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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웬 紅衛兵?

 

 

중국 공산당 주석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의 혁명정신을 재건하기 위해 추진했던 사회적 대격변이 '문화혁명'이다. 1966년 8월 개최된 제11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十一中全會)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된 후 1976년 종료되기까지 10년간 중국대륙은 이 운동으로 광란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당은 도시 청년들을 동원해 홍위병(紅衛兵) 이라는 집단을 조직했고 이들은 문화혁명의 전위대로서 모든 전통적인 가치와 부르조아적 사회규범을 공격했다. 당의 관료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함으로써 그들의 혁명성을 점검했으며 수많은 노인들과 지식인들은 구호만으로의 공격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학대 받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죽창과 붉은 깃발을 흔들며 도시와 농촌을 휩쓸던 홍위병들의 위세는 가히 하늘을 찔렀다. 대륙 전체에 무정부 상태와 테러, 사회적 마비현상을 초래했던 문화혁명은 그러나 홍위병 내부에서 분란이 일어나 파벌이 형성되면서 결국은 실패로 끝났다.

 

30여년전 중국에서 미완(未完)으로 끝난 문화혁명과 홍위병이 지금 우리사회에서 새로운 화두(話頭)로 떠오르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공직사회 개혁의 핵심 주체세력으로 '비공식 혁신조직'을 구축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다.

 

한나라당은 이를 대통령과 코드를 맞춘 '전위조직'으로서 홍위병과 다를게 뭐냐는 식으로 공격하고 있다. 이 조직이 활동할 경우 공직사회의 혁신이라는 건설적 목표 달성보다는 조직 내부의 갈등과 편가르기로 새로운 파벌 형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그런 예로 5공때 군내부의 '하나회'같은 조직의 병폐를 들고있다.

 

그러나 노대통령의 말대로 지금 우리사회를 문화혁명이나 홍위병 시대로 착각하는것은 곤란하다. 마오쩌둥의 권력강화를 위한 목적에 참여정부 개혁 드라이브 정책을 연결짓는것도 넌센스다. 관료조직의 고질이다시피 한 무사안일과 매너리즘을 타파하고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해 보겠다'는 의식있는 공무원을 참여정부의 개혁 주체로 삼겠다는데 시비걸고 나설 일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일말의 우려가 없는것은 아니다. 정부 부처내에 자발적인 스터디 그룹으로 운영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들의 역할이 꼭 선기능만 하리라는 보장은 있는가? 공직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오랜 관행과 위계질서가 엄존한다. 그게 조직을 움직이는 힘이다. 행여라도 소외됐다고 생각하는 '방관자'가 등을 돌린다면 좋은 발상(發想)도 비수를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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