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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勝者全取

 

 

 

요즘 한 방송국 드라마가 도박을 소재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가진 것을 모두 쏟아 붓는다는 의미로 도박판에서 사용하는 단어인 '올인'은 드라마 제목으로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올인'에 이런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일푼'이란 뜻으로도 사용된다. 이런 의미는 아마 한 판에 승부를 걸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국은 무일푼 신세를 면치 못해서 생긴 말쯤으로 헤아려진다.

 

올인은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승자전취(勝者全取) 올아웃(all out)을 꿈꾼다. 마치 '무일푼'이란 말은 내게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정말 극히 일부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그런 행운을 얻지 못한다. 이런 점에서 복권도 마찬가지 형편이다.

 

그런데 도박이나 복권에서 행운을 얻었다고 좋아만 할 일도 아니다. 도박으로 돈 벌어서 부자됐다는 소문은 들리지 않는다. 복권 역시 행운의 주인공이 된 뒤에 겪게 되는 일들은 대부분 불행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 선인들은 호사다마(好事多魔), 좋은 일에 불행한 일도 많다는 교훈을 남겼나 싶다.

 

엊그제 신문에 난 토막 소식 하나. 이라크와의 전쟁을 준비하던 영국군이 사격연습을 하고 있던 현장에 난데없이 이라크 군인들이 백기를 흔들며 투항했다고 한다. 이라크 점경 수비대 소속의 병사들이 총소리를 듣고 전쟁이 난 것으로 착각하고 투항하려 했던 모양인데 영국 군인들은 이들 이라크 병사에게 아직 전쟁이 시작되지 않았으니 되돌아 가라고 돌려 보냈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서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다. 날을 잡아 놓고 열심히 공부하듯 전쟁을 준비하는 미국과 영국이 있는가 하면 그 새를 못 참고 투항이나 하는 이라크 병사도 있다는 사실이 웃음을 짓게 한다.

 

아무리 나쁜 평화도 가장 훌륭한 전쟁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WTO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라크 전쟁 발발시 50만명의 인명피해와 임산부와 어린이 등 5백40만명에 대한 구호기관의 긴급구호와 의료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미국은 우리 나라의 협조를 기대한단다. 하지만 병주고 약 준다는 말처럼, 구호활동을 예견하는 전쟁을 피하기보다는 하려 드는 미국과 영국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과연 이런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인지 테러전쟁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요즘 미국을 보면 이라크 석유의 올아웃을 꿈꾸는 도박꾼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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