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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한가위

 

 

이제 모래면 추석이다. 중추절이라고도 부르며 순수한 우리말로는 한가위이다. 삼국이 성립하기 이전부터 동맹, 예, 마한 등지에서 10월이면 귀신에게 제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가을 추수를 마친 후 신에게 감사드리고 신의 품안에서 음주가무를 행하는 축제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추석은 좋은 수확이 이루어지게 해준 조상께 감사드리는 의례였다. 또는 좋은 수확을 거두었다고 조상께 신고하는 의례이기도 하다. 이러한 수확의례는 파종의례와 함께 세계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은 전통적으로 인간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따라서 씨를 뿌릴 때는 앞으로 잘 자라게 해달라고, 수확할 때는 감사하다는 의례를 지내는 것이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중추절에 풍요를 감사드리는 제례를 조상께 드리고 우리처럼 각종 음식과 떡을 해 먹고 신나게 논다. 중국에서는 월병이라 불리는 우리의 송편 비슷한 것을 만들어 먹는다. 동남아 산악부족들은 수확할 때, 벼를 잘라, 나무로 만든 작은 집에 넣어서 보존한다. 잔치를 할 때도 이들 벼정령에 열심히 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추수감사절이라 한다. 처음 인디언 땅에 도착해 인디언들이 준 옥수수를 심어 수확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날로 여호와신께 감사드리는 날이다. 칠면조를 굽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먹는다.

 

20세기초까지도 일부 유럽농촌에서는 수확할 때 곡물다발을 묶어 다음 수확 때까지 곡간에 모셨는데 이렇게 하면 곡물정령이 잘 보존되어 다음 해에 파종할 때 활발하게 번식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들도 수확할 때는 각종 음식과 맥주를 마시면서 즐겼다.

 

영국에서도 젊은 남녀가 불 주위에서 서로의 얼굴을 검게 칠하면서 춤추며 즐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추석에는 술도 빚고 닭도 잡고 각종 음식을 장만하여 차례도 지내며 즐겁게 지낸다.《동국세시기》에는 송편·시루떡·인절미·밤을 추석음식으로 꼽았다. 송편을 예쁘게 잘 빚어야 시집을 잘 간다고 하여, 송편을 맛갈스럽게 만드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이때는 수확의 계절이라 오곡과 과일이 풍성하여 누구에게나 즐거운 계절이다.

 

그러다 보니, 조선시대 《열양세시기》는‘더도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라고 노래하고 있다. 정말 더도 덜도 말고 늘 추석날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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