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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요람에서 무덤까지

 

 

이 말은 1942년 영국의 경제학자 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에서 유래한다. 그 뒤 사회복지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말로 상징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요람에서 무덤까지 같이 가는 것이 어디 사회복지 뿐 이겠는가.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사회복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간다고 하기에는 좀 그렇다. 그 표현에 좀더 어울리는 것은 바로 '세금'이 아닌가 싶다.

 

세금은 세계 어디에나 있으며 그와 관련된 사건과 사연들은 이루 헤아릴 수 조차 없다. 1773년 보스톤 차 사건(Boston Tea Party) 역시 세금문제로 미국의 독립운동을 촉발시켰다. 미국인들이 즐겨 마시던 홍차(紅茶)의 관세를 지나치게 인상한 것에 반발해서 홍차를 싣고 온 배를 불태워버렸던 사건이었다. 세금에서 발단한 그 사건을 계기로 미국은 홍차를 즐기던 풍토가 사라지고 커피로 대변되는 나라로 바뀐 것이다.

 

근대 와인의 발달에도 세금이 관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교회의식에 한정된 와인에서 근대적인 와인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십자군 원정과 세금면제에 있었기 때문이다. 십자군은 중동의 포도나무를 들여 왔고 수도원은 세금면제의 조건으로 판매를 시작하였던 것이다.

 

우표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취미인 우취(郵趣, philately)의 어원에도 세금을 부과한다는 telein이란 말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세금은 예나 지금이나 그 속성이 다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심지어는 세금 때문에 새로운 술이 탄생하기도 한다. 아이리시 위스키(Irish Whisky)가 바로 그것인데 맥아세(麥芽稅)가 원인이었다. 맥아에 붙이던 세금을 높이자 보리를 사용하게 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술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사연 많은 세금을 좋아 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일전에 미국에서 제작된 세금홍보 동영상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표현된 내용이었으니 미국 사람인들 그 세금이 그리 반가울 일은 아닐 것이다.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표현처럼, 세금의 공익성을 도모하는 것보다 우선 피하려는 심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일한 모양이다. 오늘이 양도소득세 확정신고를 마감하는 날이다. 피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신고하는 풍토가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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