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13:42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가로수 숲길

 

 

숲이 한 해 동안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50조원을 넘는다고 한다. 국민 한 사람당 1백만원이 넘는‘자연보너스’가 지급되는 셈이다.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사방사업 효과, 휴식공간 제공과 같은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모두 합친 결과다.

 

우리가 이만한 혜택을 입는것이 지난 반세기 동안 나무심기에 쏟은 정성때문임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광복과 6.25를 겪으면서 민둥산 아닌곳이 없던 우리나라 산야에 푸른 옷이 입혀지기 시작한것은 60년대 초부터라고 보면 틀림없다.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덕택이다.

 

지금 전국 어느곳을 가나 웬만한 산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입목축적량이 3억㎥대가 넘는다. 전후(戰後)독일의 조림사업이후 최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런 산림의 70%이상이 아직 30년생 미만의 어린 나무로서 목재 자급률이 6%를 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숲은 우거졌으되 경제림 조성에는 실패했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하지만 산림녹화와 같은 방식으로 시작한 가로수 조성사업은 어떤가. 성공적이다. 전국 각 지자체들이 기왕의 가로수대신 특색있는 나무심기에 경쟁적이다.

 

근래의 플라타나스나 포플러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사과나무나 감나무 살구나무같은 유실수를 심어‘꿩 먹고 알먹고’식의 실속있는 가로수 조성사업이 눈길을 끈다. 은행나무 가로수 같은 경우는 이미 보편화되어 아예 경쟁 축에도 끼지 못한다.

 

산림청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 숲으로 전남 담양의‘메타세콰이어’길을 뽑았다. 이 길은 그야말로 이름값을 한다. 도로 좌우로 울창하게 가지를 뻗은 숲의 경관은 보는이들의 감탄을 사기에 충분하다. 지난 72년부터 심기 시작했다니 지금 수령이 대략 30년쯤 된다.

 

그동안 도내에서는 어쨌는가. 담양군과 이웃한 순창군 구림면에도 비슷한 가로수 숲이 조성돼 있다. 결코 담양군에 못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지자체들은 전군도로를 흉내내 도로변에 벚꽃나무 심기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해마다 봄철이면 도내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성황을 이룬다.

 

너도나도 경쟁을 벌여 멋진 가로환경을 만든다는게 고작‘벚꽃길 조성’으로 멍든 모습이다. 숲의 효용가치나 기능, 도심공원의 경관조성, 미래 전망등에 보다 안목있는 산림정책을 펴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