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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李仁濟와 叔孫通

 

 

 

무릇 정치인은 시니의를 생명으로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변신에도 능해야 한다. 시류에 영합하거나 세의 유불리를 따져 설 자리를 찾을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살아 남는다.

 

그런 정치인의 전형을 중국 역사에서 찾자면 단연 한(漢)고조 유방(劉邦)의 신하숙손통(叔孫通)을 꼽을수 있을 것이다.

 

그는 본래 설(薛)나라 사람이었지만 시황제가 천하를 통일한후 진(秦)나라를 세우자 ‘문학(文學)’으로 발탁되어 시환제와 2세황제까지 2대를 섬겼다.

 

그러나 진나라가 쇠퇴해 정세가 불리해지자 고국인 설나라로 돌아가 천하를 도모하던 항량(項梁)수하로 들어갔다.

 

그런지 얼마후 항량이 전쟁에서 죽자 이번에는 반란군 회왕(懷王)에게로 자리를 옮겼고 당시 회왕이 세력을 잃자 이번에는 항량의 조카 항우(項羽)에게로 다시 옮겨 갔다가 마지막으로 유방에게 충성을 바쳐 죽을때까지 벼슬을 한 인물이다.

 

그의 이런 기막힌 변신에 대해 사마천은 ‘진퇴가때에 따라 변화무쌍했다(史記)’고 빈정거렸지만 여섯번이나 주군(主君)을 바꾼 그의 변절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평가가 딱이 부정적인것만은 아니았다.

 

그에게는 기회를 보는 민첩함과 사태를 깊이 읽는 판단력, 그 판단을 실천으로 옮길수 있는 행동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학자였던 그에게 제자들이 변절을 부끄러워 하자 그는 ‘일의 변화를 모르는 시골 유생’이라고 되려 호통을 쳤다니 그 도략이 홍곡(鴻鵠)의 경지에까지 이르렀다고나 할까?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서 정치인들의 변신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드디어(?) 이인제(李仁濟)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했다. 그는 곧 자민련에 입당하여 이회창(李會昌)한나라당 대통령후보의 손을 들어줄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의 탈당은 이미 예견돼왔던터라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정치행보를 보면 ‘정치의 정도(正道)’는 과연 무엇인가에대해 회의를 느끼게 된다. 긴 말이 필요없다.

 

그가 ‘숙손통’만큼이나 기회를 보는 민첩함과 사태를 깊이 읽고 판단력으로 앞으로 전개될 정치역할구도에서 살아 남을수만 있다면 그로선 성공이다.

 

맹자(孟子)도 ‘훌륭한 사람은 자기가 약속한대로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오로지 의로운 선택만 하면 된다’고 역설적으로 갈파한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이미 2천5백년전의 가치관이다. 지금은 민중이 정치를 이끄는 시대다. 더구나 ‘의로운 선택’에 대한 평가는 본인이 하는것이 아니라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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