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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정치인 팬클럽



팬클럽은‘특정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예술가 등을 열렬히 좋아하는 사람들이 조직한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사전적 정의에서, 좋아하는 대상에 정치인을 추가해야 할 것 같다.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 나선 노무현후보가 뜻밖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심에‘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약칭‘노사모’)이라는 팬클럽이 있기 때문이다.

 

‘노사모’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결성된 한국 최초의 팬클럽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의미는 평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필요결비를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모임이라는 데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이 운영하는 조직의 경우 자발적 참여보다 돈 때문에 유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후보자의 당선여부도 뿌리는 돈의 다과(多寡)와 밀접할 수밖에 없고 정치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었던 것이다.

 

이번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밝힌 선거관련 사조직의 수는 6천1백35개나 된다고 한다. 이들 중에서 자연과 학연 혈연으로 뭉친 동창회, 향우회, 종친회 등 세 조직이 전체 조직의 3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치를 선거의 분위기가 어떨지를 짐작케 한다.

 

그래서 공명선거, 돈 안드는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가 매번 나오는데 이는 그동안의 선거가 그렇게 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런 계제에 세간에 널리 알려진‘노사모’는, 특정 정치인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서, 한국의 정치문화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다. 4·13 총선 뒤에 자생적으로 특정 정치인을 아끼는 모임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에 의해서 조장된 정치혐오증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노사모’는 선거철이 되어야만 정치에 잠깐 관심을 갖는 일반적 관행을 벗고 지속적으로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관심을 갖는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또한 필요경비를 회원들이 부담하는 ‘자립갱생의 원칙’은 우리가 바라던 돈 안드는 선거의 구체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고 사이버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회원간의 의견개진은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여론을 형성하여 정치권이 시민들의 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고 본다. 앞으로 이런 성격의 모임들이 더 많이 생겨서 정치에 대한 건강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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