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경륜, 카지노, 복권등 합법적 도박산업을 꼭 패가망신으로 이어지는 도박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적은 돈을 베팅하며 놀이나 오락수준에서 즐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가히 ‘도박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박’이 터지는 곳이면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로 들끓고 있다.
특히 도박산업에 대한 고삐가 여기저기서 풀리면서 돈이 있건 없건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큰 돈을 베팅할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재경부와 문화관광부가 국회 예결위에 제출한 도박산업 재정수입현황은 우리나라의 도박산업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는지를 절실히 보여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도박산업 매출 추산액은 경마 7조8천억원, 경륜·경정 2조2천5백여억원, 카지노 4천9백여억원, 복권 1조22억원등 모두 11조5천5백여억원에 달한다. 99년의 4조4천4백여억원에 비해 3년사이 2배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따른 재정수입도 경마 1조7천7백여억원등 모두 2조8천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전라북도의 한해 예산이 2조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고 보면 도박산업의 규모를 짐작할만 하다. 도박산업이 국가 기간산업화 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다.
이같은 도박산업의 급팽창에 따른 부작용과 폐해도 결코 만만치 않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중독자는 성인인구의 9.3%인 3백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도박은 마약 만큼이나 강한 중독현상을 일으킨다. 한번 빠지면 헤어나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오죽하면 ‘손가락을 자르면 발가락으로 한다’고 까지 했을까. 도박중독은 1980년 미국 정신과의사들의 질병진단 분류표에 정식 등재된 정신질환이다.
도박중독자는 도박을 하지않으면 불안 초조 불면 허전함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도박은 점차 강도높은 스릴을 요구하는데 도박에 탐닉할수록 판돈을 키우는등 더욱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도박중독자들은 스스로를 환자로 인정하지 않아 치료에 애를 먹는다.
이제 도박중독과 이에따른 폐해를 개인차원의 문제로 간과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도박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대책마련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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