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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公人의 말

 

말이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밖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 말 속에는 그 사람의 사상이나 인품이 담겨져 있다. 또 말이란 양날을 지닌 칼과 같아서 잘 쓰이면 명약이 되지만 잘 못 쓰이면 독약보다도 더 큰 해를 끼친다.

 

온 세상에 감흥을 주는 명언을 남겨 후세에 까지 이름을 떨친 대 사상가가 있는가 하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한 사람이나 집단의 운명을 바꿔놓은 예는 동서고금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조심하라. 입을 조심하라. 도끼보다 무서운 세치 혀를 조심하라’는 격언을 까먹고 입을 함부로 놀렸다가 설화(舌禍)를 입은 진형구(秦炯九)전 대검공안부장이 항소심에서 노조법상 제3자개입금지 혐의가 인정돼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바있다.

 

그는 지난 99년 6월, 낮술에 취해 기자들 앞에서 “조폐공사 파업은 우리가 만든 것이었다”고 실언을 했다가 언론에 대서특필 되는 바람에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정치권이 한 중견 정치인의 망발로 벌집을 쑤셔놓은듯 시끄럽다. 4선의 관록이 붙은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의원이 요즘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 병역 비리와 관련,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폭탄 발언을 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그 역시 기자들 앞에서, 그것도 맑은 정신으로“(검찰이) 인지(認知) 수사를 하기 곤란하니, 대정부 질문 같은 데서 떠들어 달라고 했다”며 드닷없는 ‘병풍(兵風) 쟁점화 요청’을 폭로(?)해 버린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김대업(金大業)씨의 녹취록과 김도술씨의 말바꾸기로 한나라당이 수세에 몰리던 차에 또 이후보의 지지도 하락과 정몽준(鄭夢準)의원의 인기 폭등이라는 이상 기류가 형성되던 터에, 한나라당이 이같은 호재를 가만히 놔둘리가 없다.

 

기획수사나 공작수사 쪽으로 몰고 갈 것은 너무나 뻔하다. 지금까지의 ‘병역비리 의혹 공방’이 한나라당과 민주당의‘진실 게임’이었다면 앞으로는 ‘정치공작 게임’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검찰이 어떻게든 법률적 진실을 밝혀 보았자, 국민들이 그 결과를 믿을 것인가, 믿지 않을 것이가 하는 문제로 바뀌었다는 얘기다. 당내 전략가라는 그가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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