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17:07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미국식 개인주의

 

 

미국식 개인주의를 잘 드러내는 말이 "Leave me alone"(나 혼자 있게 좀 해줘, 내버려 둬)라는 말이다. 이 말을 하면 더 이상 간섭하면 안된다.

 

한국에서는 "나 혼자 있게 좀 해줘"라고 말해도 "너 왜 그래"하면서 이것 저것 물어보지만 미국에서는 "Leave me alone"했는데도 상관하면 정말 화낸다.

 

더 이상 침해당할 수 없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개인이 일을 잘하면 공도 그 개인에 돌아가야 하고 잘못해서 생기는 책임도 그 개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집단의 집합적 관계유지에 별다른 관심을 표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집단으로 술을 마시고, 놀러 가고, 행사를 하고, 사적 생활에서도 서로 돕고 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각자 자기 일을 잘하면 된다.

 

이러한 생각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직장을 바꾸기가 아주 쉽다. 자신의 능력에 걸맞지 못한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보수가 더 좋은 다른 직장으로 쉽게 옮긴다.

 

뛰어난 능력이 있으니까 옮길 때마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직장관계를 대체로 인격적 관계보다 업무 관계로 인식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이 조직에 들어와도 별 문제가 없다. 그 직책에 주어진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뒤집어 말하면 직장 상하 간에도 공적인 관계 위주이고 따라서 우리나라처럼 따뜻한 사적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처럼 직장 밖에서도 직장동료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미국식 직장은 왠지 삭막하다.

 

개인의 독자영역과 개성을 인정하는 미국식 개인주의는 미국인들이 보다 쉽게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게 해준다.

 

어느 사회보다 개척, 새로운 생각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준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효율적인 것을 빠르게 도입하고, 능력이 부족하면 무자비하게 내치는 스타일로 미국사회가 효율성을 발휘해온 것이다.

 

미국식 개인주의는 대체로 능력있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사회적 약자에게는 오히려 손해다.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난한 것도 개인책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선진국에 비해 복지대책이 소흘하다. 미국식 개인주의는 결국 주로 중간층 이상이나 백인에게 유리한 개인주의인 셈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