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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빨치산

 

 

이규택 한나라당 총무가 민주당을 "빨치산집단"같다고 했다가 경을 치고 있다. 너무 심한 표현이었다. 거기에다가 변명이 가관이다. `파티잔(partisan)'이라고 말하려 했는데 `빨치산'으로 잘못 발음되었다는 것이다. 원래 '빨치산'이라는 말은 '파티잔'에서 나온 것으로 둘은 같은 말이다.

 

'파르티잔(partisan)'은 프랑스어의 '파르티(parti)'에서 비롯된 말이며, 당원·동지·당파적인 사람을 뜻하는 용어다. 정당을 형성해서 당파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붙이는 말이다. 이들이 조직되어 있는 것이 party 또는 parti, 즉 정당이다.

 

'파르티잔'의 소련식 발음이 빠르띠잔에 가까워 해방전부터 좌파를 통해 한반도에서도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용어는 해방 이후 한국에 빨치산이라는 말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1920년대 소련 변방에서 지주계급을 중심으로 한 백군과 혁명가가 지도하는 적군의 전투가 계속되었다. 이때 일본군도 백군을 도와 소련을 침공하자 적군게릴라들이 여기에 대한 저항을 했는데 이들도 빠르띠잔으로 불렸다.

 

더욱 유명한 빠르띠잔은 유고의 게릴라들이다. 1940년대 티토가 주도하던 해방군은 독일군 및 친독일세력과 산악지대에서 비정규적인 게릴라전쟁을 했는데 이들이 빨치산의 전형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해방전쟁을 하던 게릴라였다. 독일에 항거하던 빨치산들은 그리스 등지에도 있었다.

 

한국에서 빨치산은 처음부터 좌익게릴라를 의미했다. 6·25를 거치면서 남한에서 좌익게릴라들이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비정규전을 수행하였고 이들은 빨치산이라고 불렸다. 그래서 빨치산이 원래의 뜻은 파당적인 집단을 의미했지만 결국에는 좌익게릴라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착되었다.

 

빨치산이 좌파를 뜻하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데도 제1당의 총무가 제2당에게 "빨치산 집단"같다고 하였다. 한나라당의 정형근, 김용갑, 김만제의원 같은 분들도 작년에 김대중 정권을 '친북 좌파적 정권'이라거나 또는 "친사회주의적 성향인 정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월드컵 기간 중 붉은악마들이 빨간 옷을 입고 한국을 뒤덮었을 때, 빨갱이 공포가 어느 정도 사라지려나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어떻게든 상대방을 빨갛게 낙인찍으려는 경향이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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