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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아리랑 문학관

 

 

5백86개 세라믹펜의 심. 2만여장 원고지 분량의 소설〈아리랑〉을 집필하는데 들어간 필기구의 분량이다. 김제 부량면에서는 조정래씨의 소설〈아리랑〉을 기념하는"아리랑 문학관개소식이 지난 16일 열렸다. 이 김제평야는 소설 속 등장인물 방영근이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떠나는 것을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던 바로 그 역사속의 현장이다.

 

이날의 개속이 더욱 뜻 깊은 것은〈아리랑〉을 번역자 조르주 지겔메이어씨가 7년 작업 끝에 불어로 완역하였기 때문이다. 현대소설 중에서 외국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것은 황순원의 작품들이다. 그리고 고전소설에서는 김만중의 작품이 꼽힌다. 시 분야에서는 역시 미당 서정주 시인의 작품이 가장 많이 외국어로 번역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안겨 주었던 감동이 번역과정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재현되었을까하는 염려도 없는 바 아니지만〈아리랑〉과 같은 대작이 프랑스에 소개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의미는 매우 깊다.
영국에서 문호 세익스피어에 대한 자부심은 그를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는 표현으로 상징된다. 이런 표현을 듣는 인도 사람들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 세익스피어의 문학적 성과가 대단하였음을 나타내려는 영국민들의 심정이 녹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문호를 꼽을 때 독일의 종교개혁가 루터를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루터는 성경번역의 수정작업을 위해서 자신이'산헤드린'이라고 이름한 전문가팀을 두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들 전문가팀은 독일 번역위원회 구성의 효시이기도 했다. 이런 성경의 독일어 번역 덕분에 성경 속의 인물 모세는 유대인이라기보다는 독일인으로 인식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이들 세계적인문장가들은 자기 나라 언어의 활용 영역을 크게 넓혔다는 점에서 그들의 문화적 기여도는 엄청나다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아리랑 문학관”의 개관에 기대가 큰 것은 이처럼 나라마다 자국의 문호들에게 보여 주었던 국민의 사랑 때문이다.

 

예항이라고 불리는 우리 고장답게"아리랑 문학관”이 도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태백산백〉,〈아리랑〉,〈한강〉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통해서 소설가 조정래씨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였던 한국근대사의 진실을 느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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