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흔히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고 하지만 그 놀이의 흡인력마저 무시할수는 없다. 도박처럼 많은 사람들이 집중력을 쏟아 부으며 죽자살자 달려드는 놀이도 따로없기 때문이다. 포꺼꾼들은 펼쳐진 패와 상대방의 배턴방법, 사소한 동작 하나까지도 면밀하게 분석해 자신이 이길 가능성을 계산한다.
화투도 마찬가지다. 국민 놀이문화의 전형이 되다시피 한 고스톱판은 일년 3백65일 우리 생활주변에서 떠날줄을 모른다. 도리지꼬땡이니 삼봉이니 하는 화투도박은 말할것도 없고 지금은 인터넷을 이용한 신종 도박도 헤아릴수 없이 많다.
경마는 또 어떤가. 경마에 승부를 거는 사람들은 적어도 어느 말이 좋은 성적을 낼지 가능한한 많은 자료를 입수해 나름대로 치밀하게 연구를 한다. 그만한 정성이면 어떤일을 해도 성공확률이 낮진않을터지만 한번의 대박꿈 때문에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하는게 경마나 도박이다.
한번 잡으면 ‘밤새워 한다’거나 ‘안하면 초조하고 불안하다’는것이 노름 중독증을 알아보는 잣대 가운데 하나다. 증세가 마치 마약과 똑같다. ‘이번 한번만’이라고 다짐하곤 하지만 그 다짐을 이행하는 노름꾼은 이미 노름꾼이 아니다.
그래서 노름을 하다가 당국에 붙잡혀 가 경을 치고도 풀려나면 다시 노름판에 끼어드는 확률이 70%라는 통계도 나오는 것이다.
도박이 때와 장소를 가리는것은 아니지만 요즘들어 더한층 기승을 부리는 것같다. 도시는 말할것도 없고 농한기를 맞은 농촌도박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는것이 당국의 분석이다. 한탕주의, 황금만능주의 병폐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것이 바로 도박이다.
‘놀이’가 도를 넘어 ‘노름’이 되면 분수를 넘어 요행을 바라거나 이런 사행심을 등쳐먹는 꼴지들의 꾐에 빠져 가산을 탕진하고 패가망신할수 있다는 것이 도박의 위험인것 같다.
그런 ‘도박열기’가 불행히도 우리 전북이 전국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있는 모양이다. 지난 한해동안 도내에서 검거된 도박사범이 7백66건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94%나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약세를 면치 못하는 전북이 하필이면 도박열기 1위라니 가슴을 쳐도 시원치 않을 일이다. 서민들의 ‘놀이’는 놔두더라도 당국이 도민·망신주는 ‘노름’만은 확실히 잡아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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