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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敗者는 有口無言

 

 

 

미국 프로야구에서 한때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는 전자시스템 도입을 검토한 일이 있다. 주심의 판정이 너무 자의적이라는 구단(球團)측이나 선수들의 불만때문이었다.

 

그러나 팬들의 반대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팬들은 오심(誤審)도 경기의 일부이고 그것은 그것대로 야구를 즐기는 또다른 묘미중 하나라고 본 것이다.

 

야구뿐 아니라 모든 운동경기가 다 그렇듯이 심판 판정이 1백% 옳을수만은 없다. 심판도 인간이기 때문에 실수가 있을수 있는 것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그라운드가 너무 넓고 주심의 시야를 가리는 일이 많아 정확한 판정이 어려운것이 축구경기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나라에 패한 이탈리아나 스페인팀의 오심항의는 도를 넘어 지졸하기까지 하다.

 

우리팀이 과연 주심의 도움으로 이처럼 놀라운 신화를 창조했을까?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오심때문에 승리를 도둑 맞았는가? 아니다. 우리 국민 누구도 그렇게 믿지 않고 있으며 그 나라 국민들중에서도 양식있는 축구팬이라면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승승장구 할수 있었던것은 히딩크라는 걸출한 감독의 지도력과 체력·스피드·기술을 끊임없이 담금질한 대표 선수들의 피와 땀의 결정(結晶)이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뉴욕타임스나 파이낸셜타임스등 세계의 유수한 언론들이 월드컵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극찬할 정도로 한국팀의 기량은 이미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신장됐다.

 

독일과의 16강전에서 패한 미국의 부르스 아리나감독이 뉴욕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다. 그는 버홀터선수의 슛이 독일 수비수 슛에 맞았으므로 페널티킥이 주어졌어야 한다는 베켄바우어의 지적에 대해‘패자는 유구무언이다.

 

축구의 세계에서는 일단 이겨야 그 다음에 무슨 말이든지 할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지고난후에 이러쿵 저러쿵 아무리 시비를 걸어봤자 돌이키기는 어렵다. 억울하다고 생각되지만 깨끗이 승복할수 있는 도량을 갖추는 것, 그것이 바로 참다운 스포츠맨쉽이다.

 

월드컵의 역사는‘이변의 역사’라고 할만큼 뜻밖의 결과가 많이 나온다. 이번 월드컵도 그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히 말해두지만 우리의 선전(善戰)은 이변이 아니다.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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