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다 보면 소위‘결정타’라고 하는 스매싱이 있다. 이 스매싱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하는 구기종목에서는 그 명칭만 조금씩 다를 뿐 그 역할은 모두 한가지다.
아주 빠른 속도로 공을 쳐서 상대방이 받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인데 이런 속도를 내려면 온 힘을 쏟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스매싱은 정말 모든 힘을 다 쏟아야 좋은 것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사실은 자신이 쏟을 수 있는 힘의 약 80% 정도가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는 공의 빠르기와 그 방향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기때문이다. 이런 스매싱의 속성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 덕분에 경기를 좀더 재미있고 쉽게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기회가 올 때마다 100%의 힘으로 스매싱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기량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 한 스매싱의 속도가 일정하기때문에 상대방은 쉽게 그런 공에 적응하게 될 것이고 오히려 반격의 기회로 삼게 될 것이 뻔하다.
이런 20%의 여유를 떠올리게 된 것은 어제 폐막식을 치른 제8회 2002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 경기대회때문이다. 부산에서 7일간의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 진행상황은 차치하고 개회식 내용조차 보도하지 않는 일부 언론의 모습과 의례적인 방송내용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이런 실망은 대회 홈페이지(http://www.fespic.or.kr)의 게시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언제나처럼 그렇구나…’라는 표현에서 장애인들의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관중이 없는 것도 아니고 관중석이 아예 없는 경기장에서의 경기, 경기가 끝난뒤에도 추위에 떨며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셔틀 버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장애인에 대한 몰이해 등은 장애인들에게 실망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모습에서 희망을 보는 것은, 인색하기는 했지만 방송과 지면을 통해서 장애인들의 경기하는 모습이 안방까지 전달되었다는 사실이다.
레슬링 종목도 양정모가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언론매체가 중계를 거듭한 뒤에야 그 이해의 폭이 넓어졌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장애인 경기 중계방송도 장애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비장애인들이 자신의 삶에서 장애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면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들의 삶이 한결 풍성하고 여유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20%의 여유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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