두가 떠나고 싶은 곳, 소속 단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수들에게도 자괴심을 곱씹게 하는 곳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그러고도 책임지는 이 하나 없으니 이러고도 국악의 고장을 운위할 수 있단 말인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여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다. 도립국악원의 위상추락이라는 현실이 안타깝고 그것을 추슬려야 한다는 당위가 더 절박한 것이다.

 

오디션 문제만 해도 그렇다. 이를 강행하려는 사무국의 명분이나 이를 거부하고 있는 단원들의 실질적인 염려의 마음도 모두 수긍이 간다. 오디션을 통해 경쟁력이 없는 연주자는 도태돼어야 한다. 그러나 오디션이 노조와해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노조설립을 인정하면서 유명무실화된 조례를 내세워 예술인들을 옥죄려 하는 것은 그 저의가 의심스럽기조차 하다.

 

중요한 것은 국악원을 살리는 일이다. 핵심은 그럴 의지가 도에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지만 있다면 조례의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염려가 되는 것은 조례 자체가 아니라 민간위탁으로 쌓인 감정의 앙금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조례를 핑계로 앙갚음을 하겠다는 옹졸함으로부터 도나 그 지시를 받는 사무국이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우리의 자랑스런 도립국악원이 더 이상 만신창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골칫거리라는 오명도 어서 빨리 떨쳐버려야겠다. 이는 사무국과 예술단노조 사이의 타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성격의 일이 결코 아니다. 도의 정책적 판단과 조치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결국은 도지사의 결심이 관건인 것이다. 국가경영을 꿈꾸는 분의 통큰 결심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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