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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현대판 묵형(墨刑)

 

 

사람 몸에 글씨나 그림, 무늬따위를 새기는 문신(文身)의 역사는 길다. 기원전 20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룩소르 왕릉의 공주 미라에서 이미 곤충문신이 발견될 정도다.

 

문신의 목적도 다양하다. 고대에는 질병이나 재앙따위를 물리치기 위한 일종의 주술적(呪術的)의미로 문신을 새겼다. 또한 지위나 신분 소속을 나타내기 위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여성의 화장술과 함께 단순히 장식용으로 문신을 새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런 문신의 이미지가 꼭 밝은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면이 더 강하다.

 

고대 로마시대에는 죄수나 노예가 도망을 치지 못하도록 몸에 문신을 새겼다고한다. 19세기 미국에서는 감옥 출소자에게, 영국에서는 탈영병에게, 나치 독일은 집단수용소의 포로나 유대인들에게 문신을 남겼다. 우리의 경우도 삼국시대에 이미 죄인에게 묵형(墨刑)을 가했고 그려와 조선시대 들어서도 도주하다가 붙잡힌 노비에게 문신을 새기는 벌을 줬다는 기록이 전한다.

 

이처럼 부정적 이미지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문신을 일부 젊은이들에겐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 되는 모양이다. 흉칙·끔찍·추잡함 따위 반사회적 비정상적 엽기취미의 만연이 그것이다. 그래서 대뜸 떠오르는게 폭력의 세계다. 공중목욕탕에 갔다가 몸에 요란하게 문신을 새긴 사람을 보고 영 꺼림칙한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럴듯한 문신이라도 그런 사람은 대개 전과자나 불량배 폭력배를 연상시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싸움판에서 길핏하면 웃통을 벗어제치고 문신 자랑(?)을 하는 젊은이 치고 폭력배 아닌 경우가 드문것도 사실이다.

 

보는 이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문신은 실상 건강에도 치명적일수 있다. 대개 소독도 잘 안된 바늘을 통해 간염이나 헤르페스 같은 질환에 걸릴수도 있고수은이나 크롬같은 중금속이 들어있는 염료를 쓸 경우 부작용도 크다. 한번 새겨 놓으면 나이 들어가면서 없애려 해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니 자칫 평생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문신이 급기야 현역병 입영을 기피하는 수단으로까지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경찰수사 결과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신에 문신을 새기면 보충역에 편입된다는 사실을 악용한 것이다. 폭력조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그 혐오스런 문신이 젊은이들의 국방의식마저 망가뜨린다면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로'현대판 묵형'을 자초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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