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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국회의원의 복장

 

 

고양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개혁당의 유시민 의원이 국회의원 선서를 위해 29일 국회에 등장했을 때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그 소동이 29일 저녁 뉴스를 통해 전국에 퍼졌다. 그날 유의원은 흰색 면바지와 초록색 티셔츠, 감색 상의 차림으로 선서를 하기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서자 한나라당 신영국 의원 등은 "당장 밖으로 나가라"고 고함을 지르면서 퇴장하자 박관용 국회의장은 유의원의 국회의원 선서를 30일로 미뤘다.

 

유의원은 "내가 가진 생각과 행동방식, 나의 견해와 문화양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분들의 모든 것을 인정하고 존중할 것이므로 여러분도 나의 것을 이해해주고 존중해달라"는 내용의 원고를 읽을 예정이어 미리 작심하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집단에 메시지로 보내려고 그러한 복장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마 기존 국회의원들에게 기존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토론하고 따지겠다는 의미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의원이 자신의 전국적인 지지자에게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거부한 국회의원들도 기존의 합리적인 권위는 최소한 인정해야 할 것 아니냐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장은 그러한 합리적인 권위의 표현으로 생각하는 듯 하다. 그리고 기존의 권위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도록 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도 보인다.

 

복장을 둘러싼 갈등은 다른 곳에서도 나타났었다. 대학교에서도 젊은 교수가 정장을 하지 않으면 학교나 학생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나무라는 원로 교수들이 있었다. 심지어 넥타이를 매지 않았다고 혼내는 경우도 있었다. 여자 직원이 화장을 하지 않고 출근하는 경우 예의가 아니라며 혼내는 직장 상사들이 있었다. 이창동 문화부장관이 노타이 차림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을 때도 이러한 술렁거림이 있었다.

 

정장을 하거나 화장을 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전보다는 크게 약화되었다. 형식적인 예절보다는 서로 편하게 능률적으로 일하면 된다는 생각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권위를 보다 많이 가지고 있고 이를 확인하려는 곳에서는 복장에 대한 규제가 아직도 많은 편이다. 국회의원들도 아마 자신들의 권위를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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