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30 13:24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오목대] 화폐속의 女性

 

 

흔히 화폐를 그 나라의 얼굴이라고 한다. 그만큼 화폐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각 국가마다 그 나라의 ·문화적 상징을 국민정세에 맞춰 화폐에 예술적 감각으로 표현할 뿐만아니라 위변조를 막기 위해 힘쓰는 이유이기도하다.

 

그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화폐 디자인 소재로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의 국가가 인물초상을 선택하고 있다. 그 나라가 낳은 역사상의 훌륭한 인물을 기린다는 뜻 이외에도 위변조를 막으려는 위도가 담겨있다. 초상은 인물 개개인의 인상과 개성이 뚜렷하여 위변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은행권에 초상화가 쓰려진 인물로는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이이, 이황등 5명이다.

 

제일 먼저 은행권에 나타난 인물이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이다. 1950년 7월 발행된 천원권에 처음 등장한 뒤 그를 도안소재로 한 8종의 은행권이 발행 통용되었다. 당시 자유당 독재정권시절 일부 인사들이 아부 수단으로 그를 화폐인물로 선정했다 해서 말이 많았으나 1960년 그의 하야와 더불어 화폐도 운명을 같이 하였다.

 

종교적인 이유로 도안 시비가 벌어진 적도 있다. 1972년 한국은행이 1만원권 발행을 추진하면서 앞뒷면에 우리나라 최고 문화재인 석굴암의 석가여래상과 불국사를 넣기로하자 특정 종교측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돈에 특정종교 상징을 넣음으로써 은연중 그종교 믿음을 종용한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도안 소재가 세종대왕으로 바뀌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세종대왕 초상은 지금의 1만원권까지 40년넘게 우리와 함께 지내고 있다. 현재 오천원권에는 이이(율곡) 초상이, 일천원권에는 이황(퇴계)의 초상이 주소재이다.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화폐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남성들이다. 남성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했던 위대한 여성인물을 화폐에 등장시켜야 한다는 운동이 최근 서울에서 일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망에 오르는 여성인물로는 신사임당과 유관순등 6명이 꼽힌다. 이미 영국에서는 엘리자베스 2세, 프랑스에서는 퀴리부인이 화폐에 등장한지 오래다.

 

여성이 전체국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여성의 사회참여와 활동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역사속 실존여성들을 재평가하고 앞으로의 여성세대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이같은 요구에 결코 인색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책당국은 여론수렴 등의 방법을 거쳐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