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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정치 철새의 계절

 

 

 

철새는 때가 되면 날아왔다가 다시 때가 되면 날아간다. 그러나 철새들이 이동하는 경로는 늘 신비의 대상이다. 지금까지 밝혀 낸 유력한 학설은 철새들이 태양의 위치를 봐가며 이동방향을 정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조류학자가 찌르레기를 관찰한 결과 얻어낸 결론이다.

 

지구의 자장(磁場)으로 방향을 측정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서 태풍이나 폭풍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비행할수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철새들이 방향을 잃고 낯선 해안가나 내륙 깊숙이까지 날아들 때가 있는데 이는 바로 지진이나 태풍등 자연계의 이상징후를 미리 감지해 내고 본능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밤에 날아다니는 철새의 이동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못된다. 별자리를 보고 이동한다는 설이 그래서 나온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다. 텃새는 57종에 불과하지만 철새는 무려 2백83종에 이르고 그중 겨울 철새가 1백16종으로 여름 철새의 두배 가량 된다. 철새들은 번식을 하거나 월동을 위해 초능력에 가까운 생존능력을 갖추고 있다.

 

가령 고니나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들은 스스로의 이동거리를 알기 때문에 이동할때 필요한 에너지를 여름철에 충분히 섭취해 둔다. 몸무게의 두배까지 지방질을 비축하는 놈도 있다고 한다. 가장 멀리 이동하는 북극제비갈매기의 경우 북극에서 남극까지 2만㎞가 넘는 거리를 날기도 하는데 그런 힘이 다 여기서 나오는 것이다.

 

요즘이 바로 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벌써부터 서해안 대규모 철새도래지에 선발대들이 서서히 내려 앉기 시작했다고 한다. 머지않아 청둥오리 기러기 같은 겨울철새들의 장관이 연출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서서히 인간철새들의 이동이 시작되고 있다. 어제 민주당의 전용학의원과 자민련의 이완구의원이 각각 소속당을 탈당하여 한나라당에도 입당했다. 국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둘 다 충청권 출신이다.

 

지난 3월 이원중 충북지사에 이어 5월에는 함석재의원이 탈당하여 한나라당에 옮겨간지 6개월 남짓만이다. 당시 ‘충청의 고장을 변절의 고장으로 변질시킨 기회주의적 형태’라는 민주당측의 비난이 귓가에 생생하다.

 

그러나 어쩌랴. 생존본능을 위해 천리를 마다 않고 때 되면 날아 가는게 철새인데. 하물며 ‘인간철새’들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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