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북한과 관련된 국제정세가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선이 일 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터진 미국의 북한 선박 공해상 나포와 북한의 핵시설 동결 해제 선언 등은 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 할 수 있다.
북한이 핵시설 동결을 해제한다는 선언은 큰 이슈이긴 하지만 그동안 진행되어온 북핵문제를 고려한다면 예견이 불가능하거나 급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급작스러운 것은 미국의 북한선박 나포라고 볼 수 있다. 뜬금없는 미국의 행동은 여러각도에서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우리의 입장에서는 최근 전 국민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촛불시위와 대선 정국을 겨냥했을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이런 의구심에서 본다면 미국은 아직도 한국에 레드 콤플렉스가 잘 먹힐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인공위성을 통해서 남포항을 출발한 북한 화물선 소산호를 한 달이상 추적하던 미국이 하필이면 이 시점에서 행동에 나섰는가 하는 점이 명쾌하지 않다.
더구나 공해상 나포라는 국제법 위반의 무리수를 두면서 말이다. 하여 앞서의 의구심에 좀더 기댈 수밖에 없지 않나 한다.
그동안 레드 콤플렉스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대선 때의 판문점 무력 시위를 북에 부탁한 속칭 ‘총풍’사건이다.
96년 4·11 총선 때의 북한군 비무장지대 무력시위 등은 최근의 사례일 뿐이다.
그리고 이런 레드 콤플렉스는 반사이익을 얻는 자는 있는데 그 생산자는 늘 누구인지 분명치 않다는 특징이 있다. 흔히 하는 말로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분명치 않은 것이다.
그런데 이번 소산호 나포사건만을 놓고 보면 레드 콤플레스 생산주체가 분명해서 ‘미국발 북풍’이라고까지 부르는 모양이다.
경제용어로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란 것이 있다. 소비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이나 행복감이 소비단위가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한다는 인간 본성을 나타내는 경제 법칙이다.
레드 콤플렉스도 이젠 그 한계효용이 다한 모양이다. 예전 같았으면 이번 북한 소산호 나포사건에 대선정국이 요동을 쳤겠지만 지금의 국내정세를 보면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모양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직면한 국제정세는 5년전 외환위기 못지 않는 어려운 국면이다. 진실과 거짓이 난무하는 속에서 우리가 후회하지 않을 미래를 선택하기 위한 바른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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